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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일본에 부는 신(新)한류의 바람 - 이연수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22. 6. 24.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9기 이연수 기자
dldustn2001@naver.com

 

 일본에서 온 한 유학생이 ‘한국 사람 닮았다’, ‘한국인 같아’라는 말이 일본의 10-20대에게 칭찬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5월 기준 인스타그램에서 ‘강코쿳포(韓国っぽ·한국스러움)’라는 해시태그가 17만 5,000회 이상 사용됐다. 이는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의 현상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 증대와 더불어 수요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제4차 한류’라고 부른다. 

일본의 한류를 되짚어 보자. 2000년대 초반 배우 배용준의 ‘겨울연가’를 한류의 시초로 볼 수 있다. 배용준을 ‘욘사마’로 칭하며 열광한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1차 한류가 형성됐다. 2000년대 후반에는 일본 한류의 세대가 중년에서 청년으로 옮겨갔다. 10~20대가 카라, 소녀시대, 빅뱅 등 한국 아이돌에게 호응하여 한국 가수들이 ‘도쿄돔 매진’ 기록을 세우게 된다. 2010년대 초반에는 한류가 주춤하다가 중후반에는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같은 아이돌과 한국 드라마(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중심으로 부활한다. 

‘제4차 한류’는 2020년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됐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본에서도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기가 높아졌고 동시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가 큰 관심을 받았다. 그렇게 4차 한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해 콘텐츠, 패션,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그 양상을 보인다. 

 

플릭스패트롤 누리집에서 갈무리(2022년 5월)

일본 넷플릭스 순위 상위권 대부분을 한국 드라마가 차지하고 있다. 넷플릭스 세계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일본의 넷플릭스 티비 프로그램 순위 10위 안에 한국 드라마 7개(사내맞선, 이태원 클라쓰, 그린마더스클럽, 내일, 사랑의 불시착, 우리들의 블루스, 나의 해방일지)가 포함되어 있다. 일본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은 어느새 당연한 일이 되었다. 

 

일본 신발 브랜드 에이비시(ABC) 마트 광고 사진

일본 신발 브랜드 에이비시(ABC)마트는 4월 뉴발란스 운동화 새 상품을 출시하면서 일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국에서 인기인 뉴발란스 MR530′이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 광고 포스터에도 역시 ‘#데일리룩 #530코디 #좋아요’라는 한글 해시태그를 사용했고, 광고 영상에서는 일본 인기 그룹 에이케이비48(AKB48)의 멤버 치바 에리이가 “요즘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로퍼가 아니라 (한국처럼) 스니커즈로 코디하는 아이들이 많다”며 “이 신발을 신으면 단번에 한국스러운 느낌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4차 한류는 이전 미디어 중심 한류와는 다르게 패션까지 다방면으로 번지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케이팝(K-POP)은 일본에서 꾸준히 한류를 주도한 대표적인 한국 문화다. 최근에는 한국을 넘어 미국 빌보드까지 진출한 방탄소년단, 2019년 한국 걸그룹 최초로 돔 투어를 진행한 트와이스, 그리고 한일 합작 걸그룹 니쥬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에 진출한 일본 출신 아이돌도 눈에 띄게 늘었다. 2015년 트와이스로 데뷔한 일본인 구성원 사나, 모모, 미나 이후 트레저, 케플러 등 일본인 구성원이 포함된 그룹이 많아졌다. 특히 2018년에는 아예 일본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걸그룹 구성원을 선발하는 경연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이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일본에는 가위바위보도 이겨야 한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말이다. 독도 문제, 일제강점기 등 역사적 사실을 중심으로 양국 사이에는 늘 긴장감이 존재했다. 한국과 일본에선 각각 일본 불매 운동, 혐한의 정서가 번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치적 긴장감과는 별개로 일본에는 시기별로 한류 현상이 꾸준히 있었다. 높은 문화의 힘이 정치적 긴장감마저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금 일본에 불고 있는 ‘제4차 한류 열풍’도 양국이 지속해서 우호적 관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힘을 발휘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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