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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대한민국, 문자 수출 강국이 될 수 있을까 - 강민주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3. 6. 1.

대한민국, 문자 수출 강국이 될 수 있을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강민주 기자

minjoo010331@naver.com

 

한글은 전 세계가 인정한 으뜸 문자이다. 유네스코는 1997년 한글 창제의 원리와 사용법이 기록된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고, 1990년부터 해마다 세계에서 문맹 퇴치에 공이 큰 이들에게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을 주고 있다. 또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 과학성, 합리성, 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세계의 문자들에 순위를 매겼을 때 한글은 단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제는 다른 나라의 고유한 언어를 기록하기 위해 수출될 정도로 한글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인정한 한글은 과연 한반도를 넘어 다양한 나라로 수출될 수 있을까?

찌아찌아족으로의 한글 수출, 문자 수출의 첫발을 내디딘 한글

출처: 한겨레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거주하는 찌아찌아족에게는 그들 고유의 언어인 찌아찌아어가 있다. 그러나 수백 년 동안 이를 기록할 고유의 문자가 없어 그들만의 문화와 역사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에 찌아찌아족은 로마자를 사용하여 찌아찌아어를 기록하고자 했다. 하지만 로마자는 찌아찌아족의 발음을 정확하게 구현하지 못했다. 부족 이름인 ‘찌아찌아’는 로마자 ‘jiajia(지아지아)’로 표기되었으며, 찌아찌아족의 도로 안내표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띵’은 로마자 ‘Tin(틴)’으로밖에 표기할 수 없었다.

이에 찌아찌아족은 2009년부터 그들의 발음을 정확하게 담을 수 있는 한글을 공식 표기 문자로 채택하게 되었다. 2008년 한글 보급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한글을 공식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했다. 2009년 7월에는 한국어 교사 2명이 현지에서 시범적으로 한글 수업을 시작했으며, 8월에는 찌아찌아어 표기에도 한글이 적용되는 등 10여 년째 한글을 공식 표기법으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 한글을 표기 문자로 한 찌아찌아족 언어사전을 제작하고 있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글은 소리글자다. 소리글자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를 기호로 나타낸 문자다. 그중에서도 한글은 로마자나 아라비아 문자로 적을 수 없는 찌아찌아의 모든 소리를 정확하게 표기할 수 있었다. 로마자 ‘Tin’ 대신 ‘띵’이라는 소리를 살릴 수 있었고, 로마자 ‘Li’ 대신 ‘을리’를 통해 찌아찌아족의 ‘쌍ㄹ’ 발음을 정확하게 구현했다.

한글은 띄어쓰기 없이도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 이는 한글이 모아쓰기 표기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여 하나의 글자를 만든다. 반면 로마자와 아라비아 문자는 풀어쓰기 표기 방식을 취한다. 풀어쓰기 방식은 글자를 가로로 풀어서 쓰는 형태를 말한다. 따라서 풀어쓰기 표기 방식은 띄어쓰기 없이는 한눈에 글자의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글은 띄어쓰기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나라의 언어를 기록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로 한글을 수출하자

2009년 찌아찌아족으로의 한글 수출로 한글 보급 사업은 힘을 얻었다. 찌아찌아족의 사례처럼 한글은 고유의 문자가 없어 역사를 기록하지 못하는 소수민족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 전 세계의 으뜸 문자로 인정 받은 한글이 찌아찌아족을 넘어 더 많은 나라로 수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는 한글 수출국을 더욱더 적극적으로 찾아 한글을 보급하고, 한글 발전을 위한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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