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보는 언어, 수어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7기 백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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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와 함께 2월 3일을 ‘한국수어의 날’로 지정하였다. 이로써 한국수어의 날은 한글날(10.9), 한글점자의 날(11.4)과 함께 언어 관련 법정 기념일이 되었다. ‘수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수어’는 16년 제정된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라 수화와 언어를 합친 공식 명칭이다. 기존의 ‘수화’가 의사소통이라는 의미가 강했다면, 수어는 언어라는 점을 더욱 명확히 한다. 

손으로 모양을 만들면 수어다?
수어가 익숙하지 않은 비장애인들은 수어를 접할 기회가 적다. 아마 학교 수련회에서 배우는 노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의 수어 동작, 뉴스 하단에 작게 나타나는 수어통역사의 영상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그래서 수어가 단순히 우리말을 손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는 맞으나 일부분 틀렸다고 볼 수 있다. 

한국어에도 언어적 요소와 비언어적 요소, 형태소, 단어가 있듯이 수어 또한 고유의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수어의 요소 또한 작게 나뉘는데, 그중 ‘수화소’는 언어의 가장 작은 단위인 음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수화소에는 먼저 비언어적 요소와 유사한 ‘비수지신호’가 있다. 비수지신호는 얼굴표정이나 몸짓 등을 이용한 것으로, 손을 사용하지 않지만 수어의 한 요소로서 수어의 의미 전달을 돕는다. 수화소 중 손을 사용하는 요소는 손의 모양이나 위치, 방향, 움직임에 따라 각각 수형, 수위, 수향, 수동이라고 불린다. 

손으로 한국어를 표현한 것이 수어다?
수어를 단순히 한국어의 표현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면 이러한 오해를 하기 쉽다. 하지만 수어는 한국어와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는 시각운동체계의 언어로, 단순히 한국어를 표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한국어를 표현하는 것은 ‘한글식 수화’인데, 한글식 수화와 한국수어는 그 체계나 사용 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가장 대표적으로 한글식 수화는 한글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기 때문에 한국어의 어순을 그대로 따르지만, 수어는 그렇지 않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한 줄로 쓰는 문자 언어와 달리 수어는 공간과 방향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를 활용하여 조사를 나타내기도 하고, 문장 성분을 배열하는 데 이용하기도 한다. 의문문을 쓸 때 사용하는 물음표(?)를 나타내기 위해서 수어는 비수지기호를 사용하는 반면, 한글식 수화는 ‘질문’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단어인지 의문문의 표현인지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수어는 한국어 그리고 한글식 수화와는 다른 특유의 체계와 특징을 사용한 경제적인 언어이다.

수어의 사용이 확대되고 대학교 등에서 교과과목으로 등록되기도 하면서, 수어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국가에서 수어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으며, 2021년에는 양질의 수어 교육을 위한 한국수어교원양성과정과 자격인증제도가 신설되기도 하였다. 또한 국립국어원은 한국수어사전을 통해 한국어와 수형으로 단어의 뜻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였다. (국립국어원 한국수어사전:http://sldict.korean.go.kr/)

이처럼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한국수어에 관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지 찾아볼 수 있다. 수어 등의 언어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는 이러한 상황은 더욱 다양한 언어문화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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