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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아, 그 말이 그렇구나(성기지)

천상 여자라고요?

by 한글문화연대 2017. 3. 9.

[아, 그 말이 그렇구나-176] 성기지 운영위원

 

뉴스에서 가끔 “아무개 선수가 보란듯이 2관왕에 올랐습니다.”란 보도를 들을 수 있다. 뭔가 내세울 만하거나 자랑한다는 뜻에서 ‘보란듯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표준말이 아니다. 이 문장은 “아무개 선수가 여봐란듯이 2관왕에 올랐습니다.”로 고쳐 써야 한다. 예전에는 ‘보아란듯이’와 이 말을 줄인 ‘보란듯이’를 모두 쓰기도 했지만, 지금 표준말에는 “우쭐대고 자랑하듯이”라는 뜻으로 ‘여봐란듯이’라는 말만 인정하고 있다. 사극에서 ‘여봐라’란 말을 자주 듣는데, 바로 이 말에서 ‘여봐란듯이’가 나왔다.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보도자(리포터)가 “싱싱한 횟감이 지천에 널려 있다.”란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지천’(至賤)은 “아주 흔한 것”을 가리킬 때 쓰는 한자말인데, 이 말을 쓸 때는 ‘지천이다’ 형태로 쓰거나, 그 뒤에 ‘으로’를 붙여서 ‘지천으로’라고 쓰는 것이 올바른 용법이다. “아주 흔하게”라는 뜻을 가진 부사가 ‘지천으로’이다. 흔히 “지천에 널려 있다.”라고 하는 것은 ‘지천’이 “땅과 하늘”을 뜻하는 한자말인 줄로 잘못 알고 쓰는 것이다.

 

방송사들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끔 “천상 여자네요.”란 말을 들을 수 있다. 여자를 보고 정말 타고난 것처럼 아주 여자 같다고 할 때 ‘천상 여자’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바른 표현이 아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났다.”란 뜻으로 쓰는 말은 ‘천상’이 아니라 ‘천생’이 맞다. 따라서 “천생 여자네요.”라고 말해야 올바른 표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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