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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말가꿈이

한글을 지키기 위한 작은 첫걸음-김슬옹 교수에게 배우다

by 한글문화연대 2015. 4. 16.

한글을 지키기 위한 작은 첫걸음-김슬옹 교수에게 배우다

 

우리말 가꿈이 김다정 기자<ddarangddang@naver.com>

 

전 세계의 7천 7백만 명의 사람들이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고 그 가치와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를 사용하는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영어우월주의에 빠져 맹목적으로 영어를 찬양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줄임말, 합성어 등이 생기면서 심각한 언어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국어사용실태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그 심각성을 깨닫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위해 한글학자이자 독서운동가로 활동 중인 김슬옹 교수를 만나보았다.

 


 

“우리나라의 지나친 영어교육과 사용은 중독과 마니아의 차이다.”
지난 달 17일, 한글학자 김슬옹 교수를 만나 현재 우리 생활에서 일어나는 언어파괴를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상적인 대화에서 줄임말이나 무분별한 외국어가 많이 사용되는 현상에 대해 그는“줄임말은 자음과 모음을 결합해 다양한 말을 만들 수 있는 한글의 우수성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측면”이라며 “이는 전 세계 언어가 갖고 있는 하나의 말을 만드는 방법이므로 한글 파괴로 볼 수 없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글과 영어, 일본어 등을 결합하여 만든 언어나 이모티콘 등은 소통이 불가능하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일종의 언어폭력”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어파괴를 막기 위해 김 교수는 “건전한, 나누는, 바람직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인터넷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라며 “언어파괴를 지켜만 보는 게 아니라 문제를 지적하고 토론하는 과정 속에서 바른 언어생활을 유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대학생들이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전공을 살린 연합을 통해 동영상을 제작하고 글을 쓰고 토론한다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어교수 선발과정에서도 영어면접을 보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대해 그는 “영어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영어에 몰입하여 모국어를 무시하고 배척하는 중독과 영어를 좋아하면서 모국어도 공존하고 배려하는 마니아와는 다르다.”라며 “영어를 제외한 모든 언어를 배척하는 영어 제국주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훈민정음을 가르치는 겸임교수가 되고 싶다는 김 교수는 "영어몰입교육으로 천대받는 훈민정음교육을 관련 전공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초·중·고·대학교에서 강화해야한다.”라며 “위대한 문자인 한글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생 때, 처음 한글에 관심을 가지게 돼 한글단체에 가입하고 동네 식당을 돌아다니며 ‘메뉴판’을 ‘차림판’으로 바꿔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그는 훈민정음을 연구하며 강연하고 있다.


훈민정음에 대한 가치와 우수성을 함께 나누고 소통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한글웃음’을 개발했다. 한글웃음에 대해 그는 “한글은 자음과 모음으로 다양한 배열이 가능한 점과 모음의 양성과 음성의 기운이 사방으로 뻗쳐나가는 힘을 이용했다.”라며 “강의할 때 한글웃음을 활용하면 청중들과 교감이 더 잘되고 실제로 우울증을 치료했다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언어는 가치가 있는데 왜 영어만 절대 권력을 가져야만 하느냐”라며 “언어는 하나의 소통이라기보다 어울림이라고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언어를 제대로 쓸 때, 다양한 문화가 제 빛을 발하는 문화와 삶이 이뤄진다.”라며 “어울림의 문화를 위해 우리말과 글을 아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방관도 동조’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는 현재 직면한 한글의 위기를 묵인하고 회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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