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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69

by 한글문화연대 2014. 4. 24.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69
2014년 4월 2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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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내리비치]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실랑이와 승강이_성기지 학술위원
   ◆  [우리나라 좋은 나라]
슬프다 사고 공화국_김영명 공동대표
   ◆  [우리말 지키기] 방송사의 쉬운 우리말 사용을 바랍니다.

   ◆  [우리말 지키기] 우리말글을 섬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되기를 바랍니다.
   ◆  [대학생 기자단] 마지막 교육, 한글가온길을 걷다.

* '내리비치'는 한글문화연대가 '차례'를 갈음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부름말 23. OOO씨

직장 상사의 아내는 일반적으로 ‘사모님’이라고 부르면 된다. 반면에, 직장 상사의 남편을 부르는 말은 “O 선생님”이나,“OOO 선생님”이라고 하면 된다. 이때, 직함이 있으면 ‘선생님’대신에 직함을 넣어서 부르면 된다. 직장 동료나 아랫사람의 남편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OOO 씨’라는 부름말은 나이가 비슷하거나 아래인 상대를 부를 때에는 무난하지만, 자기보다 연배가 위인 상대를 부를 때에는 예의에 어긋난다. 이때에는 “선생님” 또는 (성을 붙여서) “O 선생님”이라 부르는 것이 알맞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실랑이와 승강이_성기지 학술위원

운전하다 보면, 길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말다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그런 상황을 두고, “운전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라고 말하곤 하는데, 과연 이 말이 알맞게 쓰이고 있는 걸까?

‘실랑이’란 본디 남을 못살게 굴어 시달리게 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옛날 시골 혼례식을 치르는 잔칫집에서는 식이 끝나면 으레 동네 아주머니들이 신랑 신부를 붙들고 ‘한번 안아 보라’느니 ‘입을 맞춰 보라’느니 하며 짓궂게 굴었다. 그렇게 하는 것을 일러서 “실랑이질 좀 시켜 보았다”고 했다. 또, 혼인날을 앞둔 신랑 친구들은 신부집에 가서 “함을 팔러 왔다”고 하면서 떼를 쓰는 풍습이 있다. 적당하다 싶은 때가 되었는데도 들어가지 않고 계속 소란을 피우면, 이를 보다 못한 이웃집 할머니가 “이제 실랑이질 그만 하고 들어들 가구랴!” 하고 한 마디 거든다. 바로 이러한 말들이 ‘실랑이’란 낱말을 올바로 쓰는 예들이다.

운전자들이 서로 자기주장이 옳다고 옥신각신하며 우기는 짓은 ‘실랑이’가 아니라 ‘승강이’라고 해야 한다. 승용차끼리의 접촉 사고가 나서 “두 차의 운전자들이 길거리에서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다. ‘승강이’의 ‘승강’은 “오르내림”이란 뜻이므로, 다투다 보면 고함소리가 오르내릴 수도 있고 혈압이 오르내릴 수도 있다 해서 생긴 말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 ‘승강이’가 격해지면 ‘드잡이’로 발전하게 될 수 있다. ‘드잡이’는 “서로 머리카락이나 멱살을 잡고 싸우는 짓”으로, 그렇게 싸우는 행위를 ‘드잡이놓다’라고 말한다. 이 ‘드잡이’는 본디 “빚을 못 갚는 사람의 가마나 솥을 떼어 가거나 그릇붙이들을 가져가 버리는 짓”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솥을 떼어 가는 과정에서 뺏기지 않으려는 사람과 서로 다투는 모양과 마찬가지로, 머리카락이나 멱살을 붙잡고 옥신각신 싸우는 것을 ‘드잡이놓다’, ‘드잡이하다’라고 하게 되었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슬프다 사고 공화국_김영명 공동대표

슬프다 사고 공화국. 생때같은 아이들이 어두운 바다 속에서 억울한 영혼이 되어버린 이 슬픈 일에 눈물이 안 날 수 없다. 다섯 살 여섯 살 아이보다 서른 살 마흔 살 어른보다 열일곱 아이, 스무 살 대학생 군인들의 죽음이 더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온 나라가 침통한 슬픔에 빠졌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왜 우리나라에는 이런 대형 사고들이 끊임없이 일어날까? 이 나라가 과연 스마트폰 판매 세계 1위를 달리는 나라인가? 이 나라가 과연 한강의 기적으로 세계의 칭송을 받는 나라인가? 이 나라가 과연 중국보다 일본보다 동계 올림픽 금메달을 더 많이 딴 나라인가?

