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랑방/대학생기자단

작은 변화, 우리말 빛내기 - 김정빈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7. 19.

작은 변화, 우리말 빛내기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김정빈 기자
wkjb0316@naver.com

 

  순천향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는 해마다 1학기에 ‘우리말 빛내기’라는 행사를 연다. 우리말 빛내기 행사는 국어국문학과 재학생들 위주로 하지만, 순천향대학교 학부생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우리말 빛내기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바르게 알고 쓰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와 관련한 문제를 참여자들이 풀어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행사 목표에 맞게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처럼 사람들이 대부분 어려워하는 문제가 나온다. 이와 함께 순우리말의 뜻을 묻는 문제, 한자어나 사자성어에 관해 묻는 문제, 한글의 특성과 역사에 관한 문제 등도 나온다.

 

▲ 사진: 2018년 우리말 빛내기를 진행하는 모습


  행사 방식은 참가자들이 화면에 나오는 문제를 풀어 자신의 앞에 있는 종이에 답을 적고, 사회자가 답을 들어달라고 할 때 답을 쓴 종이를 들어 보이는 것이다. 탈락하면 문제를 풀 수 없지만 패자부활전에서 정답을 맞히면 다시 도전할 수 있다. 티브이 교양프로 ‘도전 골든벨’의 진행 방식을 생각하면 된다. 상위 3~5명을 정해 상품을 주는데 상품은 주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마련한다. 올해 1등 상품은 에어프라이어였고, 작년 1등 상품은 카카오 블루투스 스피커였다. 그 외에도 나이키 모자, 무드등, 통컵(텀블러) 등이 있었으며, 작은 게임을 하여 카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쿠폰을 주기도 했다. 

▲  2019년 우리말 빛내기 포스터


  참가자들의 정답률은 그리 높지 않다. 쉽게 풀 수 있는 첫 번째 문제‘한글날은 언제인가?’를 제외하고는 낯설고 어려워한다. 국어를 전공하는 사람도, 한국어능력시험을 공부한 적이 있는 사람도 쉽게 맞히지 못한다.

▲ 2018년 우리말 빛내기 23번 문제. 정답률이 높지 않았던 문제 중 하나다.


  위의 문제는 사람들이 어려워했던 문제 중 하나다. 사람들은 보통 ‘껍데기’와 ‘껍질’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혼동해서 쓰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말 빛내기는 이런 말을 알맞게 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올해 우리말 빛내기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국어국문학과 학회장(학생대표) 김건 씨에게 행사를 치른 소감을 묻자 “다른 학과생이 참여하는 행사라 부담스러웠고 준비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집행부원들의 도움으로 당일 행사 진행이 원활하게 이뤄졌다. 행사 참여 신청도 조기에 마감될 정도로 관심을 많이 받았고 행사도 즐겁게 진행되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말 빛내기 행사를 내년부터는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순천향대 국어국문학과는 국가에서 진행한 ‘프라임 사업’으로 인해 폐과가 결정되어 2017년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았다. 현재 국어국문학과 전체 재학생이 50명 정도이고, 이 중 대부분은 현재 4학년이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행사를 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어국문학과 폐지 이후 신설된 한국문화콘텐츠학과에서 이 행사를 이어받아 진행할지는 미지수다.


  이런 상황에 대해 국어국문학과 학회장 김건 씨는 “국어국문학과의 대표 행사인 우리말 빛내기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고, 우리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폐지가 되는 거라 더욱 아쉽다.”라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행사를 지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이 의미 없는 일은 아니었다. 물론 1년에 한 번 열린 행사가 사람들에게 큰 변화를 주었으리라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참가자들에게 우리말과 한글, 잘못 쓰고 있었던 맞춤법 등에 관해 생각할 기회를 주었다. 그 기회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사용할 때, 한 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 아주 작은 변화를 만들었으리라 믿는다. 순천향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의 ‘우리말 빛내기’는 그 작은 변화를 위해 지금까지 노력해온 것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