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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Sarang’은 한국어, ‘러브’는 한글-강아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8. 8. 27.

‘Sarang’은 한국어, ‘러브’는 한글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강아현 기자

rkddkgus6223@naver.com

 

 

 

위 문제의 정답은 2번 외국어 노래 가사 독음이다. 나머지는 우리말, 즉 ‘한국어’와 더욱 관련 있다.(아래는 우리말을 ‘한국어’로 지칭하기로 한다.) 여러분은 답을 쉽게 알 수 있었는가? 아마 쉬웠던 사람도, 헷갈렸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한글과 한국어, 당신은 헷갈리지 않는가?

 

해마다 한글날에는 외래어나 한자어를 뺀 순우리말을 찾는다는 목소리가 되풀이된다. 인터넷에서 ‘한글 파괴’만 검색해도 기사들이 수두룩하게 나오는 것만 봐도 그렇다. 생소한 외국어와 외래어의 사용이 세종대왕의 애민의식을 파괴하기에 순우리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글날은 ‘한국어’날이 아니다. 한글날이 기념하는 것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이다. 한글은 문자를 이르는 개념이고 한국어는 언어를 이르는 개념이다. 즉 한국어를 표기하는 수단이 한글이다.

 

우리 민족은 한글이 창제되기 전에도 우리말을 사용해 왔지만 사람들이 대부분이 한글을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잘못 이해하고 있다. 외국어 오남용, 신조어 사용 등이 심각한 ‘한글’ 파괴를 낳는다는 글이 빈번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외래어든 신조어든 이미 한글로 표기하면서 한글을 파괴한다는 표현은 사람들의 혼란을 부추기기에도 충분하다.

 

▲ 한글날 외래어 쓰지 않기 게임 @1박2일                      ▲ 외래어 쓰지 않기 게임 @Youtube이상호


외래어 쓰지 않기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자. 대개 이런 게임에서 잘못 표현한 점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한글날을 기념해 외래어를 쓰지 않는 게임을 하며 ‘외래어를 쓰면 세종대왕님이 슬퍼하신다.’는 전제로 외래어를 쓰는 것은 한글을 파괴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외래어의 사용이 우리말의 표기 수단인 ‘한글’을 파괴하지는 않는다. 둘째는 외래어와 외국어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버스와 바나나 같은 말처럼 사실상 그대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우리말이 되어버린 말이 외래어이다. 하지만 ‘비주얼’, ‘콜라보레이션’과 같은 외국어는 각각 ‘외모’, ‘공동 작업’ 등 우리말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 이렇듯 외래어와 외국어는 다르다. 그러나 외국어와 외래어를 구분하지 않은 채 외래어로 함축시켜버린다. 무심코 지나가는 이러한 습관들이 더 정확한 한글 이해의 방해물이 될 수도 있다.

▲ 샴푸, 린스
  

 ‘한글’을 더 소중히 대할 수 있으려면 한글의 위대함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주목할 수 있는 점은 외국어와 신조어들마저 한글은 모두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샴푸와 린스 사진을 보면, 외국어인 ‘Shampoo’와 ‘Rinse’를 소리 그대로 ‘샴푸’와 ‘린스’로 표기하고 있다. 이외에도 ‘카페’, ‘스커트’, ‘디저트’ 등과 같은 예를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고자 하면 무엇이든 한글로 표현할 수 있다. 모두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만큼 위대함을 마음속에 다시금 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물론 한글을 제대로 알고 마음속에 새기면서 우리말도 함께 되돌아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메가 박스에서 한글날 기념으로 내놓은 영화 포스터들을 보자. ‘탐정-더 비기닝’을 ‘추리꾼 그-시작’으로, ‘인턴’을 ‘일흔살 미생’ 등으로 바꾸었다. 재치는 둘째 치고 한글만 보고도 충분히 영화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외국어 제목을 우리말로 바꾸자 더 쉽고 재미있는 제목이 되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한글간의 친밀감을 형성시키는 것 또한 주목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영어로 제목을 만들고 한글로 쓰는 것에 그치지 말고, 나아가 이해하기 더 쉬운 우리말로 만들면 영화에 시선과 흥미를 더욱 끌 수 있다는 걸 넌지시 보여주기도 한다.

                   ▲ 한글날 기념 영화 포스터 출처: 메가 박스


물론 한글날이면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는 ‘순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은 필요가 있다. 어쩌면 ‘노력해야 한다’가 옳을지도 모르겠다. 외국어의 오남용과 무분별한 신조어 사용이 건강한 언어생활이 아님도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이 ‘한글’을 파괴하는 것이고 ‘우리말’을 파괴하는 것인지를 알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참된 한글 사랑, 우리말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 한글과 한국어, 제대로 구분하고 둘의 소중함을 함께 생각하자. 더 밝은 한글과 한국어의 미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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