그렇다. 그런 나라다. 그런데 왜 재난 사고에서는 이렇게 후진국일까? 무엇보다 경쟁과 성장과 가시적 성과만 숭상하는 (정몽준 아들의 표현대로) “미개한” 지도층 때문이다. 사람의 안전보다는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 보금자리보다는 당장의 이익과 성과에만 매달리는 시장주의, 결과 지상주의 때문이다. 안전과 환경보다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더 중요하다는 잘못된 사회 분위기 탓이다.

그래서 지하철 근무 인원을 줄이고 철도를 민영화하려고 하며, 규제를 사회의 암이라고 매도한다. 지하철 인원을 줄이면 지하철 사고가 나고 철도가 민영화 되면 철도 사고가 난다. 규제가 암이라고 하면 안전 불감증은 무슨 불치병일까?

성장보다 복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의 안전이다. 그것이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대충대충이고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관리 체계가 갖추어져 있지 않다. 안전 관리 체계에는 돈이 들기 때문이고, 당장의 성과와 아무 관련 없어 보이는 그 돈이 너무 아깝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후진국의 마음이다.

안전을 위한 규제는 강할수록 좋다. 규제가 강해야 우리 삶은 더 안전해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안전 규제마저 암 덩어리로 생각하고 있을까? 있는 사람들은 자기 돈으로 겹겹의 안전망을 쌓으므로 정부 예산을 그런 데 쓰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들이 돈 버는 데 방해가 되므로 더더욱 원하지 않을 것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없는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이런 저런 일을 해 보면 참 불필요한 규제가 많음을 실감한다. 꼭 필요하지 않아 보이는 온갖 서류들을 관에서 요구한다. 이런 규제는 적을수록 좋다. 그러나 안전과 환경을 위한 규제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길거리 간판 규제가 안 지켜지는 나라는 선진국에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아직 선진국이 못 된다.

해난 사고가 일어났는데 당국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기만 한다. 국가 관리 체계가 안 잡혀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성과 지상주의자들이 모르기 때문이다. 기업은 눈앞의 이익에만 사로잡혀 부정과 비리를 일삼고, 정부는 경제 효율성을 최선의 가치로 삼기 때문이다.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아 이런 사고가 났는데도, 정부는 선박 운행의 규제를 대폭 줄이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억울한 목숨이 희생되어야 정신을 차릴지 모르겠다.

  ◆ [우리말 지키기] 방송사의 쉬운 우리말 사용을 바랍니다.

방송사는 세월호 사태를 보도할 때 어려운 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고 하나로 통일해 사용해주시기 바랍니다.

방송 관계자들이 세월호 사태를 보도하느라 애쓰고 있지만 우리말 사용에 대한 아쉬운 점이 있어 방송사에 공문을 보냈습니다.(문화방송, 서울방송, 연합뉴스, 와이티앤, 제이티비씨, 채널에이, 티브이조선, 한국방송)

- 내용: 사고의 실체나 구조 현황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국민에게 소식을 전하는 방송에서 통일되지 않은 용어와 외국어를 남발하여 혼란을 부추길 위험이 있습니다. 아래 말들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어 모든 방송에서 하나로 사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안내줄: 가이드 라인, 유도선
* 배안 공기층: 에어 포켓
* 구명조끼: 라이브 자켓

 ◆ [우리말 지키기] 우리말글을 섬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4월 13일, 규제개혁위원회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의 한자나 외국어 제품 이름을 한글 이름보다 크게 쓸 수 있도록 식품위생법 제10조에 따른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고칠 예정이라고 알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게나 대형매장, 길거리, 가정 등에 온통 영어나 한자, 일본 글자가 넘쳐날지도 모릅니다.

문제의 심각함을 국민에게 알리고 뜻을 모으기 위해 우리 한글문화연대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이름으로 밝힘글(성명서)를 내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규제개혁위원회, 국무총리실에 공문을 보냈습니다.

- 관련 기사를 보려면 이곳을 눌러주세요.
(과자·라면이름 한자·영어 더 크게 써도된다/뉴스1)

 ◆ [대학생 기자단] 마지막 교육, 한글가온길을 걷다.

지난 4월 19일(토)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1기의 마지막 교육이 있었습니다. 오전에는 기사쓰기 강의를 들었고 오후에는 김슬옹 운영위원의 해설을 들으며 한글가온길을 둘러보았습니다.

한글가온길은 한글이 만들어진 경복궁과 한글을 지켜온 한글학회, 주시경 선생이 살던 집터, 글자마당 등 광화문 일대를 말합니다. '가온'은 '가운데', '중심'을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누르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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