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원에서 12,000원으로… 사라지는 한양대학교 학생의 식사 공간
조서현 기자 s3ohyuncho@gmail.com
생활과학대학 식당 ‘고급 뷔페’로 개편
학생식당 강화는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학교에서 밥 한 끼 먹기가 점점 어려워져요.”
한양대학교 교내 식당이 2026년 새 학기를 맞아 잇따라 모습을 바꾸면서 나온 말이다.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던 학생복지관 1층에는 이제 스타벅스와 맘스터치 등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섰고, 노천극장에 있던 식당들은 문을 닫았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생활과학관 식당은 기존 6,500원에서 12,000원으로 가격을 올리고 ‘고급 뷔페’ 형태로 개편됐다. 이제 교내에서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은 사실상 학생식당 한 곳으로 좁아졌다.
생활과학관 식당의 변화는 특히 크다. 2025년까지 6,500원에 한 끼를 먹을 수 있어 학생들이 자주 찾았다. 올해 새롭게 문을 연 식당에는 한식과 양식 메뉴뿐 아니라 자율 라면, 달걀 프라이 구역이 마련됐고, 뷔페식으로 원하는 만큼 담을 수 있다. 식기와 음수대 등 시설도 깔끔하게 정비됐다.
문제는 가격이다. 6,500원이던 식사는 12,000원이 됐다. 학교 측은 이번 개편을 통해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점심시간에 발생했던 혼잡 문제를 줄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한대신문 보도에 따르면, 실제 개편 이후 생활과학대 식당의 하루 이용객은 약 800명에서 400명 수준으로 줄었다고 한다. 학교 입장에서는 생활과학관 내부의 혼잡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개편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긍정적인 반응은 주로 시설 개선과 자율 배식 체계에 대한 것이었다. 원하는 만큼 음식을 담고 라면과 달걀 프라이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식사는 분명 새로운 수요를 충족한다. 한양대 졸업생인 ㄱ씨는 “제가 졸업하고 나니 생겨서 아쉬워요.”라며, “제가 다닐 때 있었으면 배고플 때 가끔 이용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반면 12,000원이라는 가격은 매일 이용하기에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양대 재학생인 ㄴ씨는 “가격이 거의 두 배로 뛰니까 생과대(생활과학대학) 식당은 한 번 가고 다시 가본 적이 없어요.”라고 밝혔다.
학교가 생활과학관 식당 개편에 대한 대안을 내놓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학생식당은 가격을 4,000원대로 유지하면서 메뉴와 음식의 질을 개선했고, 6,000원대 샐러드바도 마련했다. 한대신문 보도에 따르면, ‘천원의 아침밥’은 연중 운영으로 확대됐으며 준비 물량도 500인분에서 실질적으로 700~800인분까지 늘었다고 한다. 그 결과 학생식당 이용객은 재작년 하루 약 2,000명에서 현재 3,500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학생식당의 역할이 커진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이 학생식당 한 곳으로 집중되면서 학생들의 선택지가 오히려 좁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업 동선에 맞춰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는 41만 1356㎡에 이르는 넓은 부지 위에 있다. 건물 사이가 먼 경우 20분가량 이동해야 하기도 한다. 경영관에서 수업을 들은 학생이 다음 수업 역시 경영관에서 듣는 상황을 가정해 보자. 학생식당이 있는 학생복지관까지 이동하려면 카카오맵 최적 도보 경로 기준 왕복 24분이 걸린다. 수업과 수업 사이에 짧게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학생에게는 적지 않은 시간이다.
지난해까지 학생들은 학교 곳곳의 식당을 상황에 맞게 골라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생활과학관 식당은 12,000원을 내야 하고, 노천극장 식당은 사라졌다. 학생복지관 1층의 식당들도 학생을 위한 저렴한 학식이라기보다 일반 상권에서 볼 법한 프랜차이즈 중심으로 바뀌었다. 한양대 재학생인 ㄷ씨는 “가격 따졌을 때 왕십리 가서 먹거나 배달시켜 먹는 게 더 나아서 학식을 안 먹게 돼요.”라고 처지를 밝혔다.
학교는 학생식당과 생활과학관 식당의 역할을 나눠 다양한 수요를 함께 충족시키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앞으로 하루 세 끼를 만 원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만 원의 하루’ 등 새로운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수업이 끝난 뒤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이 들어가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일 것이다. 교내 식당이 고급화되고 프랜차이즈화되는 동안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식사 공간은 하나둘 줄어들고 있다. 학생식당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이 변화를 모두 보완할 수 있을까. 한양대의 식당 개편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뿐 아니라 ‘학생이 어디에서, 어떤 가격으로 밥을 먹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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