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상 세계에서 만나요! ‘메타버스 세종학당’ 설립
한글문화연대 10기 박수진(nur351@naver.com)
흔히 ‘메타버스’라고 부르는 확장 가상 세계를 이용해본 적이 있는가? 확장 가상 세계는 현실 세계와 같은 사회적, 경제적 활동이 모 두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 공간이다. 최근 이 가상 공간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대학교에서는 축제나 동문회를, 회사에서는 회의나 발 표회를 가상 공간에서 진행할 때가 더러 있다.
메타버스를 한국어 교육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 바로 ‘세종학당’이다. 세종학당은 국외 한국어 교육과 한국문화 보급 사업을 총괄하 기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외국인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설립되었다. 지난해 6월 기준 84 개국 244개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그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드라마나 케이팝 등 한국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국어, 한국 문화에 대 한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케이-콘텐츠’, 케이팝이 인기를 끌자 한국어 학습을 하는 외국인도 늘어났다. 한국어 강좌가 개설되고 한국어능력시험 응시자가 증가했으며 한국어가 대학에서 전공과목으로 채택되는 국가도 늘었다. 또한, 명품 브랜드에서 한글을 주제 로 한 제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어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한국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 각국에서는 세종학당 수강 대기자까지 발생했다. 2023년 3월 기준 한국어 학당 대기자는 약 7,840명이다. 문체부는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들이 언제, 어디서든지 자유롭게 소통하고 문화를 체험 할 수 있는 ‘확장 가상 세계 한국어 학당(메타버스 세종학당)’을 2023년 2월 7일 구축했다.
가상 세계의 세종학당에는 ‘캠퍼스 공간’과 ‘마을 공간’이 있다. ‘캠퍼스 공간’에는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동과 ‘케이-문화’를 체 험할 수 있는 문화체험동, 대규모 행사가 열리는 행사동이 있다. ‘마을 공간’은 일상생활을 체험하면서 한국어 말하기 활동을 할 수 있 는 공간이다. 특히 이 공간에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역, 한강공원, 광장시장 등 한국의 대표적인 명소도 있어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 욕구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각 공간은 현지 세종학당에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 기본 교재 '세종한국어 회화(재단 발 간)'의 학습 과정과 긴밀하게 연계해 구성하였다.
특히 '메타버스 세종학당'은 개발도상국 등 정보기술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가의 학습자들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구축했다. 먼저 3차원(3D)보다 대규모의 동시접속자를 수용할 수 있는 2차원(2D) 그래픽 기반의 무료 플랫폼을 선 정했다. 또한, 웹 기반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여건이라면 누구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윤성천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실장은 케이-컬처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어와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 다"며 "이제 최신 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세종학당'을 통해 전 세계인이 더욱 쉽게 한국어를 학습할 기회가 무한히 확장됐다”고 밝 혔다. 이어 "지난해 15만 명 정도였던 세종학당 수강생 수를 2027년까지 50만 명으로 증대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상 세계 세종학당 구축은 전 세계에 한국과 한류를 알리기 위한 좋은 움직임이다. 기존 세종학당보다 더 많은 한국어 학습자 를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어 학습을 원하지만 대기자가 많거나 해당 국가에 세종학당이 설립되지 않은 경우에도 전자기기 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다. 또 가상 세계는 젊은 층에게 흥미로운 소재이기에, 가상현실 세종학당에서 한국어 학습을 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확장 가상 세계 한국어 학당(메타버스 세종학당)’은 한국어 학습의 진입 장벽을 낮추 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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