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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604

by 한글문화연대 2017. 2. 3.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604
2017년 02월 3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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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리아리 차례]

   ◆ [마침] 2017년 정기총회(2017.02.02.목)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박유하 교수와 친일 문제 - 김영명 공동대표
   ◆ [우리말 이야기]
대범한 도둑? - 성기지 운영위원
   ◆ [대학생 기자단] 2017년 1월 기사
   ◆ [한글날 570돌 "한글 사랑해" 신문] 3. 한글과 ‘토박이말’, 외래어와 외국어 헷갈리면 곤란해
   ◆ [후원] 한글문화연대 후원 및 회원 가입 안내

 ◆  [마침] 2017년 정기총회(2017.02.02.목)


 ◆ [우리 나라 좋은 나라] 박유하 교수와 친일 문제-김영명 공동대표

세종대학교의 박유하 교수가 명예훼손 형사 소송 1심 판결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2017. 1.25). 그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을 써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형사고소를 당하였는데, 재판부가 이를 무죄라고 본 것이다. 책의 내용이 학문과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던 듯하다. 고백하거니와 나는 그 책을 읽은 적도 없고 읽고 싶지도 않다. 유쾌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내 전공 분야도 아닌 책을 굳이 읽고 싶지 않다. 다만 간간이 보도를 통해 본 바에 따르면 그 책은 종군 위안부가 일본 제국의 일부로서 전쟁 수행에 가담했다고 보는 같다. 그런 시각이든 저런 시각이든 얼마든지 자유이다. 그것이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의 명예를 직접 훼손했는지 아닌지도 나로서는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 진정한 문제는 이제부터 생겨난다. 박유하 교수는 일본에서 공부하고 일본 선생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일본 문화의 충만한 세례 속에서 자신을 키워왔다. 그 전에도 그녀는 친일로 보일만한 주장들을 하여 논란을 일으킨 바 있고, 그 뒤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의 언론이 주목하는 사람이 되었다. 그녀는 자기 주장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감정적인’ 한국인에게 객관적인 논지를 제공하며 이에 대한 공정한 판단이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그런 주장은 문제를 더 꼬이게 할 뿐 아니라 책임을 부정하는 일본 정부와 우익 인사들을 크게 도와주고 있다.

무죄 판결이 나자 일본 언론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 법원이 <제국의 위안부> 내용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고 사실을 왜곡하고 나왔다. 주장의 정당성이 아니라 명예훼손 여부가 쟁점이었다는 사실을 깡그리 무시하고 말이다. 일본인들은 이런 왜곡에 아주 능하다. 내가 1994년에 <일본의 빈곤>이라는 책을 내면서 대부분의 분량을 일본 비판으로 채우고 일본을 대하는 한국의 태도도 개선해야 한다는 말을 일부 덧붙였는데, 일본어 번역판은 일본 비판을 대폭 줄이고 오히려 한국 비판을 늘리는 식으로 왜곡하였던 적이 있다. 그때 일본어를 모르기도 했지만 번역본을 미리 검토하지 않은 것이 불찰이었다.

내 책이 그랬을진대 <제국의 위안부>와 박유하 같은 사람이야 그들이 이용하기 오죽 좋으랴? 그들로서는 백만 원군을 만난 셈이다. 나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을 알 것 같다. 그녀는 아마 ‘감정적’인 한국인임이 창피하고 ‘객관적’인 증거로만 말해야 하는 학자로서의 긍지가 대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사상 모든 친일파들이 모두 조선인의 무지몽매를 한탄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광수는 민족을 개조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였고, 윤치호는 영어로 일기를 썼다.

1993년에 <근대 조선 공업화의 연구>라는 책이 나와서 악명 높은 식민지 근대화론을 한국에 퍼뜨리는 계기가 되었다. 안병직 전 서울대 교수가 일본 교수와  손잡고 또는 그 밑에서 토요타 재단의 돈을 받고 조선 공업화가 언제 시작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공동 연구한 것이다. 결론은 조선 공업화는 일제 시대에 일본인에 의해 본격화되었고 그것이 이후 한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이다. 한때 진보파였던 그는 이후 전향하여 뉴 라이트의 스승 격이 되었고, 제자인 서울대 경제학과 이영훈 교수가 뒤를 이어 활약하고 있다. 일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박정희 독재도 옹호 하는데, 그것은 원래 그렇게 되어 있다. 일제와 박정희는 둘 다 ‘강자’였기 때문이다. 박유하 교수도 한일관계의 강자인 일본의 ‘선진적’인 문화 세례를 잔뜩 받고 그것을 추종하는 사람으로 보인다.

윤치호와 이광수는 친일파라고 후세 사람들의 욕을 먹고 있는데, 안병직, 이영훈, 박유하 같은 사람들을 대놓고 친일파라고 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만큼 그들은 교묘하기 때문이다. 더 큰 이유는 만약 그랬다가는 명예훼손이라고 고소가 들어올까봐서이지만 말이다. 그러나 나는 친일파에는 ‘대놓고 친일파’와 ‘뒤에서 친일파’ 두 가지 종류가 있다고 본다. 이완용이 전자라면 안병직 등은 후자의 경우가 아닐까? 이광수는? 글쎄 아마 전자였다가 후자로 변신? 아, 근데 요 2-30년 사이에 맹활약을 펼친 바 있는 대놓고 친일파 제곱이 하나 있다. 오선화라는 여자인데, 일본으로 건너가 술집 여급 생활을 하다 좋은 일본인 후원자를 만났는지 한국을 대놓고 그리고 말도 안 되게 씹어대는 책을 여러 권 쓴 사람이다. 일본인들에게 얼마나 예뻐 보일까? 내가 이미 20년 이상 전에 <일본의 빈곤>에서 곧 용도 폐기되지 않을까 염려 아닌 염려를 했는데,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제국의 위안부> 유의 주장은 아무리 저자가 학문적 객관성을 주장하고 또 설사 그것이 학문적 성과를 이루었다고 하더라도 나오는 즉시 바로 정치화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인들은 ‘무지하고 감정적이어서’ 바로 고소나 시위로 대응할 것이고, 일본인들은 한국인의 정서를 배반한다는 그 사실 하나로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왜곡할 것이기 때문이다. 박유하 교수는 그런 점을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일본에서 받는 혜택과 은총이 너무 커서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 모양이다. 어쨌든 그녀는 한국보다는 일본을 선택한 셈이 되었다. 오선화처럼 말이다.

