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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13기] ‘취재 AD’와 ‘정치부 스크립터’, 정확히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 13기 기자단 이수빈

by 한글문화연대 2026. 6. 11.

취재 AD’정치부 스크립터’, 정확히 어떤 일을 담당하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3기 이수빈 기자

bingsu@dankook.ac.kr

 

담당 업무 본질 가리는 낯선 영어 직무명

투명하고 직관적인 우리말 이름찾아야

 

취업 준비생 김민수(25)씨는 채용 공고를 살피다 눈길이 머물렀다. ‘정치부 스크립터’, ‘취재 AD 모집’. 낯선 직무에 지원 자격을 확인하기도 전, 검색창을 먼저 켜야 했다. 검색 결과 정치부 스크립터는 국회 브리핑과 기자회견 실시간 기록, 취재 에이디(AD)는 생방송 자료 조사와 자막·그래픽 등 운영 지원을 의미했다. 검색 결과를 보고서야 어떤 직무인지 이해한 민수 씨는 허탈해졌다. “결국 회의록 작성 속기사와 취재 보조라는 뜻이잖아. 처음부터 누구나 알기 쉽게 우리말로 적어두면 안 되는 걸까?”

 

 

전문성을 더해주는 언어가 따로 있는가

낯선 영어 직무명은 산업 전반에 깊게 뿌리내렸다. 직장에서 호칭을 영어로 바꾸던 유행이 직무명까지 번진 것이다. 기업은 수평적 조직 문화와 세계적 흐름을 이유로 대리과장같은 우리말 직급은 수직적이니, ‘프로바이저같은 영어를 써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2017년 잡코리아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915명 중 63.4%가 수평적 호칭 제도(공통 호칭, 영어 이름 사용 등)가 확대될 것으로 봤고 그 이유로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기대(62.4%)’를 꼽았다.

 

하지만 실상은 껍데기뿐인 경우가 많다. 2018년 사람인이 기업 962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호칭만으로는 상명하복 문화를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을 꼽았다. 결국 영어로 포장해 있어 보이게만들려는 직무명 역시 구직자와 실무자 사이의 소통을 가로막고 있다.

 

직관적인 이름으로 소통의 본질을 찾다

영문 약어로 뭉뚱그려진 직무명은 실제 담당하는 업무의 본질을 가린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방송 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쓰이는 취재 AD’취재 보조, 정보통신 (IT) 업계의 피엠(PM)’서비스 총괄 기획자’, ‘시엑스(CX)’고객 경험 관리자로 대체할 수 있다. 광고업계의 에이이(AE)’ 역시 광고 기획자라는 우리말 대안이 있다.

 

효율성의 측면에서 영어 약어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낯선 직무명 앞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는 또 다른 벽을 느끼게 한다. 이들은 직관적인 우리말 직무명을 사용할 때 채용 과정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고 입사 후 실무 현장의 혼선도 줄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 일에 진짜 이름을 찾아줄 때

우리말 직무명 도입은 단순한 언어 순화를 넘어, 일에 대한 태도와 직업의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직무명은 채용 공고와 명함에 적히는 단편적인 정보를 넘어, 노동자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업들 또한 겉보기에 화려한 영문 직무명보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투명한 우리말 직무명을 사용해 채용 시장의 소통 장벽을 낮춰야 한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직무명을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할 인식으로 외국에서 들어온 직업문화와 명칭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지목했다. 그는 직급 체계와 직함이 일본과 영미식 기업 구조를 거치며 형성됐고, 최근에는 ‘CTO·HRD’처럼 머리글자 약어까지 확산하면서 직무의 의미가 더 흐려지고 있다라며 한국은 경제 규모와 문화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더 이상 외국의 말을 번역해 쓰는 데 머물 필요가 없으며, 새 직업명도 우리말로 만들어 가는 주체가 돼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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