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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글 기자상

제3회 쉬운 우리말글 기자상 전체 심사평(이경우 심사위원장)

by 한글문화연대 2025. 12. 12.

심사평

 

수상자들의 기사를 읽다 보면 편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상의 언어, 대중의 언어, 투명한 언어로 기사를 쓰려고 노력했다는 태도가 읽힙니다.

중부일보 강현수 기자는 보도자료의 용어를 그대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타임라인이 보이면 시간순서’, ‘킬러문항이 보이면 초고난도 문항으로 바꿔서 기사를 썼습니다. 낯선 외국어가 보이면 여기저기 찾고 고민하는 것을 번거로워하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그렇게 했습니다. 꽃밭을 본 기분이 들었습니다.

 

한국방송 이이슬 기자는 방송언어는 대중의 언어와 가까워야 한다는 본보기를 보여 줬습니다. ‘플랫폼이나 워크숍은 맥락에 따라 토론의 장이나 논의 모임등으로 풀어서 표현했습니다. 사소해 보일지 몰라도 ‘R&D’는 반드시 연구개발로 바꾸어 보도했습니다. 누구나 알 수 있는 말로 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다른 수상자들도 쉬운 우리말로 독자와 시청자에게 다가가며 언론 언어의 모범을 보여 줬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과학을 쉽고 명확한 우리말로 전달한 기사, ‘싱크홀이 아니라 땅꺼짐이 더 쉽다는 것을 보여 준 기사, ‘AI’ 대신 인공지능’, ‘MOU’ 대신 업무협약이라고 써서 독자를 편하게 한 기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업무협약대신 로마자로 된 ‘MOU’라고 쓰는 게 일반적입니다. 글자 수가 줄어 경제적이라고 하지만, 납활자 시절의 시각입니다. 그런데 업무협약‘MOU’로 옮기면 다른 말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를 굳이 줄여서 ‘NYT’라고 낯설게 할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이 정도는 상식이니 독자가 익혀야 한다고 하는 건 공급자의 시각입니다.

 

언론은 늘 진실보도를 말합니다. 프랑스 작가 샤를 페기의 문장이지만, 르몽드 창업자 위베르 뵈브메리의 말로 통하기도 하는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을 말하라. 바보 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는 문장을 우리는 때때로 인용하기도 합니다.

이 문장은 정보를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전하라는 것과도 통합니다. 한마디로 쉬운 말, 쉬운 문장이 기사의 바탕이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불필요한 전문용어, 모호한 표현, 복잡한 문장을 피하라는 지침도 우리 스스로 곳곳에 적어 놓았습니다.

신문의 지면과 방송의 전파는 공적입니다. 모두가 지향하는 가치, 생각, 문화가 반영되는 공간입니다. 오늘 상을 받는 기자들이 보여 주듯이 ‘MOU’가 아니라 업무협약이라고 계속 말하고 적는 게 상식이겠습니다. 우리말, 독자와 시청자가 바라는 방식으로 바뀌기를 바랍니다. 작아 보일지 몰라도 쉽고 빠른 길, 더 많은 사람이 통하게 하는 길을 놓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투명한 언어와 문자로 사실을 담아 진실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 오늘 수상자들께 축하드리고 감사드립니다. 언론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심사위원장 이경우(전 한국어문기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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