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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올바른 국어사용과 광고언어 - 조수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7. 26.

올바른 국어사용과 광고언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조수현 기자

aumi32@naver.com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다. 그 약속이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규범이 존재해야 한다. 쓰임을 정해 놓은 규범에 따라 언어가 사용될 때 비로소 원활한 의사소통도 가능하며 사회적 영향력도 갖춘 언어가 된다. 하지만 광고에서는 의도적으로 규범을 무시한 ‘규범 파괴 표현’이 자주 사용된다. 이는 ‘광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 부자연스럽거나 규범에 어긋난 언어 표현’을 말한다. 수용자의 흥미를 자극하려고 일부러 규범을 파괴하는 창의적인 표현이 필요하다는 마케팅 시각의 설명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수많은 광고에서 보이는 잦은 인터넷 신조어 사용, 잘못된 외래어 표기, 외국어 남용, 잘못된 맞춤법 등은 문제가 심각하다. 자주 노출되고 쉽게 기억되는 만큼 광고 속 언어가 우리의 실제 언어생활에 주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티몬(티켓몬스터)의 한글 맞춤법 파괴 사태

지난 6월 소셜커머스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새 TV 광고가 전파를 탄 지 두 달 만에 조기 종료됐던 일이 있었다. 티몬 측은 원래 두 달로 계획된 단기 광고였기에 중지했다고 설명했지만, 티몬 광고 속에 나타난 한글 규범 파괴 표현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결과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몬소리'는 티몬 캐릭터 '티모니' 언어로, 소비자들이 힘들고 지칠 때 무심코 내뱉는 웅얼거림을 말한다. 고객의 웅얼거림을 티모니들이 알아듣고 불만을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기획됐다. '여자 마음은 갈대 같아서 바꾸고 싶다'를 '여촤마읆은칼테카타서바꿐코싶'으로, '단골이라면서 해주는 것도 없고'라는 말을 '단콜이라명서해주는컷동업콩'이라고 표기하는 식이다. 티몬은 "광고의 크리에이티브, 참신함을 위해 시도된 것"이라 밝혔지만 부정적인 여론도 많았다. 티몬 사태와 관련해 프라임경제 백유진 기자와 나눈 인터뷰(2016년 6월 22일 기사)에서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한글파괴로 인해 발생할 공적인 영향력에 대해 인식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지루한 일상에 지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 수는 있겠지만 이러한 마케팅 기법에 대해 기업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젊은 세대의 국어사용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광고를 통해 우리말의 잘못된 표기를 자주 접하게 되면 많은 이들의 언어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이유다.

 

◆ 광고 제작자, 좀 더 사명감과 책임감 있는 자세 요구돼…
뉴미디어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는 TV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폰, 멀티플렉스 극장, 지하철역 등에서 각종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광고의 영향력이 큰 만큼 광고 제작자들은 올바른 언어습관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우려가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국어기본법 제15조 2항에 의하면 신문·방송·잡지·인터넷 등의 대중매체는 국민의 올바른 국어사용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광고는 영향력 있는 대중매체의 하나이기에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광고 문구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대중들의 올바른 언어생활을 위해 사명감을 가지고 조금 더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와 혼란을 겪고 있는 우리말과 우리글의 순화와 애용을 위해 공공재이면서 파급효과가 큰 미디어가 앞장서야 할 일이기도 하다.

 

 

◆ 국립한글박물관 기획특별전 <광고 언어의 힘>…한글과 함께한 ‘광고 언어의 힘’ 조명

‘광고’에 사용된 한글이 모두 규범을 파괴하는 표현으로 대중의 언어습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한글을 적절하고 정확하게 적용해 그 아름다움을 배가 되게 하는 긍정적인 광고들도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기획특별전 <광고 언어의 힘>을 통해 대중의 문화적 코드이자 감각적 표현의 총체인 근현대 광고를 ‘언어와 문자’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한다. 특히 ‘한글’과 함께한 ‘광고 언어의 힘’을 소개한다. 이번 특별전시는 2016년 7월 28일부터 2016년 1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김철민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특별전시를 통해 ‘한글’과 함께한 ‘광고 언어의 힘’을 살펴보고 ‘우리 삶 속 광고 언어의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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