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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너무 좋다-이지영 대학생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5. 7. 29.

“너무 좋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2기 이지영 기자
(milk5006@naver.com)

 

이제 "너무 좋다"는 말을 사용해도 틀린 표현이 아니게 됐다.
국립국어원은 22일 '2015년 2분기 수정 내용'을 알리면서 기존 '너무'의 의미를 '일정한 정도나 한계에 지나치게'에서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로 수정했다. 더불어 사용 예제에 '너무 좋다, 너무 예쁘다, 너무 반갑다'를 추가했다. 부정적인 표현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너무'의 의미를 확장해 긍정적인 표현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립국어원 ‘너무’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국립국어원 ‘너무’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

 

부사 ‘너무’의 원래 쓰임은 '너무 싫다', '너무 못생겼다'처럼 부정적인 의미 앞에만 쓸 수 있었다. 하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너무’의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을 수정한 뒤로 '너무 좋다'나 '너무 예쁘다'처럼 긍정적인 표현 앞에 써도 맞는 표현이 됐다. 이제 '너무 기쁘네요', '오늘 날씨 너무 좋네', 이런 표현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부사 ‘너무’에 대한 논의는 굉장히 오래된 주제였다고 한다. 국립국어원에는 <온라인 가나다>라고 해서 어문 규범, 어법, 표준국어대사전 내용 등에 대하여 문의하는 곳이 있는데, 이 <온라인 가나다>에 ‘너무’를 검색하면 많은 사람들이 질문한 것을 볼 수 있다.

 

위의 자료가 전부가 아닌 단편적인 부분이듯이 국립국어원에는 그동안 '너무 좋다' 같은 '너무'라는 말을 긍정적으로 쓸 수 있느냐는 문의가 많이 쇄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민원이 많다고 해서 비표준어가 표준어가 되는 건 아니다. 그 기준을 정하는 방법은 따로 있다고 한다. 일단 다수 언중들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 현실인지의 여부를 일단 판단을 한 후 그렇게 쓰이는 것이 어문규범에 어긋나지 않는지를 확인을 해서 총체적으로 판단을 하고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다수 언중들이 실제 사용하는 언어라고 해서 표준어로 등록하는 건 너무 성급한 결정이 아니냐는 우려에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서는 “‘너무’에 대한 국어사전은 단어의 실제 쓰임을 보여 주는 자료”며 “부사 ‘너무’가 실제에서 긍정, 부정의 맥락을 떠나 ‘일정한 정도나 한계를 훨씬 넘어선 상태로.’라는 뜻을 나타내게 됨에 따라 이러한 쓰임을 바탕으로 하여 국어사전의 정보를 수정하게 된 것이니, 사정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답변했다.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 ‘너무’를 검색한 결과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에 ‘너무’를 검색한 결과

 

이처럼 ‘너무’가 긍정적 서술어와 쓰여도 좋다는 국립국어원의 결정이 불러올 영향은 클 것으로 예측된다.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 내용을 수정한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측에서는 ‘바람은 바램이라고 해도 될 것이고, 다르다와 틀리다의 구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보이기도 한다. 따라서 실제 언중들은 언어 사용에 있어서 바른 언어를 쓰고자 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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