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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한국어 교육 열풍의 현주소 - 윤영우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1. 9. 1.

한국어 교육 열풍의 현주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윤영우 기자
brume98@naver.com

 

 

 언어에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의 사고체계와 그들이 살아온 환경이 축적되어있다. 따라서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의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외국에서 한국어 교육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 또한 최근 한류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내며 한국 문화 자체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드라마 속 농담들에 따라 웃고 싶어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한국어를 배운다.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39개국, 1,669개 초중고교에 한국어 반이 개설돼 15만 9864명이 수업을 들었다. 이는 2019년보다 9개국, 1만4555명이 늘어난 수치이다. 인도에서는 작년 7월에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다. 베트남은 2016년에 시범 교육을 시작하여 작년에 제2외국어로 승인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제1외국어로 채택하였다. 미국, 일본, 호주 등 일부 국가는 한국어를 대학 입시 과목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12곳이며,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한 것은 베트남이 처음이다. 베트남에서 제1외국어로 채택한다는 것은 전국 어디서든 초등학교 3학년 정규과정부터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베트남이 이처럼 강한 한국어 교육열을 보이는 것은 한류와 더불어 최근 베트남에서 한국계 기업들이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 대학교가 2019-20학년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외국어 수업 등록 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어 등록 학생 수가 총 901명으로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세종학당재단은 이러한 해외 한국어 교육을 정부차원에서 담당하고 지원하는 기관이다. 세종학당재단은 전 세계에 세종학당을 설치하여 한국어 전문교원을 양성하고 파견하고 있으며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화 교실 또한 제공한다. 세종학당재단 누리집에 따르면 2007년 3개국 13개소였던 세종학당은 2019년 60개국 180개소, 2020년에는 76개국 213개소, 2021년에는 82개국 234개소로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하였다. 하지만 해외 교육생들과 교육자들은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 한국어 수요에 비해 교사공급이 부족하고 교수법이 체계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국어 교육이 가장 발달해 있는 국가인 베트남에서도 제1외국어로 채택된 것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한국어 강사에 대한 처우는 국내에서도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다. 작년 한글날에도 한국어교원들이 처우 개선에 대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어교원은 국어기본법에 그 자격요건과 기준을 명시하고 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심사를 통해 자격증을 발급한다. 하지만 시위 참여자들에 따르면 이들의 절대다수는 대학의 한국어 교육기관에서 일하면서도 국내 ‘교육과정’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어 교원들은 대부분 비정규직 강사로 고용 불안, 낮은 보수, 4대 보험이나 퇴직금을 제대로 적용받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한다. 교원들의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어 교육의 질적 성장은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한국어 교육 인기 추세에 맞춰 교육부가 한국어 교육 지원에  전년의 2배 수준인 236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전적 지원과 더불어 교육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한 교육의 질이 향상되기를 기대해본다. 한국어 교육 열풍이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키워줄 것이라고 기대하는 만큼 한국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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