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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카페에 가려면 영어 잘해야 하나요? - 김민서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1. 9. 1.

카페에 가려면 영어 잘해야 하나요?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민서 기자

alstj2069@naver.com

 

최근 분위기가 좋은 카페들, 소위 말해 인스타 감성을 지닌 카페들이 누리소통망(SNS)에서 감성 카페라고 불리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스콘, 크로플 등 새롭게 등장한 디저트들까지 유행하면서 많은 디저트 카페가 생겨났다. 감성 카페가 유행하고 줄까지 서야 하는 유명한 곳이 되자, 많은 카페가 인스타그램 상에서 인기를 끈 카페들을 따라 감성이라는 명목으로 음료와 음식 이름을 모두 영어로 적고 있다.

 

인스타그램 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는 가게에서 판매하는 모든 음료 및 음식 이름 대부분을 영어로 표기하고 있다. 매장에서 한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쪽파가 옆에 놓여 있던 스콘의 이름은 ‘spring onion home made scones’였다. 해당 메뉴는 쪽파크림치즈스콘이라고 불리고 있었지만, 매장 내 어디에도 그러한 한글 표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한 후에야 메뉴의 한글 이름을 알 수 있었다. 포장 시 제공되는 음식 보관 방법 설명서 또한 영어로만 표기되어 있다.

 

한글은 카페 유의 사항 정도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매장 이용 시 11음료 주문 부탁드립니다.’, ‘상업용 촬영이 금지됩니다.’와 같은 안내는 한글로 써두었다. 그러나 노트북 금지, 애견 동반 금지와 같은 사항은 ‘No laptop’, ‘No pet.’으로 쓰여 있었다. 이쯤에서 이 가게는 맥도날드’, ‘랜디스 도넛과 같은 외국 브랜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카페 우리나라 카페이다.

 

논란이 된 가게의 ‘배달의 민족’ 후기란

지난 2월에는 국내 배달 앱에서 영어로 된 메뉴를 한글로 표기해달라는 고객의 요청에 가게 측이 남긴 답변으로 논란이 된 카페도 있었다. 해당 가게에서 판매되는 음식들은 모두 영어로 표기되어 있었고 이에 고객은 사장님 메뉴를 한국말로 해주세요라고 요청했다. 가게 측은 떡볶이 파는 집에서 ‘ddeokbokki’라고 써놓으면 이상하잖아요”, “발라먹는 아침 겸 점심 접시라고 써야 하나요?”라며 비꼬는 태도를 보였다. 고객은 ‘Peanut Butter Jelly Sandwich’와 같은 메뉴명을 단지 피넛버터샌드위치처럼 한글 표기도 함께 해달라는 것을 요청했을 뿐이다. 메뉴 설명이 따로 적혀있기는 했지만 다이어터는 클릭금지’. ‘식혀 먹어야 더 맛있다와 같은 설명이었다. 인터넷 상에서 많은 누리꾼에게 비난받자 해당 가게는 결국 사과문을 게시했다.

 

감성카페들이 젊은 층이 주 소비자층으로 삼고 있다고 해도 소비자에게 좀 더 친절할 수는 없었을까? 한글이 사라진 메뉴판이 과연 감성적이고 예뻐 보인다고 할 수 있을까? 메뉴 이름을 영어로만 표기하는 것은 오롯이 가게 사장들의 마음이다. 그러나 한글이 보이지 않을수록 감성이 살아나고 영어가 감성이 된다고 생각하는 문화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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