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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할 말 없을 때는 ‘쭈빠삐무녜뇨’ - 김민서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3. 21.

할 말 없을 때는 쭈빠삐무녜뇨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민서 기자

alstj2069@naver.com

 

 

쭈빠삐무녜뇨’. 무슨 뜻일까? 사실 이 단어는 아무런 뜻이 없다. 쭈빠삐무녜뇨는 최근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행하는 신조어이다. 짧은 길이의 영상을 제작 및 공유할 수 있는 누리소통망(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틱톡(Tiktok)에서 몰래카메라 컨셉으로 영상을 찍던 외국인 틱토커(Titoker:틱톡 크리에이터)로부터 시작된 단어이다. 아무 이유 없이 사람들에게 다가가 무작정 쭈빠삐뮤녜뇨라고 말하며 짜증을 유도하는 장난을 담은 영상에서 시작한 이 단어는 누리소통망(SNS)에서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딱히 하고 싶은 말이 없을 때 아무런 의미 없이 해시태그와 함께 사용된다. 이와 비슷한 신조어로는 크크루삥뽕이 있다. ‘크크루삥뽕’, ‘쿠쿠루삥뽕’, ‘ㅋㅋ루삥뽕모두 누군가를 약 올리기 위해 아무 의미 없이 쓰이는 단어이다.

 

또 다른 유행어로는 홀리몰리과카몰리가 있다. 놀라거나 당황스러울 때 사용하는 감탄사이다. 영어권에서 의미 없이 놀라는 표현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홀리’, ‘홀리몰리로부터 유래된 단어이다. 과카몰리는 아보카도를 사용한 소스의 이름인데 홀리몰리와 어감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함께 사용하며 유행어로 자리 잡게 되었다. 요즘 신조어들은 의미가 중요하지 않다. 과거에는 훈녀’, ‘안습등 말을 줄여 쓰거나 의미가 담겨 있는 단어들이 유행했다. 그러나 이제는 뜻이 없더라도 어감이 좋거나 재미만 있으면 유행어가 된다.

 

어쩔티비또한 최근 유행하는 신조어인데 어쩔뒤에 맥락 없이 전자제품 등을 붙여 상대방을 화나게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어쩔티비를 변형한 예시에는 어쩔컴퓨터’, ‘어쩔스타일러등이 있다. 자신의 자녀들이 사용한다며 어쩔TV’, ‘루삥뽕등의 의미를 묻는 글들도 검색 포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10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는 주로 인터넷 방송에서 생겨나고 빠르게 퍼져 나간다. 유행하는 단어가 새로 생겨나고 없어지는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 새로운 단어가 생겨나고 없어지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언어의 변화로, 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신조어의 탄생을 재미있는 놀이와 같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최근 10대를 중심으로 생겨나는 신조어들은 점점 더 뜻을 유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심지어는 자신들만의 은어로 선생님 혹은 부모님에게 욕을 하거나 어른들을 비하하기도 한다. 뜻을 유추하기 어려운 신조어들이 지나치게 생산된다면 이는 세대 간 언어의 단절을 불러올 수 있다. 간혹 유행어의 뜻에 성적인 의미나 욕이 포함되기도 한다. 유행에 특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10대들이 잘못된 언어 습관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된다. 유행어를 사용할 때 의미, 유래 등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재미로 소비하는 태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재미를 위해 신조어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타인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하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신조어의 남용은 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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