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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북촌박물관에서 알게 된 조선의 삶 이야기 - 서지윤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6. 7. 28.

북촌박물관에서 알게 된 조선의 삶 이야기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3기 서지윤 기자

97sjy2016@naver.com

 

2016년 6월 22일부터 북촌박물관에서 ‘간찰-조선의 삶 이야기’를 주제로 하여 조선 시대의 한글 간찰과 전통 목가구를 함께 선보이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선 시대의 편지를 간찰이라 부르는데 간찰은 넓은 의미로 종이에 적거나 비단에 적은 편지 모두를 가리킨다. 조선시대의 간찰에는 한문으로 쓴 것과 한글로 쓴 것이 있는데 특히 한글로 쓴 것을 언문으로 적은 편지라 하여 언간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번 북촌박물관의 전시에서는 한글로 쓴 언간만을 살펴볼 수 있었다. 남성 간에 주고받았던 한문 편지와 다르게 한글 편지는 주로 여성과 남성 또는 여성과 여성 간에 주고받았던 것으로, 어느 한쪽에 여성이 관여한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전시에서 남성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간찰은 단 하나에 불과하였다. 이것이 남성이 쓴 간찰이 더 큰 가치를 가지는 이유이다. 한글로 쓴 간찰이 여성들 사이에서 활발한 소통의 도구로 사용될 동안 사대부 남성들은 한글을 천대하여 한문을 주로 사용하였다. 한문 간찰과 다르게 한글 간찰은 전 계층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었다. 한글이 만들어진 이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한글 간찰을 통해 소통할 수 있었다.


요즘은 다른 나라에 있는 사람과도 쉽게 연락할 수 있는데 조선 시대에는 같은 나라에 있는 사람끼리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조선 시대 사람들에게 편지는 유일한 장거리 통신 수단으로 큰 의미가 있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간찰을 살펴보면, 주로 일상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 푸념하기도 하고, 서로의 안녕을 묻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는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조선 시대에는 편지를 주고받을 때 갖가지 먹거리나 생활용품을 함께 보내는 경우가 많았으며 작은 함에 편지를 담아 지인이 사는 곳 부근으로 가는 사람이 있을 때 편지를 써 부쳤다. 조선 시대의 편지는 이렇듯 사소한 개인의 일상을 모두 담고 있었다. 당시의 풍습이나 선물 등이 무엇인지도 자세히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글 간찰만 소개하는 전시가 아니었다. 간찰의 내용과 관련 있는 목가구들을 함께 전시하여 조선의 삶 이야기를 보다 면밀하게 소개하고 있다. 편지의 내용을 토대로 하여 사랑방을 꾸미기도 했는데, 이러한 사랑방의 필수가구인 문방제구(문방구)도 함께 전시하며 검약과 절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선비들의 소탈하고 간결한 성품을 전한다. 또한, 편지를 쓸 때 종이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양쪽 가장자리 부분이 살짝 올라가게 만든 상을 보며 선인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한글이 창제되고 난 뒤에는 더욱 다양한 사람들이 문자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한글이 처음부터 대중적으로 활발하게 모든 계층을 통틀어서 사용된 것은 아니었다. 한글이 정말 자랑스러운 이유는 한글이 그 이전에는 문자 생활에서 소외되었던 사람들에게서 가장 널리 사용되며 발전해온 문자라는 점 아닐까? 실제로 전시된 간찰을 보면 모두 다 가정의 행사나 사건들을 전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한글 간찰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한 자씩 써내려간 선현들의 필적과 일상적 내용을 통해 조선 시대의 시대 상황과 선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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