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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547

by 한글문화연대 2015. 12. 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547
2015년 12월 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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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차례]

   ◆ [우리말 이야기] 엉터리와 터무니-성기지 운영위원
   ◆ [대학생 기자단] 검정보단 블랙-김태희 대학생 기자

   ◆ 부산 사하구 사회복지공무원, 쉽고 바른 공공언어 사용에 힘쓰다.

  ◆ [우리말 이야기] 엉터리와 터무니-성기지 운영위원

‘엉터리’는 본디 “사물의 기초”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그래서 ‘엉터리없다’고 하면 어떤 일의 기초나 근거가 없다, 곧 이치에 맞지 않다는 뜻이 된다. 이 말을 응용하여 허황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가리켜서 ‘엉터리없는 사람’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엉터리없는 사람’을 그냥 ‘엉터리’라고 하는 것도 표준말로 인정하고 있다. 이것은 잘못 알려진 말이 널리 쓰이게 되니까 할 수 없이 표준으로 삼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엉터리’와 비슷한 말 가운데 ‘터무니’가 있다. ‘터무니’는 “터를 잡은 자취”를 뜻하는 말로서, “수십 년 만에 고향에 갔더니 우리 가족이 살던 터무니가 사라졌다.”고 쓸 수 있다. 이 말은 또, 정당한 근거나 이유를 나타내는 말로도 널리 쓰여 왔다. “변명을 하더라도 터무니가 있어야 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정당한 근거나 이유가 없을 때, ‘터무니없다’고 말한다. 다만 ‘엉터리있다’는 말이 없는 것처럼, ‘터무니있다’는 말은 쓰지 않는다.

‘엉터리없다’, ‘터무니없다’ 들처럼 ‘없다’가 붙어 쓰이는 말 가운데 ‘어처구니없다’는 말이 있는데, 이 또한 ‘어처구니있다’고 하지는 않는다. ‘어처구니’는 ‘상상 밖에 엄청나게 큰 물건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건설 장비 가운데, 큰 바위를 깨뜨리는 커다란 쇠망치를 어처구니라 한다. 이 말을 응용하여 ‘어처구니없다’고 하면, 하도 기가 막혀 어찌할 줄을 모른다는 뜻이 된다.

   ◆ [대학생 기자단]검정보단 블랙-김태희 대학생 기자

(*이 글은 2015년 11월 19일 연합뉴스 '검정보단 블랙? 20대, 영어라벨 옷을 더 비싸게 생각'이라는 기사를 읽고 쓴 글입니다.)
얼마전 연합뉴스 “'검정보단 블랙?' 20대, 영어 라벨 옷을 더 비싸게 생각”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내가 평소에 즐겨 입는 옷만 살펴봐도 기사에 나타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바지나 티셔츠 라벨은 외래어로 잠식되어 있었고, 외래어 한글 표기도 꽤나 많았지만 정작  순한글 표기가 된 라벨을 찾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았다.

여기서 문제점은 단순히 라벨이 외래어나 외래어 한글 표기로 된 것이 아니었다. 소비자 감성을 분석한 결과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외래어 영어 표기, 외래어 한글 표기, 순한글 표기가 된 라벨을 주고 각각에서 느껴지는 감성과 예상 가격을 답하도록 한 결과였는데, 외래어 영어 표기, 외래어 한글 표기, 순한글 표기 순으로 감성이 높았고 가격도 비쌌다.

연구진은 "소비자는 순한글보다 외래어를 선호하고 그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했으며 실제 출시된 의류에서도 순한글 표기는 거의 없었다"는 결론을 내놓았고, 충격적이었지만 사실 어느정도 예상이 가능한 결과였다. 왜냐하면 나도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기사를 보며 저번에 우연히 보게 된 유튜브의 한 동영상이 떠올랐다. <‘사장’은 낮고 ‘CEO’는 높나요? 한글과 영어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었는데, 이 영상에서 말을 하고 계신 분은 영어 강사이심에도 불구하고, 한글날 특집으로 이 영상을 올리신 거였다. 여기서 강사님은 영어가 한글보다 우월하게 느껴지는 일은 잘못된 것이라며, 문화 사대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하셨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관련된 기사를 읽고, 또 이 영상을 보고 나는 나의 사고 체계에 대해 성찰하게 되었으며, 앞으로는 우리말을 더욱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한 때의 유행어였던 ‘계피 말고 시나몬’, 혹은 ‘전설보다 레전드’라는 문구를 보며 더욱 많은 생각이 들었다.

   ◆ 부산 사하구 사회복지공무원, 쉽고 바른 공공언어 사용에 힘쓰다.

부산 사하구(구청장 이경훈) 공무원 100명이 쉽고 바른 공공언어 사용을 다짐하는 동영상을 제작한 후 유투브에 올려 우리말 사랑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3분40초 길이의 동영상 제작은 구청 내 동아리 ‘우리말살이’의 적극적인 주도로 이뤄지게 됐다. 이 동아리는 괴정2동 주민센터와 구청에서 복지업무를 맡고 있는 김은식(33) 최은선(31) 부부 공무원이 생각을 같이 하는 직원 20여명과 2013년 결성했다. 이 부부는 최근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주최 ‘제10회 공공복지정책 비전대회’에서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의 낯선 복지용어를 우리말로 제안해 보건복지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동아리 회원들은 그동안 정기적인 모임을 갖고 쉽고 바른 공공언어 사용 확산을 위한 생각을 나누었고 보다 많은 공무원들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 이번에 동영상까지 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100명으로부터 다짐 글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품었지만 인맥을 총동원해서 일일이 제작 의도를 설명했는데 의외로 직원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이어지면서 일주일 만에 100명을 모을 수 있었다.
‘위대한 언어 한글 어쩌면 너무 편해서 편하게 막 사용하고 있진 않으신지요. 위대하고 창조적인 바른 공공언어 쓰기, 저부터 시작 하겠습니다’ ‘구은경은 쉬운 말을 쓰는 공무원이 되겠습니다’ 등 100명의 공무원들은 자신이 적은 글을 들고 사진을 찍었고 이를 조합해 동영상으로 만들었다.
회원들은 이번 동영상 제작에 이어 토론 모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우리말 관련 행사에 적극 참가해 쉽고 바른 공공언어 사용 확산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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