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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우리말51

타제석기가 '뗀석기'로 바뀐 이유를 아시나요? - 2021.10.05 지난 1일 열린 '토박이말 살리는 수 찾기' 토론회에서 일으킴 말씀(발제)을 한 최무영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우리말에 대한 자학적 비하 풍토를 비판했다. 한글문화연대와 (사)토박이말바라기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바실리오홀에서 열렸다. (중략) 이날 토론을 마친 발표자들은 한글 문화연대 이건범 대표의 사회로 '묻고 갚기'(종합 토론)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도 각 학술 영역에서의 일본식 한자말, 영어 사용 등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이 대표는 다음과 같은 실행 계획으로 정리했다. "해방기에 '우리말도로찾기'를 하다가 63년경에 확 바뀌어서 '일본말 도로찾기'로 퇴행했습니다. 이때 우리말 문법 중 '이름씨'가 '명사'로, '움직씨'는 '동사'로 .. 2021. 10. 5.
어리눅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359] 성기지 운영위원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벌써 열 달째 점심밥을 밖에서 먹지 못하고 줄곧 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온종일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어서인지 요즘에는 일하다 말고 깜박깜박 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정신이 맑지 못하고 기운이 없어서 갑자기 누가 무슨 말을 걸면 얼른 알아듣기도 어렵고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어진다. 이런 상태를 우리말로 흔히 ‘어리버리하다’고 표현한다. 그러나 ‘어리버리하다’는 말은 올바른 말이 아니다. 정확히 표현하려면 ‘어리바리하다’고 해야 한다.비슷한 말 가운데 ‘어리마리’란 말도 있다. ‘어리마리’는 잠이 든 둥 만 둥 하여 정신이 흐릿한 상태를 뜻한다. 정신이 맑지 못하면 어리바리하고 어리마리한 것이지만, 그러다 의자에 앉은 채 .. 2020. 11. 12.
옹춘마니, 옹망추니 . [아, 그 말이 그렇구나-356] 성기지 운영위원 우리는 흔히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유도리 없다’고 말하는데, 이 ‘유도리’는 다들 알고 있듯이 일본어 잔재이다. 일본어 ‘ゆとり’[유토리]는 마음의 여유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유도리’를 ‘융통성’으로 순화해서 쓰고 있다. 그렇지만 ‘융통성’도 한자말이다. 그렇다면 이 유도리나 융통성을 바꾸어 쓸 만한 순 우리말은 없을까? 지금은 잘 쓰이지 않고 있지만,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순 우리말이 있다. 바로 ‘옹춘마니’라는 말이다.“저 사람은 유도리가/융통성이 없어.”를 “저 사람은 옹춘마니야.”라고 바꾸어 쓸 수 있다. ‘옹춘마니’는 소견이 좁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그런데 이 옹춘마니보다 앞선 토박이말.. 2020. 10. 21.
말말결 [아, 그 말이 그렇구나-355] 성기지 운영위원 인터넷 소통 시대가 열린 뒤부터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신조어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그런데 주로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상상력과 호기심이 반영된 데다가 또래 집단의 은어까지 섞어 새말을 만들다보니, 그 윗세대와는 잘 소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말의 법칙을 무시하며 새말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겨레 말글의 보존을 중시하는 기성세대의 여러 가지 우려를 사기도 한다. 이때 ‘말의 법칙’을 뜻하는 순 우리말이 ‘말결’이다. “우리말의 말결에 맞도록 새말을 만들어야 한다.”처럼 쓸 수 있다. 이 말결은 ‘말의 법칙’이란 뜻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지나가는 말결에 그 친구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처럼, ‘어떤 말을 할 때를 이르는 말’로 .. 2020. 10. 14.
어간재비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7] 성기지 운영위원 실현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주택 공급 대책 가운데 층수 제한 완화가 끼여 있다. 35층까지로 규제해 오던 서울시 아파트 층수를 50층까지로 허용한다는 것이다. 한강을 따라 늘어설 50층짜리 주택들을 상상해 보았다. 그 큰 덩치에 또다시 가로막힐 팍팍한 서민들의 삶이 그려졌다. 서울을 높은 곳과 낮은 곳으로 나누게 될 고층 아파트들! 그 어간재비는 또 얼마만 한 그늘을 만들어낼 것인가! 어떤 공간을 나누기 위해 칸막이로 놓아둔 물건을 ‘어간재비’라고 한다. 집안 거실을 높은 책장으로 구분해 놓으면 그 책장이 어간재비이고, 사무실 책상들 사이를 칸막이로 막아 놓으면 그 칸막이가 어간재비이다. 때로는 특정 이념이나 종교가 사회 구성원을 나.. 2020. 8. 12.
