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52] 성기지 운영위원



이제 횟집에 가도 더 이상 사시미(さしみ)나 와사비(わさび) 같은 일본말은 듣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어느덧 생선회, 고추냉이가 더 자연스러워졌으며 일식집 차림표에도 그렇게 적힌다. 하지만 아직 물리치지 못한 일본말 찌꺼기가 있다. 바로 쓰키다시(つきだし)다. 횟집에 가면 주문한 생선회가 나오기 전에 여러 가지 먹거리를 내오는데 이것을 흔히 ‘쓰키다시’라 부르고 있다. 생선회를 마련하는 동안, 우선 배고픔을 면하라고 간단히 내주는 음식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그러나 ‘고추냉이’를 찾아내어 ‘와사비’를 없앴듯이 이 말 또한 우리말로 바꿀 수 있다.


우리말 사전을 살펴보면 ‘초(初)-다짐’이 있다. “정식으로 식사를 하기 전에 요기나 입가심으로 음식을 조금 먹음. 또는 그 음식.”(<표준국어대사전>), “끼닛밥이나 좋은 음식을 먹기 전에 간단한 음식을 조금 먹는 일.”(<우리말 큰사전>)이라 풀이해 놓았다. 그러니 ‘초다짐’은 ‘쓰키다시’를 물리칠 힘을 넉넉히 지니고 있다. 만일 초다짐만으로는 음식이라는 의미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여겨지면 ‘저녁거리’, ‘아침거리’라고 하듯이 ‘초다짐거리’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요즈음 일식집에 가보면, 주문한 생선회나 요리를 ‘먹기 전’만이 아니라 ‘먹는 중’에도 이른바 쓰키다시를 내주거나 요구하는 일이 많다. 만일 주문한 요리를 먹고 있는 중에 나오는 먹거리라면 초다짐은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된다. 그래서 몇몇 이들은 ‘쓰키다시’를 바꾸어 쓸 말로 ‘곁들이’를 내세우기도 한다. 본 음식에 곁들여 내 준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만든 낱말이다. ‘초다짐’이든 ‘곁들이’이든 ‘쓰키다시’를 물리치는 데에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 우리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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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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