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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기획)덕온공주 글씨전-2부. 윤용구, 한글로 여성과 소통하다. - 이강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8. 5.

(기획기사)

덕온공주 글씨전-2부. 윤용구, 한글로 여성과 소통하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이강진 기자
rkdwls1348@naver.com

 

 윤용구는 덕온공주의 양자로, 학식이 뛰어나 판서 등 중요 관직을 지낸 후 고종을 보필하였다. 그는 어머니가 보여준 한글에 대한 애정을 이어받아 수많은 분량의 중국 역사를 한글로 남겼다. 무엇보다 그의 딸 윤백영이 한글로 쓴 글 곳곳에는 여성과 소통하고자 했던 노력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윤용구는 첫딸 윤백영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여 직접 글을 가르치고, 사후당이라는 호도 주었다. 윤용구는 여성과 한글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이어나갔는데, 다음은 그와 관련한 작품들이다.

‘자의’
 어머니 덕온공주가 한글로 풀어 쓴 ‘족부족’(송익필의 한시) 뒷면에 윤백영이 한자어의 뜻풀이를 적은 것이다. 우선 대상이 되는 한자를 쓰고 우측에 한자음을 한글로 표기한 뒤 아래에 한자 두 줄로 풀이를 넣었다. ‘족부족’ 뒷면 마지막 부분에는 윤백영이 부기를 썼는데 따라서 『자의』에는 3대가 쓴 글이 한데 모여있다.

‘여사초략’
 중국의 수많은 여성 중에서 본이 될 만한 30명의 인물을 선별해 그 행적을 한글로 기록한 책이다. 표지에 “기해년(1899) 10월에 석촌퇴사가 딸에게 써서 보여주다.”라고 쓴 것을 통해 딸 윤백영이 12세가 되던 해에 써 준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한문으로 원문을 적고, 행 사이에 붉은 글씨의 한글로 토를 달았으며, 이어서 우리말 번역문을 실었다. 주나라 문왕의 어머니 태임, 명나라 말 궁녀까지 여러 지혜로운 여성들의 일화가 담겨있는 ‘여사초략’으로 딸이 지혜로운 여성으로 자라나길 바라는 윤용구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망팔축문’
 윤용구는 딸을 가르치기 위해 ‘망팔축문’을 써주기도 했는데 이는 망팔(望八, 71세)이 된 사람에게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글이다. ‘근력과 모든 것이 강건하고 장수와 복을 누리기를 무한히 바란다’는 내용이다.

‘문만록’

 윤용구가 윤백영에게 일방적으로 써준 글뿐만 아니라 부녀가 함께 쓴 글도 있다. 바로 문만록이다. ‘만(漫)’은 ‘마음 내키는 대로’라는 뜻으로, ‘만록’은 특정한 주제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을 일컫는다. ‘문만록’의 첫 부분에는 윤용구가 현명한 여인에 관한 일화를 쓴 글이 있고, 뒷부분에는 윤백영이 음식을 만드는 법을 쓴 글이 있다.

‘관홍상제 예법’
 윤용구, 윤백영 부녀가 함께 쓴 관홍사제 예법이다. 상례, 복례, 재례, 관례, 혼례와 관련된 내용을 한글로 적었다. 본문 내용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내용을 추가한 흔적이 남아있다.

‘동사기람’
 윤용구가 한글로 쓴 중국 여성들의 전기로 총 10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사기람의 ‘동사(彤史)’란 고대 중국에서 붉은 붓으로 기록된 궁중의 역사 기록을 뜻한다. 한글로 본문을 썼고, 그 옆에 붉은 글씨로 한자를 함께 적었다. 내용은 상고 시대에 혼인 예법이 만들어진 유래부터 명나라 왕비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으며 여성의 삶에 대한 윤용구의 관심을 알 수 있다. 딸 윤백영의 서예 작품 중에 이 책의 내용을 참고한 것이 있다는 것을 들어 윤용구가 이 책을 통해 딸 윤백영을 교육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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