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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바다 생물들에게 신기한 우리말 이름이 생겼다고? - 김민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3. 11. 27.

바다 생물들에게 신기한 우리말 이름이 생겼다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0기 김민

kimminals67@naver.com

 

우리는 모두 제각각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름이 불리면, 내가 세계에 속해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의 성명은 성과 이름으로 되어있고 이를 통틀어 ‘이름’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우리말 이름으로 불리며, 대한민국 사회에 속한 채 하루하루 살아 나가고 있습니다.

출처: 해양수산부

 

인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속해 있는 바다 생물들도 우리말 이름을 갖고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달 5일, 해양수산부는 한글날을 맞아 우리나라 해역에 살고 있으나 낯설고 어려운 외래어 이름을 가진 바다 생물에게 우리말 이름 지어주기에 나섰습니다. 올해는 바다 생물 전문가로 구성된 ‘해양 생물 우리말 부여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새로운 이름을 지어줄 10종을 선정하였습니다.

출처: 해양수산부

 

 

제주도 우도에서 발견된 해조류 ‘피로피아 서브마리나(Pyropia submarina)’는 몸에 톱니 모양 돌기가 없고 불꽃과 같은 선홍색을 띠고 있어 ‘우도민잎돌김’과 ‘우도불꽃돌김’이라는 이름이 후보에 올랐습니다. 선호도 조사를 거쳐, 그중 ‘우도불꽃돌김’을 최종 선정했습니다. 제주도 섭지코지에서 발견된 연체 생물 ‘리오로푸라 코리아나(Liolophura Koreana)’도 ‘민무늬군부’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민무늬군부’는 겉껍데기에 검은색 반점이 없는 게 특징입니다. 그 외에도 ‘꼬인돌김’, ‘잔가지풀가사리’, ‘칼바위덮게’, ‘제주해면속살이새우’ 등의 이름이 선정되었습니다.

 

모든 이름을 국민 선호도 조사로 최종 선정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수부는 흥미로운 포스터로 이목을 끈 뒤 간단한 투표 방법으로 접근성을 높여, 총 1만 2,171명의 참여를 이끌어 냈습니다. 바다 생물의 생김새를 보고 어울리는 이름을 붙여주기 위해, 사람들은 우리말에 대해 계속해서 곱씹고 고민합니다. 우리말 이름은 학명과 달리 이름만 들어도 대략적인 서식지와 생김새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이름을 붙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26일, 국립해양조사원 또한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31차 해저 지명 소위원회(SCUFN) 회의에서 우리말 해저 지명 3건이 국제 공식 지명으로 등재됐다고 밝혔습니다. 그중 ‘울진해저계곡’은 울진 앞바다에서 발견된 해저 계곡으로 ‘울진’의 육상지명을 그대로 썼고, ‘해달해산군’은 해저지형이 해달이 헤엄치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기관에서 여러 명칭을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애쓰는 이유는, 우리말 이름으로 바꾸려는 것들이 전부 우리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앞으로도 국민이 우리 해양 생물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한글 이름을 짓는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계속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동재 국립해양조사원장 역시 “우리말 해저 지명의 국제 등재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은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말 이름을 붙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것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면 지킬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의 말처럼,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들의 행보를 꾸준히 지켜보고 기회가 있다면 동참하여 우리 것을 지키기 위한 일에 힘을 보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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