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35호
2013년 7월 4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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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 서울시 교육청은 초등 한자 교육 강화 계획을 당장 멈추라!

▲민중의 소리 김철수 기자_한글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한글단체와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뉴라이트학부모연합 등 학부모단체를 포함한 총 36개 단체는 3일 오전 10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의 초등학교 한자교육 강화 계획은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고 국어교육을 망치는 짓이라며 그만 둘 것을 촉구했다.
서울시 교육청은 초등 한자 교육 강화 계획을 당장 멈추라!

한글문화연대는 2013년 7월 3일 수요일 오전 10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학글학회 등의 한글 단체와 뉴라이트 학부모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회 등의 학부모 단체와 함께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사교육을 부추기는 초등학교 한자 교육 강화 방침을 당장 거두라"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더보기(자세한 내용, 성명서 등)

  ◆ 한자 이전에 국어 낱말 교육부터 살피자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초등학교 한자 교육 강화를 들고 나왔다. 문 교육감은 예전부터 한자 혼용에 강하게 동조해왔다. 한글로만 적는 신문과 인터넷에서 아무런 혼란도 겪지 않는 일반인들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라 걱정이다.

초등학교에서 한자 교육 강화 정책을 펴는 순간 두 가지 결과는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는 암기 평가 위주의 공부 부담을 얹어 아이들을 더 지치게 만들고, 다른 하나는 영어 교육 사례에서 보듯 학교에서 한자를 강조하는 순간 사교육이 번성한다는 점이다.

한자 교육 요구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 등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한자 혼용'이다. 한자어 낱말은 오로지 한자로 표기해야만 뜻을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니 한자 교육 주장이 뒤따른다. 다른 하나는 교과서에 나오는 한자어 낱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자 공부가 필요하다는 관점이다. 학부모나 교사 가운데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서울시교육감의 계획은 사실상 '한자 혼용'에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명분은 '한자어 낱말의 이해'로 포장되어 있다. 신문 기사 제목조차 읽기 어려웠던 이삼십년 전으로 문자 표기를 되돌리자는 호들갑에 학부모는 불안하고 사교육은 춤을 춘다. 한자 교육 주장에서 그나마 취할 것은 한자로 구성된 추상적인 개념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치면 좋겠냐는 건강한 고민이다. 가능하지도 않은 국한문 혼용이니 한자 병기니 하는 표기의 문제가 아니라 낱말 교육의 문제다.

초등교사들은 교육과정에서 너무 많은 지식 전달을 요구해 개념을 제대로 이해시킬 여유가 없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다. 어려운 한자어를 너무 많이 싣고 있는 교과서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초등 교육에서 낱말은 어떻게 선택하고, 초등과 중등·대학 교육에서는 어찌 달리 가르쳐야 하며, 실제는 어떤지 먼저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단순 대응 논리는 부작용만 부른다. 설마 초등학교 2학년에 나오는 '배려'의 뜻을 가르치자고 어른들은 쓸 줄도 모르는 한자를 가르쳐야 한단 말인가?

어원 지식이 없더라도 말의 뜻은 맥락을 통해 이해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너머로 더 나아가기 위해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영어가 우리 문화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상황에서 한자어건 토박이말이건 낱말의 올바른 교육 방법을 세워 국어 생활을 풍부하게 가꿔야 한다는 큰 과제를 먼저 생각하자.

이 글은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가 쓴 글로 조선일보 2013년 7월 4일 신문에 실렸습니다.
▶▶보러가기(조선일보 누리집-발언대)

  ◆ [우리말 이야기]말글 규범은 왜 필요한가?

말글 규범은 왜 필요한가?
- 성기지 지음 『아, 그 말이 그렇구나!』(2004, 디지털싸이버), 58~60쪽

약속에 늦어 서두를 때 빨간 신호등 앞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차라리 ‘신호등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신호등이 없다면? 물론 걷는 이들은 횡단보도조차 마음놓고 건너다닐 수 없게 되지만, 차를 모는 이들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우선 덩치가 큰 차들이 제멋대로 길 위를 누빌 터이고, 다음에 운전 솜씨가 뛰어난 운전자들만이 겨우 제 시간에 맞춰 옮겨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이 약하고 겁이 많은, 대다수의 작은 차를 탄 운전자들은 자칫하면 길 위에 고립될지도 모른다. 시내 지리에 어두운 다른 지방 사람들이나 외국인들은 아예 차를 몰고 길에 나설 엄두를 못 내리라. 운전자들에게도 사회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질서와 규범이 필요하다. 그래서 신호등은 필요하며, 도로교통법도 필요한 것이다.

말살이에서는 어떤가? 말을 할 때, ‘그건 잘못 된 말이야’ 하는 지적을 받으면 짜증이 난다. 누구나 ‘빳데리’라고 하는데, 왜 굳이 ‘배터리’로 어색하게 말해야 하지? ‘나는 새도 떨어뜨리다’보다는 ‘날으는 새도 떨어뜨리다’가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수십 년 동안 써 온 말이 어느 날 틀렸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 걸 아무렇지도 않게 수긍하며 받아들이기란 어렵다. 그러나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망설이지 말고 바로잡아 써야 한다. 말은 개인이 구사하지만 개인의 것이 아니며, 누구나 말할 권리는 있지만 올바르게 말할 의무도 있다.

말은 소리로 전해져 이내 허공에 흩어지고 말지만, 그 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 말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고유 문화의 산물이며 후손 세세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문화 유산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문화 유산을 지키고 가꾸지 않으면 후손에게 물려주려야 줄 수 없다. 주 시경 선생은 백여 년 전에,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린다’고 하셨다. 말의 규범을 무시하는 것은 나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과 한가지다. 그래서 우리말의 질서를 ‘표준어 규정’으로 정해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글살이에서는 또한 어떠할까? 글자를 적는 규범에 이르러서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아직 우리 국민들은 한글 철자법을 어려워하고 있다. 나라 안의 거의 모든 신문사들은 띄어쓰기를 무시한 채 신문을 찍어내고 있다. 왜 그럴까? 그것은 지금의 기성 세대가 학교 교육을 통하여 ‘한글 맞춤법’을 익힌 첫 세대이며, 이 짧은 연륜이 오랜 한자 문화의 굴레에서 말글살이의 홀로서기를 힘들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한자 섞어 쓰기 주장이 힘을 얻고 있으며, 요즘에는 영어 공용어 주장까지 세계화의 큰 물줄기를 타고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한글 맞춤법을 들먹이는 자체가 시대 발전에 뒤진 국수주의자 취급을 당하는 판이다.

그러나 글자를 올바로 적는 규범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글이 만들어져 나라글자로 공포된 지가 오백오십칠 년이 넘었다. 그러나 천년을 넘게 써 온 중국글자(한자)의 멍에를 벗어버리지 못하여 한글 적는 규범(‘한글 맞춤법’)을 마련한 지는 이제 겨우 칠십 년이 되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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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침]6월 알음알음 강좌

2013년 6월 28일 금요일에 '왜 정약용은 세종의 한글 르네상스를 온몸으로 거부했을까'라는 주제로 한글문화연대 6월 알음알음 강좌를 열었습니다.
강의해주신 김슬옹 교수께서는 세종의 한글 르네상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 조선의 최대 비극이고 실학자가 한글을 무시한 것은 실학자로서의 직무유기라고 하시면서 한글은 단지 민족주의 차원의 문자를 넘어 지식과 소통의 문자이므로 정약용이 한글을 쓰지 않은 것은 신분제 모순과 인간 차별에 대한 인식을 문자와 소통의 문제로는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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