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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친근하고 쉬운 우리말 색이름 - 이강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6. 26.

친근하고 쉬운 우리말 색이름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이강진 기자
rkdwls1348@naver.com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3월 1일부터 색종이와 크레파스 등 문구류 7종에 사용하는 색이름을 우리말 표준 색이름으로 변경했다. 이름만으로 색을 유추하기 어려운 크롬노랑색, 카나리아색, 대자색을 각각 바나나색, 레몬색, 구리색으로 바꾸었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문구류 외에 의류, 화장품 등에서 색깔을 자주 접한다. 그런데 ‘핑크(분홍색)’, ‘그레이(회색)’, ‘퍼플(보라색)’처럼 한국어 표기 대신 영어 표기한 단어들부터 ‘소라색’, ‘차콜 그레이’, ‘코발트 블루’처럼 색을 직접 보기전에는 색을 직접 보기 전에는 그 색을 떠올리기 힘든 단어들까지 색이름에 외국어를 남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알기 쉬운 우리말로 바꿀 수는 없을까? 또 우리가 모르는 우리말 색이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소라’로 표기된 셔츠 색상, 사진=‘무신사스토어’에서 캡처)


‘소라색’은 ‘소라의 색’?
  ‘소라색’은 의류의 색을 나타낼 때 흔히 사용된다. 하지만 소라색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색을 유추할 수가 없다. 여기서 ‘소라’가 해변에서 볼 수 있는 그 ‘소라’라면 눈앞에 보이는 소라색 옷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일본어를 아는 사람이라면 ‘소라’가 ‘하늘’을 뜻하는 단어인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즉, ‘소라색’을 우리말로 바꾸면 ‘하늘색’이다. 두 색이 다르다고 느낀다면 새 이름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정도’를 나타내는 단어를 붙이면 우리말로도 쉽게 표현 가능
  ‘차콜 그레이’의 차콜(Charcoal)은 ‘숯’을 뜻하는 영어이다. 차콜 그레이는 숯처럼 흑색에 가까운 회색을 가리키니 ‘어두운 회색’으로 바꿀 수 있다. ‘코발트  블루’에서 코발트(cobalt)는 철과 비슷한 광택이 나는 금속으로, 과거 도자기나 유리 등에 푸른색을 내기 위해 사용한 물질이다. 이는 ‘진한 파란색’으로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외국어 색이름의 상당 부분은 기존 색이름에 ‘어두운’, ‘진한’, ‘밝은’, ‘연한’ 등 정도를 나타내는 수식어를 붙여 표현할 수 있다. 이편이 색을 유추하는데도 훨씬 쉽다.


우리가 몰랐던 우리말 색이름
  ‘한국색채연구소’에서 출간한 『우리말 색이름 사전』은 생소한 우리말 색이름들을 소개한다. 그중 몇 가지만 뽑아보았다.

 간장색

 간장의 색, 붉은색을 약간 띠는 검정색.

 갈대색

 벼색보다 약간 더 누런기를 가진 색으로 가을의 갈대가 띠는 색.

 감자색

 감자의 껍질 색, 약간 회색을 띤 노란색.

 강낭콩색

 익은 강낭콩 열매의 알맹이 색. 붉은 자주색.

 

 간장색, 갈대색, 감자색, 강낭콩색. 일상적인 단어를 색이름에 사용하여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색이름들이다. 하지만 우리말 색이름이 외국어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차콜 그레이’라고 표기한 상품들을 여러 번 접해야만 비로소 차콜 그레이가 무슨 색인지 알 수 있다. 이는 매우 비효율적이므로 바꿀 필요가 있다. 더 익숙하고 일상적인 말로 만든 색이름을 사용하게 된다면 바로 그 색을 떠올릴 수 있다. 쉬운 길을 두고 애써 돌아갈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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