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350] 성기지 운영위원



배가 불러 있는 며느리가 주방에 들어가려 하자, 시어머니가 만류하며 인자하게 타이른다. “홀몸도 아닌데 몸조심해라.”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만일 ‘임신 중이니 몸조심하라’는 뜻이라면, 낱말 선택이 잘못 되었다. ‘홀몸’은 ‘혼잣몸’ 곧 독신을 말한다. 말하자면, 배우자가 없는 사람을 홀몸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홀몸도 아닌데 몸조심하라’는 말은 ‘배우자가 있으니 몸조심하라’는, 전혀 엉뚱한 뜻이 되어 버린다. 임신 중인 며느리에게 이렇게 말할 시어머니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아기를 배지 않은 몸은 ‘홑몸’이라고 한다. 곧 딸린 사람이 없는 몸이 ‘홑몸’으로서, 배우자나 형제가 없는 홀몸과는 구별되는 말이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우리말로 닿소리, 홀소리라고 하는데, 모음을 ‘홀소리’라고 하는 것은 자기 혼잣몸으로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이 홀소리도 다른 홀소리가 딸려서 소리를 내는 것은 복모음 곧 겹홀소리라 하고, 딸린 홀소리 없이 단신으로 소리를 내는 것은 단모음 곧 ‘홑홀소리’라 한다. 이것이 ‘홀-’과 ‘홑-’의 차이이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살피면, 임신 중인 며느리가 주방에 들어가는 것을 만류할 때에는 “홑몸도 아니니 몸조심해라.” 하는 표현이 올바르다. 이제 뱃속에 손주가 딸려 있으니 홑몸이 아닌 것이다. 배우자가 없는 홀몸과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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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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