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위한 공공언어
한글문화연대 공공언어 시민감시단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김정빈 기자
wkjb0316@naver.com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글을 아름답게 가꾸고 우리 말글살이의 잘못된 점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다. 대표적인 활동은 ‘공공언어 쉽게 쓰기’로 한글문화연대 이건범 대표의 철학인 ‘언어는 인권이다’와 통한다. 이는 어려운 말로 국민이 알 권리를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글문화연대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공공언어를 쓰는 건 인권을 해칠 수 있는 ‘잘못된 말글살이’라고 보고, 공공언어 개선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 1월에는 ‘공공언어 시민감시단’을 꾸렸다. 감시단은 18개 중앙부처에서 내놓는 보도자료를 날마다 검토한다. 국어기본법 14조 1항에는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를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있다. 감시단은 이 법을 지키지 않은 보도자료 작성자에게 ‘국어기본법 위반 사실 알림’이라는 제목으로 공문을 보낸다고 한다. 이에 시민감시단을 총괄하고 있는 한글문화연대 정인환 사무국장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 공공언어 시민감시단은 현재 몇 명인가요?
  한글문화연대 시민감시단 운영진 4명과 민간에서 지원한 시민 6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공공언어 시민감시단이 하는 일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18개 정부부처가 매달 약 1000건씩 내놓는 보도자료를 일일이 눈으로 보고 국어기본법에 어긋나는 부분을 표시하여 정리합니다. 그중에 이미 생활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센터, 콘텐츠, 비자 같은 말들은 빼고요. 외국어를 남용했거나 한글전용을 위반한 낱말이 있는 보도자료는 따로 목록으로 만들고, 보도자료를 작성한 공무원에게 수정해 달라고 공문을 보냅니다. 이게 공공언어 시민감시단이 지금 하는 일입니다.

 

- 지금까지 보낸 공문이 몇 건 정도 되나요?
  1월부터 7월 말까지 보낸 공문이 3500건 정도 됩니다.

 

- 상당히 많네요. 적은 인원으로 버겁지 않은가요?
  네, 맞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이 바로 인력 부족입니다. 한 달에 1000건의 보도자료를 일일이 확인하는 작업은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열 명이 처리하기 쉽지 않은 양이죠.

 

- 그 외에 또 다른 어려움이 있나요?
  공무원들의 거부반응을 보면 힘듭니다. 공문을 받은 공무원 중에서 30퍼센트 정도는 저희  말을 받아들이고 변화를 보이지만 70퍼센트 정도의 공무원은 거부반응을 보입니다. 누구보다 더 철저하게 국어기본법을 지켜야 하는 분들인데 거부반응을 보이면 가뜩이나 쉽지 않은 감시단 일을 더욱 힘들게 하죠.

▲‘국어기본법 위반 사실 알림’ 공문의 한 부분

 

- 공공언어 시민감시단이 거둔 성과에 대해서 말해주실 수 있나요?
  한글전용을 위반하던 낱말이 줄고 있는 게 가장 큰 변화입니다. ‘KT’, ‘KBS’ 같은 로마자를 ‘케이티’, ‘케이비에스’로 음차하여 적는 사례가 시간이 지날수록 늘고 있어요. 처음에는 공무원들이 기업에서 로마자로 적는데 자신들은 왜 한글로 써야 하느냐는 반응을 보였어요. 그래서 이것은 국어기본법을 위반하는 일이고, 대법원 등기소에서 확인해보면 상호명이 로마자 대신 한글로 되어 있다고 설득하니 점차 변화를 보이더라고요. ‘공문서는 한글 전용이다’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린 것이기 때문에 큰 성과라고 할 수 있죠.

 

 - 이 일을 하는 힘은 어디서 나오나요? 절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이 일을 계속하는 건 ‘언어는 인권이다’라는 말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이 말을 중심에 둔 한글문화연대는 다른 기관에서 하지 못하는 일을 해내고 있습니다. 국어 운동 현장에서 10년 동안 있으면서 굳어진 생각은, 한 나라의 말과 글 문화는 쉽고 바르게 쓰고,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생각과 한글문화연대의 행보, 공공언어 시민감시단이 하는 일이 서로 잘 맞습니다. 그리고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도 이 일을 하게 하는 힘이 되고요.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적어도 올해 말까지는 지금처럼 공공언어를 날마다 감시할 계획입니다. 저희가 보내는 공문에 ‘만일 국민의 요청을 거들떠보지 않고 거듭 국어기본법을 어긴다면’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거들떠보지 않는’이라는 말을 몹시 기분 나빠하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거들떠보지 않으면 실정법 위반으로 감사 청구할 계획입니다. 그런 상황이 되기 전에 국어기본법을 어기는 일이 사라지길 바랄 뿐입니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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