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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한글이 걸어온 길, 그 발자취를 더듬다-이소영 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2기

by 한글문화연대 2015. 4. 23.

한글이 걸어온 길, 그 발자취를 더듬다


이소영(한글문화연대 대학생기자단2기, lovely3137@daum.net)

 

봄기운이 완연했던 지난 3월 21일,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2기는 발대식을 마친 후 한글가온길 견학을 위해 광화문역으로 향했다. ‘가온’은 ‘중심’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한글가온길은 이름 그대로 한글과 관련된 여러 상징물들이 모여 한글 중심거리를 조성하고 있었다.

 

세종대왕, 한글을 창제하다

▲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세종대왕 동상, 앙부일구, 훈민정음 서문이 새겨진 대리석▲ (왼쪽, 위부터 차례대로) 세종대왕 동상, 앙부일구, 훈민정음 서문이 새겨진 대리석

▲ (왼쪽 사진) 세종대왕 동상 뒤에 늘어서 있는 열주 여섯 개. (오른쪽 사진) ‘서운관도’가 그려진 열주. 세종대왕이 천문과 기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왼쪽 사진) 세종대왕 동상 뒤에 늘어서 있는 열주 여섯 개. (오른쪽 사진) ‘서운관도’가 그려진 열주. 세종대왕이 천문과 기상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세종대왕 동상이었다. 동상 앞에는 당대 주요 발명품인 혼천의, 측우기, 앙부일구(해시계), 그리고 훈민정음 서문이 쓰인 대리석이 줄지어 있었다. 동상 뒤쪽에는 세종대왕의 주요 업적을 글과 그림으로 새긴 열주 여섯 개가 세워져 있었다. 우리는 동상을 바라보며 해설사가 들려주는 한글의 창제 목적, 구성 원리, 우수성에 대해 자세히 듣는 시간을 가졌다.

 

해설에 따르면, 한글은 다른 어떤 문자보다도 창제 목적이 분명한 것이 큰 특징이다. 당시 모든 글이 어려운 한자로 표기되어 있어 백성들이 글을 읽고 쓰기가 쉽지 않았고, 다른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도 한자보다 쉬운 글자가 필요했다. 성리학의 이론인 ‘삼극지의’에서 하늘, 땅, 인간을 이르는 ‘천지인’ 개념을, ‘이기지묘’에서 ‘음양’의 원리를 가져와 한글 자모음을 만들었다고 한다. 한글은 유일하게 역사를 가진 문자이고, 그만큼 한글이 우수하다는 것을 되새기면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야기로 풀어 보는 한글

▲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

▲ (왼쪽부터) 조선어연구회가 만든 ‘조선말 큰 사전’ 이야기, 중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쳤던 통역사 ‘주양우’의 이야기 등을 그림과 함께 실었다.▲ (왼쪽부터) 조선어연구회가 만든 ‘조선말 큰 사전’ 이야기, 중국인에게 한글을 가르쳤던 통역사 ‘주양우’의 이야기 등을 그림과 함께 실었다.

동상 근처에서 벗어나 ‘이야기를 잇는 한글가온길’이라는 큰 글씨가 박힌 곳에 다다랐다. 어린 아이들이나 외국인들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한글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을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게시해놓았다.

 

주시경, 한글이 빛을 보게 하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주시경 선생 상징 조형물, 한글회관 앞 주시경 선생 동상,‘한흰샘-마르지 않는 샘’ 조형물, 주시경 마당을 알리는 푯돌▲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주시경 선생 상징 조형물, 한글회관 앞 주시경 선생 동상,‘한흰샘-마르지 않는 샘’ 조형물, 주시경 마당을 알리는 푯돌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는 데에 이바지했다면, 주시경 선생은 한글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한글을 널리 퍼뜨리려 힘썼다. 독립신문 등에 글을 쓰기도 하고, 직접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주시경 상징 조형물에 적혀 있는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라는 그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생은 우리말을 지켜야 나라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훗날 그의 제자들이 모여 조선어학회를 결성하는데, 이는 오늘날의 한글학회이다.

 

한글학회가 우리 말글에 대해 연구 작업을 하는 곳이 한글회관이다. 한글회관 앞에는 주시경 선생의 동상이 있는데, 이 동상을 비롯하여 주시경 스승의 업적을 기리는 조형물들이 더 있었다. 주시경 마당에는 한글 연구에 크게 이바지한 주시경 선생의 공적과 더불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미국인 호머 헐버트에 대한 기록이 있다. 또한 주시경 선생의 옛 집터이자 지금은 ‘용비어천가’라는 이름의 건물 앞에 ‘마르지 않는 샘’ 조형물도 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길

▲ (왼쪽부터 차례대로) 한글가온길 곳곳에 숨어 있는 18개의 한글 숨바꼭질 작품들 중 ‘단말모눈’과 ‘윤동주 서시’, 그리고 자음 ‘ㅎ’으로 웃는 모습을 나타내는 조형물이 있다.▲ (왼쪽부터 차례대로) 한글가온길 곳곳에 숨어 있는 18개의 한글 숨바꼭질 작품들 중 ‘단말모눈’과 ‘윤동주 서시’, 그리고 자음 ‘ㅎ’으로 웃는 모습을 나타내는 조형물이 있다.

약 두 시간 반 동안 한글가온길을 걸어 다니면서, 이렇게 짧은 시간만 투자해도 한글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특히 한글의 자모음 모양을 본뜬 다양한 조형물들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주어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방문객이 한글을 쉽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많이 힘쓴 흔적이 보인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해서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한글가온길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한글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느끼는 동시에 한글의 소중함도 깨달을 것으로 기대된다.

▲ 한글가온길 안내 책자와 그 안에 그려져 있는 지도. 한글회관 건물 1층 왼쪽에 비치되어 있다.▲ 한글가온길 안내 책자와 그 안에 그려져 있는 지도. 한글회관 건물 1층 왼쪽에 비치되어 있다.

해설사와 함께 하는 한글가온길 관광이 궁금하다면, 서울시 문화관광 정보 누리집(http://www.visitseoul.net)에 들어가서 ‘명소·체험’ - ‘해설이 있는 도보관광’을 살펴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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