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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외국인과 한국어로 소통하는 봉사활동, 경희대학교 ‘한국어 도우미’ 제도 - 김미르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1. 13.

외국인과 한국어로 소통하는 봉사활동, 경희대학교 한국어 도우미제도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8기 김미르 기자

jjs1550@khu.ac.kr

 

경희대학교에는 한국어 도우미 제도가 있다. 경희대학교 재학생과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한국어 과정 외국인 수강생을 연결하여 외국인 학생이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한국어 도우미는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를 비롯한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는 친구이자 선생님의 역할을 한다. 경희대학교 재학생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 제도이다. 기자가 2021년도 상반기에 활동한 한국어 도우미 경험을 바탕으로 경희대학교 한국어 도우미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199110월 국제교류위원회의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한국어 과정이 개설되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 학생을 만나 실질적인 회화 중심의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열망했다. 이에 한국어 과정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를 선발하여 1:1 한국어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주선했는데, 이것이 현재 도우미 활동의 기원이다. 그 후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생이 크게 늘면서 도우미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였고, 이에 매 학기 도우미 모집과 도우미 활동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정례화되었다.

 

한국어 도우미의 원칙은 학교 근처에서 외국인 학생과 직접 만나는 것이다. 직접 만나서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고 한국 문화를 소개한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어 과정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한국어 도우미와 외국인 학생의 만남도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직접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거리와 시간의 제한 없이 누리소통망으로 자유롭게 소통하고 서로의 관심사를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눈다.

 

기자는 일본인 수강생 사키야마 나미 씨와 마스노 치아키 씨를 대상으로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한국어 도우미 활동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두 분 모두 일본에 있어, 누리소통망을 이용해 소통했다. 나미 씨는 한국의 음악과 드라마, 문학에 관심이 많아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 가수 동방신기를 좋아했으며 지금은 가수 방탄소년단(BTS)’의 팬이다. 케이팝 사랑은 한국어 사랑으로 번져나갔다. 치아키 씨는 2017년도에 서울 여행을 했는데 한국의 음식과 거리의 분위기 등 한국 문화에 반하여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평일 낮에는 직장을 다녀서 퇴근 후 저녁이나 주말에 한국어 공부를 한다고 한다. 직장 생활과 병행하며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학생들에게 모범과 자극이 될 만하다.

 

▲ 나미 씨 ( 왼쪽 ),  치아키 씨 ( 오른쪽 ) 와의 대화 내용

 

거의 두 달 동안 서로의 취미, 음식, 회사 생활, 학교생활 등 다양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나미 씨는 한국 음식을 좋아하여 일본에서 김치를 구매해서 먹고 한국요리를 만드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나 또한 요리를 즐기기에 공감되는 점이 많았다. 치아키 씨는 한국 고깃집을 좋아한다고 하여 내가 평소에 알고 있던 맛집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렇게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일본이라는 나라에 가지고 있던 편견 또는 선입견을 고칠 수 있었고,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과 한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한국어 도우미로 활동하면서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어떤 부분이 어려운지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나미 씨는 한국어 모음 발음의 차이를 어려워했다. 일본어 모음에서는 둘 다 [o]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입 모양을 예를 들어 설명했는데, ‘는 입안에 계란을 머금은 듯이 입을 벌리고, ‘는 휘파람을 불 듯이 입술을 내밀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주어+목적어+동사의 동일한 어순을 사용하기에 학습하기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해였음을 알게 되었다. 일본어에서는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한자와 섞어서 사용하여 띄어쓰기가 필요 없으며 세로쓰기가 익숙한 문화이기 때문이다. 한국어와 관련해서 설명하기 애매하거나 어려운 부분을 자료조사를 통해 공부하며 외국인 학생에게 알려줬는데, 이 과정에서 내가 몰랐던 한국어 지식을 얻게 되었다. 외국인 학생의 한국어 공부를 도와주며 나도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게 된 것이다.

 

▲  유튜브  ‘KHU IIE’  한국어도우미 우수 사례

 

사실 학교생활을 하면서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특히 외국인 친구와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은 특별하다. 더불어 먼 나라에 내 친구가 살고 있다는 사실은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한국어 도우미로 활동하면 국제교육원의 외국어 강좌 할인 혜택(30%)과 봉사 시간 32시간, 봉사 경력 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 교환학생을 지원할 때 소정의 가산점도 부여된다. 한국어에 관심이 많고 재밌는 한국 문화를 외국인 학생에게 소개하고 싶은 경희대학교 재학생이라면 꼭 한번 참여해 보길 추천한다.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누리집에 들어가면 매 학기마다 모집하는 한국어 도우미를 신청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뿐만 아니라 여러 대학교에서도 한국어 도우미 제도가 생겨, 한국 대학생들이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어를 알려주고 한국 문화를 소개할 기회를 얻길 기대한다.

 

▲ 경희대학교 국제교육원 누리집- 한국어 도우미 신청 게시판 (https://iie.khu.ac.kr/bbs/board.php?bo_table=helper_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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