외상말코지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6] 성기지 운영위원 어릴 때 어머니 심부름 가운데 가장 하기 싫었던 것이 외상으로 물건 사오기였다. 그렇잖아도 숫기가 없었던 터라 돈도 없이 물건을 사온다는 건 엄청난 부끄러움을 감내하고 대단한 용기를 내야 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신용카드 한 장으로 얼마가 됐든(그래도 5만 원 넘는 외상엔 간이 졸아들지만) 어디서든 외상을 떳떳이 한다. 달라진 시대는 두께가 1밀리미터 남짓한 플라스틱 안에 모든 부끄러움을 감출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순 우리말에 ‘외상없다’라는 말이 있다. “조금도 틀림이 없거나 어김이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토박이말이다. 가령, “그 사람은 참 성실해서 무슨 일이든지 외상없이 해놓곤 한다.”라고 쓸 수 있다. 신용카드는 비록 30일 안에 물건값을.. 2020. 8. 6.
투미하다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5] 성기지 운영위원 돌연히 세상을 등져 버린 서울시장의 자취 뒤에 미투(Me Too) 논란이 다시금 불붙고 있다. 비록 들온말이지만 처음부터 ‘미투하다’는 말이 낯설지 않았는데, 요즘 들어 이 말을 자주 듣다 보니 언뜻 ‘투미하다’는 우리말이 떠올랐다. 어리석은데다가 둔하기까지 한 사람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이다. 경상도 지방에서 ‘티미하다’고 하는 말의 표준말이 ‘투미하다’이다. 억눌리고 감추어 왔던 성 관련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알려 여론의 도움을 받고자 하는 게 미투 운동인데, 아직은 투미한 사람들이 그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 사람은 투미해서 답답하기 짝이 없다.”처럼, 상대방이 자기 말을 잘 못 알아듣고 둔하게 반응할 때에 ‘투미하다’는 말을 쓸 수.. 2020. 7. 29.
모도리와 텡쇠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4] 성기지 운영위원 사람의 생김새나 어떤 일 처리가 빈틈이 없이 단단하고 굳셀 때, ‘야무지다’, ‘야무진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빈틈없이 매우 야무진 사람을 나타내는 우리 토박이말이 ‘모도리’이다. 흔히 겉과 속이 단단하고 야무진 사람을 ‘차돌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차돌은 모도리와 같은 뜻으로 쓰인 말이다. 굳이 차이가 있다면, 차돌은 생김새가 단단한 사람을, 모도리는 일처리를 야무지게 하는 사람을 주로 일컫는 말로 많이 쓰인다는 것이다. 차돌이나 모도리와는 반대로, 겉으로는 무척 튼튼해 보이는데 속은 허약한 사람을 낮잡아서 우리 선조들은 ‘텡쇠’라 불렀다. 텡쇠는 아마도 ‘텅 빈 쇠’가 줄어들어 만들어진 말이 아닐까 하고 여러 학자들이 추측하고 있다... 2020. 7. 22.
무거리 [아, 그 말이 그렇구나-343] 성기지 운영위원 주변을 돌아보면, 코로나19 사태로 사람들의 위생 관념이 많이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사용은 이제 필수적인 일상이 되었고, 가벼운 재채기나 기침을 하는 모습도 웬만해선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며칠 전에 어느 책에서 “손을 자주 씻는 습관이 생긴 것은 코로나19의 무거리 중 하나이다.”는 글을 읽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토박이말 ‘무거리’가 참 반가웠다. 우리 토박이말 무거리는 본디 ‘곡식을 빻아서 체로 가루를 걸러 내고 남은 찌꺼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농촌에서는 무거리 고춧가루라든가, 무거리 떡이란 말을 쓰는 어른들을 더러 만날 수 있다. 이 말의 쓰임이 좀 더 넓혀져서, 예부터 무거리라고 하면 ‘변변치 못해 한.. 2020. 7.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