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68
2014년 4월 18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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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내리비치]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아침 인사말 풍경_성기지 학술위원
   ◆  [우리나라 좋은 나라] 하얀 목련이 질 때는_김영명 공동대표

* '내리비치'는 한글문화연대가 '차례'를 갈음하여 부르는 말입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부름말 22. 아주머니

'아주머니'라는 말도 지금은 남남끼리에서 결혼한 여자를 부르는 말로 쓰이고 있지만, 본디는 친척 가운데 부모와 같은 항렬의 여자를 부르는 말이었다. 또는 같은 항렬의 형뻘이 되는 남자의 아내를 이르는 말로도 쓰였다. 곧, 형수를 아주머니라 부를 수 있다.
손아래 처남의 아내는 처남댁이라고 부르지만, 손위 처남의 아내에게는 아주머니라 부른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아침 인사말 풍경_성기지 학술위원

출근 시간이 10분이나 지나서야 김대리가 생글거리며 들어온다.

“좋은 하루 되세요.”

화를 참고 있던 부장에겐 생글거리는 미소도 얄밉고 인사말도 거슬린다.

“좋은 하루가 되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그렇다. 이 표현은 우리 사회에 이미 널리 퍼져서 굳어져 있는 인사말이긴 하지만, 우리 말법에 맞지 않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곧 ‘되세요’라는 부분이 문제인데, ‘되다’라는 낱말은 본디 “부장님이 너그러운 사람이 되다.” 따위로 쓰이는 것이 자연스러운 예이다. 여기서 ‘부장님’과 ‘너그러운 사람’은 결국 같은 격이다. 그런데 부장에게 좋은 하루가 되라는 것은 사람을 ‘좋은 하루’와 같은 격으로 본다는 것이니 크게 잘못이다. 이 인사말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 또는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로 고쳐야 한다.
난데없는 말 트집에 무안을 당한 김대리. 그러나 끝난 게 아니다. 부장은 단단히 벼르고 있었나 보다.

“도대체 오늘은 왜 지각한 거야?”
“차가 막혀서요….”
“차가 막혀? 이건 또 무슨 말이야?”

기왕에 말 트집을 잡기로 작정한 부장이 쉴 틈 없이 몰아붙인다.
‘막히다’는 말은 ‘길이 막히다’라는 경우에나 쓸 수 있는 것이지, 차가 막힐 수는 없다. 차들은 막히는 게 아니라, 너무 많아서 ‘밀리는’ 것이다. 이렇게 자꾸 차들이 밀리게 되면 나중에는 길이 막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차가 막히다’라는 말은 ‘차들이 밀리다’로 고쳐 쓰거나, 상황이 더욱 심각하면 ‘길이 막히다’라고 표현해야 한다.
입이 한 자나 튀어나온 김대리가 툴툴거리며 책상 정리를 시작하자, 옆에 있던 이과장이 짐짓 위로하는 척하며 약을 올린다.

“김대리, 삐졌어요? 그냥 한 수 배웠다 생각하고….”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가엾은 이과장이 그 희생양을 자청한다.

“삐지다니오? 내가 무를 삐졌나요, 감자를 삐졌나요?”

흔히 무엇인가에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질 때에, ‘삐졌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삐지다’라는 낱말은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히 잘라내다’라는 뜻이지, ‘토라지다’는 뜻이 아니다. 무엇인가에 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는 상태는 ‘삐치다’가 맞다. 곧 ‘삐지다’는 “멸치 국물을 우려낼 때에는 무를 삐져 넣으면 한층 맛이 난다.”와 같은 경우에 쓰이는 낱말이고, ‘삐치다’는 “작은 일에도 잘 삐치는 사람은 깊이 사귀기 어렵다.”와 같이 쓰이는 낱말이다.

괜히 거들었다가 말 트집의 공을 넘겨받은 이과장. 아침 내내 그는 잔뜩 삐쳐 있었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하얀 목련이 질 때는_김영명 공동대표

더럽다. 하얀 목련이 질 때는 더럽다. 보랏빛 목련이 질 때는 지저분하다. 청초하고 화려하며 우수에 깃든 아름다운 목련이 질 때, 누렇게 변한 꽃잎이 하나씩 둘씩 뚝뚝, 그리고 너저분하게 떨어진다. 그러나 불평하지 말자. 청초한 꽃봉오리도 목련이고 지저분한 꽃잎도 목련이다. 하나는 목련이고 다른 하나는 목련의 죽음이다? 아니다. 둘 다 목련이다. 목련을 사랑한다고 감히 말하는 사람이여, 그대는 이 둘을 다 같이 사랑해야 한다. 아니 꼭 그래야 하는 철칙은 없다. 다만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매미는 한여름 화려한 탈바꿈으로 우렁찬 울음을 울기 위해 7년 동안의 굼벵이 시절을 이겨낸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그러던가? 굼벵이한테 누가 물어봤나? 너는 화려한 매미의 우렁찬 울음을 울기 위해 그런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냐고. 아니다. 굼벵이는 그냥 굼벵이로서 7년을 살 뿐이다. 그러다가 붙잡혀서 아픈 사람 고치는 약으로 쓰이기도 하고, 굼벵이 구불 재주 있다는 속담을 탄생시키기도 한다. 그렇게 땅 속에서 7년을 살다가 죽을 때가 되어 그냥 죽기 심심하니 날개도 한 번 달아보고 울음도 울어서 짝짓기도 한 번 해 보고, 할 거 다 해보고 죽는다. 그리고 빈껍데기가 된다.

매미가 되기 위해 굼벵이 7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7년 동안 잘 살다가 한 여름 죽기 전에 잠깐 매미가 되는 것뿐이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굼벵이 권리 찾기 운동을 제안한다. 왜 잠깐 뿐인 매미에 눈에 팔려 진정한 본체이며 본 몸뚱이인 7년 세월의 굼벵이를 무시하는가? 굼벵이에 사죄하라, 사죄하라, 사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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