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의 새로운 출발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신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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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회 한국공공언어학회 전국학술대회

 

  5월 17일 제1회 한국공공언어학회 전국학술대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되었다. 국립국어원에서 주최하고, 한국공공언어학회와 국회의원 정세균이 주관했다. 이번 학술제는 공공언어학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열렸으며, 학계 외에 국립국어원, 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여러 단체와 기관에서 참석했다. 토론회는 총 3부로 구성됐고, 공공언어 개선의 필요성과 문제점 진단 기준과 개선 방안, 공공언어학의 학문적 의의와 전망 등이 주제였다.

 

공공언어 개선의 필요성
 이번 학술제는 이건범 대표(한글문화연대)의 특강으로 시작되었다. 주제는 ‘공공언어 개선의 필요성’이었다. 이건범 대표는 개선해야 하는 공공언어로 학교 주변 거리 곳곳에 있는 ‘GREEN FOOD ZONE’(어린이 식품 안전 보호 구역) 알림 막, 지하철에서 ‘A.E.D’라고 쓰여있는 심장충격기, 차도 한쪽에 적혀있는 ‘Kiss & Ride’(환승 정차 구역) 등을 말했다. 여기서 공공언어란, 공공의 목적을 위해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및 산하기관에서 공공의 목적을 지닌 활동에 사용하는 언어이다. 또한 공공 매체나 공공장소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언어도 공공언어에 속한다. 쉽게 말해 국민을 위한 언어다. 이건범 대표는 앞서 예시한 말들은 공공언어에 적합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유는 간단하다. 공공언어는 모든 국민에게 사용하는 말이므로 쉬워야 하는데, 위의 용어들은 모두 로마자로 표기돼있다. 이건범 대표는 영어를 모르는 이에게는 어려운 용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특히 순간적으로 빠르게 판단해야 하는 안전에 관한 말은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그 때문에 어려운 공공언어는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로 바뀌어야 한다며, 공공언어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공공언어 개선방안
 문제점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 학술제에서 등장한 첫 번째 개선방안은 바로 주요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공공언어 개선 사업이다. 이 사업은 2009년 공공언어 지원단에서 사업의 필요성을 깨닫고, 2010년 공공언어의 개념과 진단 기준 마련으로 본격적인 사업이 진행됐었다. 진단은 특정 시기에 생산한 보도자료를 대상으로 평가하며, 사업 수행 기관의 연구원. 혹은, 시민이나 각 분야 전문가가 평가한 뒤 결과를 정리하여 공공기관에 결과를 통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왔다. 특강을 맡은 이홍렬 교수(강원대학교)는 해당 사업으로 많은 기관의 공공언어가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공공언어를 진단하는 기준은 여전히 많은 도움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다음 진행한 토론에서는 공공언어 진단 기준의 개선점과 그 방향에 대해서 논의를 펼쳤다.

 

공공언어학의 등장
 지금까지 공공언어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각 기관과 단체들에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이미 굳어진 공공언어를 바꾸는 건 쉽지 않다. 그동안 써온 기간이 길어 공무원의 친숙도도 높고, 바꾸는 데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노력에도 여전히 바뀌지 않는 어려운 공공언어가 많고, 어디선가 문제가 되는 또 다른 공공언어들이 생겨날지도 모다. 이런 현실에서 나타난 것이 바로 공공언어학이다.

 

3부에서 김미형 회장(공공언어학회)이 공공언어학의 의의와 전망에 관해 발표했다. 공공언어학은 공공언어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이론과 실천기준을 만드는 학문이다. 앞서 말했듯, 많은 기관과 단체에서 잘못된 공공언어를 개선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개선이 필요한 공공언어를 진단하는 과정조차 쉽지 않았다. 그동안은 ‘공공언어’에 관한 학문적 기틀이 없어, 기준을 잡기 모호했다. 김미형 대표는 공공언어학을 연구하여 그 틀이 세워진다면 위와 같은 문제를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공언어학 연구로 정부와 공공기관이 공공언어를 사용할 때 국민이 이해할 수 있는 쉽게 쓰게 하고, 공적인 언어 규범을 지키게 하고, 잘못된 공공언어 사용으로 국민의 권리가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공공언어의 특성을 분류하고 제시하여 공공언어의 이론적 틀을 세운다는 것이다. 덧붙여 이론적 틀이 생긴 후엔, 언어를 지킬 수 있는 진단의 기준과 관리의 체계를 세우는 것. 즉, 실천적 틀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생활 속 공공언어들이 우리말이면서 한글로 표기 된 쉬운 언어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임을 전했다. 아울러 이론적 틀이 세워진다면, 공공언어를 제대로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게를 세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실천적 틀을 만들어내는 일이며 우리 생활 속 공공언어가 우리말다운 우리말이면서 한글로 표기된 진정한 ‘쉬운 언어’로 거듭날 수 있다고 김 회장은 강조했다.

 

공공언어의 새로운 출발
공공언어는 ‘공공’을 위한 언어이다. 국민 모두를 위해 사용되어야 하며 그 누구도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학술제는 이 당연한 전제에서 시작됐다. 어렵고 잘못된 공공언어는 바꾸고, 올바르지 못한 공공언어는 사용할 수 없도록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위해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쉬운 공공언어를 향한 이 새로운 출발이 헛되지 않으려면, 관련 기관, 단체 사람들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언어문화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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