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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기획)덕온공주 글씨전-1부. 덕온공주, 왕실의 품격을 한글로 빛내다. - 서정화, 송은혜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8. 5.

(기획기사)

덕온공주 글씨전-1부. 

덕온공주, 왕실의 품격을 한글로 빛내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서정화 기자
dimllllight@naver.com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송은혜 기자
song12358@naver.com

 

 국립한글박물관은 올해 4월 25일부터 8월 18일까지 개관 5주년 기념 기획특별전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유산’ 전시를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선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과 아들, 손녀 3대가 쓴 한글 자료와 생활 자료 20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2016년 기획특별전 <1837년 가을 어느 혼롓날: 덕온공주 한글 자료>에 이어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 집안의 미공개 한글 유산을 소개하는 두 번째 전시다.

 

 올해 첫 번째 기획특별전을 위해 국립한글박물관은 2016년부터 덕온공주 관련 한글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왔으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2019년 1월 덕온공주의 친필 ‘ᄌᆞ경뎐긔’(자경전기) 등 68점을 국립한글박물관으로 이관했다. 국립한글박물관은 “소통과 배려의 문자 한글에 담긴 뜻을 두 기관이 실천한 것과 덕온공주의 손녀 윤백영이 이 자료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기록을 남겨 전해주었기에 전시가 가능했다”며 “글씨를 적으며 가족을 생각했던 덕온공주와 그 후손들의 마음이 전시를 통해 전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크게 3부로 구성된다. 1부 ‘덕온공주, 왕실의 품격을 한글로 빛내다’에서는 덕온공주가 남긴 많은 양의 한글 자료와 함께 당시 여성들이 한글을 쓸 때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2부 ‘윤용구, 한글로 여성과 소통하다’에서는 덕온공주의 양아들 윤용구가 중국 역사를 한글로 써서 남긴 흔적과 딸 윤백영에게 써준 여성 교훈서 등을 선보인다. 3부 ‘윤백영, 왕실 한글을 지키고 가꾸다’에서는 집안에 전해오던 덕온공주의 친필 자료 등 왕실의 한글 자료에 관한 기록들을 소개한다. 덧붙여 덕온공주와 그 후손들이 왕실과 주고받은 편지에서 옛 한글 편지의 특징을 살피는 자리도 준비돼 있다. 다양한 자료와 함께 덕온공주와 아들 윤용구, 손녀 윤백영 3대가 시공간을 뛰어넘어 한글로 서로 마음을 주고받은 따뜻한 가족 사랑 이야기를 보여준다.


1부. 덕온공주, 왕실의 품격을 한글로 빛내다.

 

 덕온공주(1822~1844)는 조선의 제23대 왕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어린 나이에 오빠와 언니들, 아버지를 잃은 그녀는 어머니와 사이가 각별했고 혼인한 이후에는 23세라는 나이에 요절했다.

 

 국립 한글 박물관 기획 전시실에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 전기'와 '구훈'을 비롯해 여러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이 자료들은 조선 왕실의 한글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공주가 쓴 한글 자료에서 한문 문장의 발음을 한글로 옮겨 적고 우리말로 번역하여 즐겼던 당시 여성들이 한글을 어떻게 사용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덕온공주가 한글로 풀어 쓴 아버지 순조의 ‘자경전기’


 여러 작품 중 덕온공주가 한글로 풀어쓴 아버지 순조의 자경 전기는, 공주가 어머니 순원왕후의 명으로 아버지의 '자경 전기'에 토를 달아 한글로 쓰고 이어서 번역문을 적은 자료이다. 혜경궁을 섬긴 정조와 효의 왕후의 마음이 순조에게 이어지고, 다시 덕온공주로 이어진다. 조선 왕실 3대에 걸친 효성을 보여주는 유물이자 덕온공주의 글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부모를 섬기는 마음은 효를 중요시하는 조선에서 나라의 안위를 지키고 태평성대를 불러오는 가장 근본이 되는 마음가짐이었다.

▲덕온공주가 한글로 풀어 쓴 ‘규훈외편’.


 덕온공주가 한글로 풀어 쓴 ‘규훈외편’은 부모에 대한 공경과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한문 원본 없이 한글 번역문만을 실었다. 자경전기와 마찬가지로 본래 한문으로 쓰였던 것을 덕온공주가 번역하여 한글로 풀어 썼다는 점에서 희소가치가 높다고 평가된다.

 

 또한 전시 자료 중에는 왕실에서 작성한 편지와 왕실 여성들이 즐겨 읽었던 한글 역사서도 있다. 한글이 여성들에게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었음과 여성들의 한글 사용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전시된 한글 편지는 덕온공주의 어머니인 순원왕후가 딸의 근황을 사위에게 묻는 편지를 비롯하여 덕온공주의 집안에 보낸 것들이다. 이 한글 편지에서 당시의 생활 모습과 오늘날에는 잘 쓰지 않는 19~20세기 한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정사가람'과 '여사초략' 등의 한글 역사서는 왕실 여성들의 역사 공부를 위한 책으로 여성과 관련된 역사를 모아 작성한 것이라고 한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자료들은 왕실 집안의 자료라는 점, 한글로 왕실 인물의 개인적 삶을 옮겨 적어놓은 점, 그리고 여성들의 생활 속에서 한글의 역할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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