 ◆ [우리말 이야기] 대범한 도둑?-성기지 운영위원

신문 기사문이라든가 뉴스, 방송 자막 등에서 우리말을 잘못 쓰는 사례가 아직도 자주 눈에 띈다. 공공 매체의 말글 사용이 국민 언어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관련자들의 주의와 관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례를 들면, 현금인출기 도난 사건을 보도하는 뉴스에서 “용의자는 대범하게도 대로변의 현금인출기를 노렸다.”고 말하는데 이는 바른 표현이 아니다. ‘대범하다’는 말은 “사소한 것에 얽매이지 않으며 너그럽다.”는 뜻의 낱말이다. “고구려인의 대범한 기상” 따위에 부려 쓰는 말이다. 도난 사건에서는 범인이 겁이 없다는 것을 나타내므로 “담력이 크다.”는 뜻의 ‘대담하다’는 말이 어울린다. “용의자는 대담하게도 대로변의 현금인출기를 노렸다.”가 바른 표현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밥을 먹고 탈이 난 것을 두고 “학교에서 급식을 먹고”라고 보도하는 것도 잘못이다. ‘급식’은 “먹을 것을 공급하는 행위”를 말하지, 먹을 것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이때에는 “학교에서 급식한 밥을 먹고”로 고쳐서 말해야 한다. 신문의 사건 관련 기사에서도 전치 몇 주의 ‘부상을 입었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데, ‘부상’이란 말에 이미 “상처가 생겼다.”는 뜻이 들어 있으므로 올바르지 않다. “부상을 당했다.”라고 하든지, “상처를 입었다.”로 고쳐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찬가지로 ‘피해를 입다’는 말도 “피해를 당하다.”나 그냥 “해를 입다.”로 고쳐 써야 한다.

 ◆ [대학생 기자단] 2017년 1월 기사

"1도 몰으갰습니다?" 몰라도 다시 한번 - 이지은 기자
2013년 9월 1일, 한국방송(KBS)은 개그콘서트의 ‘뿜엔터테인먼트’라는 꼭지에서 ‘-하고 가실게요는 선어말어미 <-시>와 약속형 종결 어미 <-ㄹ게>가 함께 쓰인 잘못된 표현’이라는 자막을 내보내 잘못된 방송언어를 바로잡았다. 아직 정확한 우리말 문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는 예능 방송에서 잘못된 높임말을 사용하는 유행어 ‘~하고 가실게요’가 우리말 사용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한글문화연대의 공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 더보기

▷ 마음을 흔들어 놓는 대사 한마디, 드라마 속으로  - 김지현 기자
노원구를 지나다 보면 ‘한글비석로’라는 도로명주소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계동부터 은행사거리를 지나 상계동으로 이어지는 이 길의 이름이 이렇게 붙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이 길 사이에 보물 제1524호인 ‘이윤탁한글영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묘비 중 한글로 쓴 최초의 비석을 만나기 위해 기자가 직접 찾아가 봤다. 6차선으로 넓게 뻗은 도로 옆 ‘이윤탁한글영비’의 위치를 알리는 팻말이 눈에 띄었다. 찾아가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이 팻말이 날려준다. 계단을 따라 오르니 도로 바로 옆임을 잊을 만큼 넓은 땅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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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날 570돌 "한글 사랑해" 신문] 3. 한글과 ‘토박이말’, 외래어와 외국어 헷갈리면 곤란해

한글을 토박이말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말 낱말에는 토박이말, 한자말, 들온말, 섞임말 따위 네 가지가 있다. 이는 고유어, 한자어, 외래어, 혼종어라고도 부른다. 토박이말은 ‘사람, 우리, 해, 달, 사랑’ 따위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쓰던 낱말이고, 한자말은 ‘부모, 형제, 사회, 비행기’ 따위 대개 중국과 일본에서 들어온 낱말, 외래어는 ‘버스, 컴퓨터’처럼 근대 이후 주로 서양에서 들어와 우리말처럼 사용하는 낱말이다.

옛날엔 한자의 음이나 훈을 빌어 표기하는 이두로 일부 토박이말을 적었지만, 토박이말은 한자로 적을 수 없으므로 이를 '한글'이라고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한글 이름'이라고 부르는 “노을이, 하나, 구름이” 등이 사실은 토박이말 이름이다. 물론 이를 한자로 적을 수 없기에 한글 이름이라고 부르는 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올바로 표현하자면 토박이말 이름이라고 해야 한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 가운데 대신 쓸 우리말이 없어서 굳어 버린 말이라 우리말 낱말로 치므로,'외래어 남용'은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말로 쓸 수 있는데도 외국어를 마구 사용하는 것은 '외국어 남용'이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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