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좋은 나라-54] 김영명 공동대표


돼지를 잡아먹은 뒤엔 도대체 뭘 하지?

 

욕심 많은 늑대가 있었다. 늑대의 머리 속에는 언제나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같은 숲 속에 사는 돼지 삼 형제를 잡아서 근사하게 요리하여 먹는 것이었다. 돼지들을 잡기 위해 늑대는 온갖 노력을 다 기울였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잘 때까지 하는 일이 돼지들을 잡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늑대는 숲 속에 함정을 파놓기도 하고 나무 뒤에 숨어 기회를 노리기도 하였다. 백발 할머니로 위장하여 돼지들의 집 문을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나 돼지 삼 형제는 늑대의 꾀를 알아차리고 도망을 쳤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운 좋게 늑대는 돼지 삼형제를 산 채로 잡을 수 있었다. 돼지들을 묶어놓고 늑대는 휘파람을 불면서 요리를 시작하였다. 파도 썰고 당근도 썰고 감자도 썰었다. 후추와 미원과 아지노모도도 준비하였다. 다시다도 빠질 수는 없었다. 조선 간장, 일본 간장, 해찬들 고추장도 준비했다.


물을 펄펄 끓였다. 군침을 다시면서 늑대가 돼지들을 가마솥에 넣으려고 하는 순간 늑대 아들이 이를 보고 물었다.
  “아빠 근데 내일부터는 뭐 하실 생각이세요?”
  (고 놈 기특하게 존댓말 잘하네.)
  늑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내일부터는 무슨 일을 하면서 살지?’
생각해 보니 막막했다.
어쩔 수 없이 늑대는 돼지 삼형제를 풀어주고 말았다. 그러고서는 땅을 치고 후회하였다.
‘내 일생일대의 숙제를 망치고 말았구나!’
내일부터 늑대는 또 돼지들을 쫓아다닐 것이다. 돼지는 못 먹었지만 보람찬 내일의 일이 생겼다.


이건 내가 만든 얘기가 아니다. 어느 책에서 보고 각색하여 옮긴 것이다. 어느 책인지 저자, 제목, 출판사, 연도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여 쓰기 싫은 점을 독자 여러분들이 양해해 주기 바란다. 학술 논문 쓰면서 가장 성가시고 쪼잔하여 하기 싫은 일이 그것인데, 이런 글에서마저 그런 재미없는 노동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 책의 저자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받아 쓴 것 뿐이니까 그것을 변명으로 삼겠다.


풍요로운 사회에서 오히려 인간은 희망과 보람을 잃고 행복해 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고 그 저자를 이런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책 제목은 “천국에서 인간은 행복할까?” 뭐 그런 비슷한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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