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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67

by 한글문화연대 2014. 4. 10.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67
2014년 4월 10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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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 1차 토론회(3/27)

한글문화연대가 사무국을 맡고 있는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이 국립국어원과 함께 "행복의 말! 우리가 먼저 사용합니다"라는 주제로 2014년 3월 27일, 한국언론진행재단 매화홀(19층)에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이 토론회는 지난해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의 운동의 하나로 우리 사회의 언어문화에 대한 현실과 자기반성을 통해 언어문화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고 언어문화개선 범국민연합의 역할에 대해서 논의하기 위해 마련하였습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언어문화개선운동,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이대로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의 발표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이건범 대표의 토론문은  위 사진을 누르면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부름말 21. 아저씨

‘아저씨’라는 말이 요즘에는 남남끼리에서 남자 어른을 부르는 말로 흔히 쓰이고 있지만, 예전부터 이 말은 친척간의 부름말이었다. 곧 부모와 같은 항렬에 있는, 아버지의 친형제를 제외한 남자를 아저씨라 불렀다. 다시 말해, 아버지의 사촌 형제는 가리킴말로서는 ‘당숙’이지만, 부름말은 ‘아저씨’였다.

아버지의 친형제는 ‘큰아버지’, ‘작은아버지’이지만,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도 ‘아저씨’라 불렀다.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아버지의 남동생을 흔히들 ‘삼촌’이라 부르고 있는데, 본디 ‘삼촌’은 가리킴말이지 부름말이 아니었다. 부름말은 ‘아저씨’이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멋쟁이를 만드는 멋장이_성기지 학술위원

요즘엔 화장품 가게들에 밀려나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옛날에는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화장품을 파는 여인네들이 많았다. 그녀들은 화장품만 파는 게 아니라, 집밖으로 나가기 힘든 마을 아낙들의 얼굴을 가꾸어 주는 ‘출장 분장사’ 노릇까지 떠맡았었다. 바로 이들을 대신하여 생겨난 직업이 오늘날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이다.

얼굴 못지않게 여자의 겉모습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머리 모양새이다. 마을 아낙들의 머리를 손질해 주고 온갖 수다까지도 다 받아 주던 직업이 미용사였다. 그런데, 미용실이 차츰 내부 장식이 화려해지며 ‘헤어 살롱’으로 바뀌더니, 미용사는 이제 <헤어 디자이너>로 불린다.

옷이 날개라는 말처럼, 옷은 입기에 따라 사람의 겉모습을 초라하게도, 근사하게도 만든다. 하지만 옷맵시를 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남의 옷맵시를 살려 주고 가꾸어 주는 직업이 생겨났는데, 바로 <코디네이터>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헤어 디자이너와 코디네이터. 사람의 겉모습을 아름답게 꾸며 멋쟁이를 만들어 준다는 공통성이 있는 직업들이다. 그리고 직업 이름이 모두 영어로 표현되었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영어로 표현하면 더욱 세련되게 느껴지는 걸까? 사람의 겉모습은 영어식 이름을 가진 전문가가 꾸며야 더욱 빛나는 것일까? 이는 두말할 것 없이 영어에 비해 우리말을 낮추어 보는 언어의 천민 의식에 다름 아니다.

우리말에는 직업을 나타내는 접미사가 여럿 있다. 중세 시대에는 중국 말글 우월 사상에 빠져 우리말을 천시하였기 때문에, 주로 서민들의 생계를 위한 직업에 이러한 우리말 접미사가 붙어 쓰였다. 대표적인 것들이 ‘-꾼’, ‘-바치’, ‘-장이’ 들이다. 이들 가운데 ‘-장이’에 주목해 보자.

표준말 규정을 보면, ‘-장이’는 기술자의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에 붙이고, 그 외에는 ‘-쟁이’를 붙이기로 밝히어 있다. 이에 따라, 쇠를 달구어 연장을 만드는 기술자를 ‘대장장이’라고 하고 벽에 흙 바르는 기술자를 ‘미장이’라고 한다. 기술자에 속하지 않는 예로는 ‘욕심쟁이, 깍쟁이, 말썽쟁이’ 따위가 있다. 그러므로 ‘멋을 부리는 사람’은 ‘멋쟁이’가 맞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직업이 세분화하고 전문화한 요즘에는 ‘멋을 내는 기술자’를 뜻하는 <멋장이>란 말도 쓰일 수 있다. 앞에서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헤어 디자이너, 코디네이터를 모두 우리말 <멋장이>라 부르면 어떨까? 멋쟁이를 만드는 사람, 멋장이!

