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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13기] 침묵하는 대학, 사라지는 학보 - 13기 황세연

by 한글문화연대 2026. 10. 15.

침묵하는 대학, 사라지는 학보

 

관심이 줄이는 예산, 줄어든 예산에 따른 탄압

대학신문 운영률 30년 새 20% 하락

 

한글문화연대기자단 13기 황세연

9fd192@naver.com

 

대학신문이 캠퍼스에서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한국대학언론협의회 소속 오대영 가천대 교수, 홍성철 경기대 교수, 윤희각 부산외국어대 교수, 정용복 제주언론학회 회장 등 연구진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대학언론 현황과 발전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대학신문 운영률은 71.4%로, 1995년 90.7%에 비해 19.3% 하락했다. 같은 기간 교내 방송국 운영률도 88.9%에서 67.7%로 하락했다. 30년 동안 대학 언론 10곳 중 2곳 이상이 문을 닫은 셈이다.

(대학언론 30년 구조적 쇠퇴 분석, 출처:산업일보)

 

 

대학신문을 향한 학생들의 관심이 크게 멀어졌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생의 55%는 입학 이후 대학신문을 거의 읽지 않는다고 답했고, 37.5%는 교내 방송국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다. 학생들이 답한 외면의 이유는 5점 만점 기준으로 홍보 부족(3.98점), 콘텐츠에 대한 흥미 저하(3.93점), 온라인 대체 매체 이용(3.91점) 순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단순한 수요 감소가 아니라 대학 공동체 자체의 해체로 해석했다. 1970~80년대 군부독재 시절 기성 언론을 대신해 대항 언론의 역할을 하며 공론장을 이끌었던 위상이 이제는 줄어들었다는 진단이다.

 

무관심은 예산 삭감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대학언론법 입법간담회에서 한국체육대학교 학보사 김세준 간사는 매년 반복되는 예산 삭감 요청으로 대학 언론의 운영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과 직접 관련이 적다는 이유로 학생 활동과 신문방송사 예산이 우선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체육대 교지는 2025년부터 40년 만에 책 인쇄를 중단했다. 인쇄비가 전체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도 실질적 독자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 기자에게 지급되는 장학금과 식대, 간식비도 15년 전 수준에 머물러 있어 인력을 유지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예산과 인력이 취약해진 대학 언론은 학교 당국의 개입 앞에서 더욱 무력해진다. 대구대신문사는 2023년 취재원과의 관계를 다룬 칼럼이 학교 측으로부터 ‘균형성 부족’을 이유로 게재를 저지당했고, 2024년에는 입시제도 관련 취재 요청에 학교 측이 응답하지 않아 보도 자체가 중단됐다. 숭실대에서는 2021년 총장 관련 보도를 준비하던 학보사 기자 전원이 해임 통보를 받은 사건도 있었다. 이후 주임 교수가 기사 퇴고를 맡는 조건으로 전원 복직했지만, 이는 사실상 자체 검열을 상시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 권고가 있었지만, 대학 본부의 편집권 개입을 막을 법적 장치는 여전히 없다.

(2021년 12월 17일 숭대시보 언론탄압사태 대학 본부 규탄 기자회견, 출처:대학언론인 네트워크)

 

세 가지 위기는 서로 맞물려 있다. 학생의 무관심은 예산 삭감의 명분이 되고, 예산이 끊긴 언론은 인력난과 발행 축소로 이어지며, 힘이 빠진 언론은 학교의 압력에 저항할 여력조차 잃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악순환을 끊기 위해 콘텐츠·유통·소비·대학·사회라는 다섯 축에 걸친 종합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회에서도 대학 언론의 독립성을 법적으로 보장하려는 별도의 입법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계류 중이다. 대학 언론이 목소리를 잃어가는 지금, 이 침묵을 방치할지 아니면 제도적 보완을 서두를지 더 늦기 전에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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