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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우리 나라 좋은 나라(김영명)

교인들이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다고?

by 한글문화연대 2015. 3. 19.

[우리 나라 좋은 나라-56] 김영명 공동대표

 

교인들이 범죄를 더 많이 저지른다고?

 

종교를 믿는 사람과 안 믿는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도덕적일까? 어리석은 질문처럼 보인다. 아무리 종교가 타락하고 종교인이나 신자들이 종교의 참된 가르침을 거스르는 일이 많다고 하여도, 그래도 종교를 믿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금은 더 도덕적이거나 법을 지키는 선량한 시민이지 않을까?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발견된다. 다음 글을 보자. 조금 각색한 것이니 직접 인용은 아니다.

 

통계를 보면 형사 기소된 사람들 중 종교를 믿는 사람이 안 믿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다. 미국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들 중 불과 0.2%만이 무신론자이다. 미국에서 교회 출석률이 가장 높은 루이지애나 주는 살인 발생률이 미국 전체 평균의 2배에 달한다. 반면 교회 출석률이 낮은 버몬트 주나 오리건 주는 살인 발생률이 낮다. 일본은 신이 존재한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들의 비율이 인구의 10%밖에 안 된다. 그런데 살인 발생률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낮다. 노르웨이, 영국, 독일, 네덜란드도 마찬가지로 범죄 발생률이 낮다. 그 국민들 가운데 하느님의 존재를 믿는 사람은 1/3밖에 되지 않는다. 그에 비해 미국은 선진국들 중에서 종교인의 비율이 가장 높고 범죄 발생률 역시 가장 높다.(존 모리얼, 타마라 손 지음, <신자들도 모르는 종교에 관한 50가지 오해>, 319쪽).

 

한 사회의 범죄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는 신을 믿고 안 믿고 또는 교회를 다니고 안 다니고만이 아니라 수많은 종류의 요인들이 있을 것이다. 종족 구성, 빈곤 정도, 빈부 격차, 정치 갈등, 폭력을 정당화하는 문화 등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종교의 유무나 믿는 종교의 성격 또한 사회 갈등이나 범죄 발생에 영향을 주리라 생각된다.

 

무신론자들이 유신론자들보다 범죄율이 낮다는 사실은 일반인의 상식을 깨뜨리는 놀라운 발견이다. 한 가지 추정할 수 있는 원인은, 무신론자들은 무신론이라는 신념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웬만큼 배운 사람들일 터이고, 웬만큼 배운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낮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내가 그냥 추정한 것이지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근거를 찾으면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꼭 무신론의 신념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그냥 종교가 없는 무종교자들도 범죄 발생률이 낮다니 위 논리가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또 다른 고려 사항으로, 종교 자체의 성격이 범죄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유일신 신앙은 다른 종교나 문화에 대한 배타성과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고 폭력과 갈등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역사상 수많은 전쟁과 살육이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는 사실은 굳이 들먹일 필요가 없겠다.

 

요즘 종교나 종교인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는데, 이런 사실이 또 하나의 조그만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종교를 믿지 말까? 범죄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이 말을 듣고 불쾌해 할 사람들이 많을 터이니, 이 정도로 그만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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