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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언어 다듬기6

한글 아리아리 727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727 2019년 7월 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남북한말 몇 가지 - 성기지 운영위원 정부의 지원으로 편찬 사업이 막바지에 이르러 있고, 남북한 언어 차이에 관한 우리 사회의 관심도 가볍지 않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말 가운데 우리의 표준어와 북한의 문화어가 혼동되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남북한 언어 차이가 생각보다 그리 심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정신이 흐릿한 상태를 흔히 ‘흐리멍텅하다’고 말하지만, 표준말은 ‘흐리멍덩하다’이다. “하마트면 큰일 날 뻔했다.”처럼 ‘하마트면’이라는 말을 즐겨 쓰고 있는데 ‘하마터면’이 표준말이다. 귀지를 파내는 기구를 ‘귀지개’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표준말은 ‘귀이개’이며.. 2019. 7. 5.
한글 아리아리 697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97 2018년 12월 6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장을 지지다 -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 속담 가운데 ‘장을 지지다’는 말이 있다.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장담할 때 ‘장을 지지다’라는 표현을 쓴다. 이 속담이 어떤 의미에서 생긴 말인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 이때의 ‘장’을 ‘掌’(손바닥 장)으로 보면 ‘장을 지지다’는 ‘손을 지지다’로 해석되고, ‘장’을 된장이나 간장을 뜻하는 ‘醬’(젓갈 장)으로 보면 ‘장을 지지다’는 ‘장을 끓이다’로 해석되며, ‘장’을 ‘章’(글 장)으로 보면 ‘인장(印章)을 지지다’로 이해된다. 그런데 이 속담은 그냥 ‘장을 지지다’로만 전해지지 않고 “손에 장을 지지겠다.”.. 2018. 12. 7.
한글 아리아리 696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96 2018년 11월 2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서리 - 성기지 운영위원 아침저녁으로 늙은 주인을 지하철역까지 실어다주는 낡은 자전거. 오늘 아침에 보니 안장이 서리에 덮여 온통 하얗다. ‘서리’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그 풀이가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하늘이 맑고 바람이 없는 밤, 기온이 영하로 낮아질 때, 공중의 수증기가 땅위의 물건 겉에 닿아서 엉긴 흰 가루”(우리말 큰사전). 좀 장황하지만 서리를 무척 공들여 설명하고 있다. 우리말 ‘서리’는 이 밖에도 두 가지 뜻이 더 있는데, 그 하나가 “떼를 지어서 주인 모르게 훔쳐다 먹는 장난”이다. 예전에는 주로 마을 아이들이 서리를 저질렀고, 주인도 이에 대해.. 2018. 11. 30.
한글 아리아리 695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95 2018년 11월 22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당부와 부탁 - 성기지 운영위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가수가 방송 후에 ‘우리 언니를 예쁘게 봐 주세요’라고 하자, 이를 두고 어느 기자는 “OOO씨는 언니를 예쁘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라고 기사를 썼다. 이때 ‘당부하다’는 바르게 쓰인 말일까? 이 말은 사전에서 “단단히 부탁함. 또는 그런 부탁.”으로 풀이되어 있으므로, 부탁의 정도가 강한 경우에 쓰는 말임을 알 수 있다. 부탁이라면 어떤 일을 해 달라고 청하는 것이니 상대편에서는 그만큼 부담이 되는 일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으로는 부담이 되는 일을, 그것도 강하게 윗사람에게 요구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태도이.. 2018. 11. 23.
한글 아리아리 684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84 2018년 8월 30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그을다’와 ‘그슬다’ - 성기지 운영위원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지긋지긋한 무더위도 자연의 큰 걸음에는 버틸 재간이 없었나 보다. 어느덧 한밤중에는 창문을 닫고 자야 할 만큼 서늘해졌다. 오랜만에 마주한, 여름을 견디어 낸 벗들은 마치 훈장을 단 것처럼 목덜미와 팔뚝이 그을어 있다. 이때 ‘그을렸다’를 가끔 ‘그슬렸다’라 말하기도 하는데 ‘그을다’와 ‘그슬다’는 뜻이 다른 낱말이다. 한여름 햇볕에 피부를 살짝 태운 모습을 나타내는 말은 ‘그슬리다’가 아니라 ‘그을리다’이다. 알맞게 햇볕이나 연기 등에 오래 쬐면 빛이 검게 되는데, 그런 상태를 ‘그을다’, ‘그을었다’고.. 2018. 8. 31.
한글 아리아리 68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83 2018년 8월 2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한글문화연대 바로가기 ◆ [우리말 이야기] 아저씨와 아주머니 - 성기지 운영위원 ‘아저씨’라는 말이 요즘에는 남남끼리에서 남자 어른을 부르는 말로 흔히 쓰이고 있지만, 예전부터 이 말은 친척간의 부름말이었다. 곧 부모와 같은 항렬에 있는, 아버지의 친형제를 제외한 남자를 아저씨라 불렀다. 다시 말해, 아버지의 사촌 형제는 가리킴말로서는 ‘당숙’이지만, 부름말은 ‘아저씨’였다. 아버지의 친형제는 ‘큰아버지’, ‘작은아버지’이지만,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도 ‘아저씨’라 불렀다.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을 흔히들 ‘삼촌’이라 부르고 있는데, 본디 ‘삼촌’은 가리킴말이지 부름말이 아니었다. ‘아주머니.. 2018.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