  ◆ [우리나라 좋은 나라] 사람의 수명_김영명 공동대표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여든 넘게까지 사셨다. 비교적 오래 사신 편이다. 외할아버지만 요절하셨다. 아버지는 여든 여덟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아흔 하나이신데 아직 계신다. 우리 보모님 세대에서 여든을 넘기는 것은 보통이다.

우리 세대는 최소한 아흔일 것이다. 아마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도 아흔까지는 살 것이다. 우리 자식 세대는 백 살이 기본이 될지 모른다. 사람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영양이 점점 좋아지고 의학 기술이 점점 발달하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60년을 살고 있다. 생각하면 무척 긴 세월이다. 태어나서 자라고 어른이 되어 가정을 이루고 또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이 자라고... 그밖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생각하면 몇몇 가지 생각나기도 하지만, 과연 거기에 예순 해라는 햇수가 필요했을까?

생각나는 나날들보다 생각나지 않는 나날들이 훨씬 더 많다. 그 생각나지 않는 날들에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먹고 자고 일하고 즐거워하고 속상해 했을 것이다.

이런 똑같은 생활을 하면서 사람이 그렇게 오래 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지구의 자원을 갉아먹으면서 지나치게 오래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일 매일의 생활이 변함없고 무료한 사람일수록 그런 생각이 더 들 것이다. 그렇다고 죽기는 두려우니 지금 죽을 수도 없다. 그저 다시 지구의 자원을 축내면서 목숨을 이어나간다. 하루하루 같은 일을 되풀이하면서...

요즘은 의학 발달로 사람의 목숨이 더 질겨져서 오히려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은퇴한 지 수십 해 동안 돈벌이 없이 살아야 하니, 이를 감당할 사회의 비용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회적 생명이 이미 끝났을 뿐 아니라 생물학적인 생명도 사실상 끝난 상태로, 뇌나 심장이 살아있다는 까닭으로 의미 없는 삶을 연장하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노인 개개인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도 노화 방지를 위한 연구는 계속되는데, 그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일인지 모르겠다. 할 수 있는 일도 없이 제 한 몸 가누지도 못하고 남에게 의지해가면서 백 살을 살면, 그 노인은 행복하고 그 사회는 건강할까? 노화 방지 연구, 장수 비결 연구보다는 오히려 불치병 치료 연구에 더 힘을 기울이고 사회 복지 확충에 애를 쓰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어쨌든 나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 서른 해는 더 살 것이다.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 동안 나는 무슨 뜻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 같은 삶의 되풀이라면 그저 목숨 부지밖에 안 될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대단히 특별한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그렇다고 죽기도 두려우니 정말 불교 가르침처럼(원래는 힌두교 가르침이란다.) 생명이 돌고 돈다면 이쯤에서 그만 돌아가시고 다른 생명을 얻어 새로운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

아마 지렁이? 딱정벌레? 개미핥기로?

그러나 이 또한 부질없는 생각이다. 죽기 싫어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에 공통된 것이니,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단지 사회 분위기가 특별히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부추기지 않고 적당히 살다 가는 데서 만족을 느끼도록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인간의 탐욕도 조금은 줄어들고 사회 갈등도 조금은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 [알림] 한글문화연대 비영리민간단체 체험 참가자 모집(~4/14)

한글문화연대는 우리말과 한글을 보호하고 가꾸는 일에 앞장서는 시민단체입니다. 단순히 “우리 것이라서 좋은 것이야” 라는 생각을 넘어서 “국어는 인권”이라는 가치를 운동의 핵심으로 삼아 공공언어 감시 활동, 학술 활동, 우리말과 한글문화 활등을 다양하게 펼쳐왔습니다. 특히 한글날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국민운동을 이끌어 마침내 결실을 맺었습니다.

한글문화연대의 가치와 활동을 바탕으로 꿈과 열정을 펼칠 인턴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위 그림을 누르거나 한글문화연대 누리집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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