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 좋은 나라-14] 김영명 공동대표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매우 비전문가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쓴 글들을 주워 읽고 사이비 전문가가 하는 얘기들을 주워듣고 그 중 기억나는 것들에다 내 짐작이나 추측 등을 가미한 것이므로, 아주 맹탕은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에게는 아주 초보적인 얘기들일지 모르나, 이마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얘기해 보도록 한다.

 

남자와 여자는 매우 다르다. 사람인 것만 같고 나머지는 다 다르다는 과장된 말도 듣는다. 1970년대 미국의 여성 운동가들은 여성의 ‘여성스러움’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남성 우위 구조에서 학습된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이런 주장들이 그 뒤의 진화 생물학 발전으로 상당히 위축되었다. 물론 그런 점도 있고 아닌 점도 있겠지.

 

일전에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라는 책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나는 거기 나오는 말들을 믿는 경향이 있다. 진화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 얘기들도 구미에 당긴다. 모두가 진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런 것들이다.

 

모든 생명체의 가장 근원적인 본능은 생존이 아니라 번식이다. 자기 종자를 번식하기 위하여 어떤 동물은 자기 몸을 희생하기도 한다. 수컷은 자기 씨를 최대한 퍼뜨리려고 하고 암컷은 최대한 우수한 씨를 받아들이려 한다. 그래서 남자는 바람을 피우기 쉽고 여자는 좋은 남자를 까다롭게 고른다.

 

여자가 남자보다 협동적이고 남자가 여자보다 경쟁적인 것도 그런 까닭 때문이다. 여자는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고 다른 여자들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남자는 다른 남자를 누르고 자기 씨를 퍼뜨려야 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여자들이 더 협동적이라고 하지만, 다른 한 편 여자들이 남자보다 시샘과 질투가 더 많다고 하지 않는가? 이는 어떻게 설명하지? 그러나 그 시샘과 질투도 남자끼리 서로 지배하려고 벌이는 투쟁과는 다를 것이다. 협동과 시샘이 공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여자는 남자보다 안전을 선호하고 남자는 여자보다 모험을 즐긴다. 여자들이 남자보고 애 같다고 하는 것이 이런 데서 나온다. 안전 선호의 입장에서 보면 남자들의 위험한 행동들이 철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 어떻게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겠는가? 여자가 시험에 강하고 남자가 창조에 강한 것도 이런 까닭 때문이다.

 

직장에서 돌아온 아내가 힘들다고 짜증을 부린다. 그 말을 듣는 남편도 자기가 해결할 수 없는 일로 자꾸 그러니 짜증이 난다. “나보고 어쩌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내가 폭발한다. “누가 어떻게 해 달래?” 아내는 그저 자기의 푸념을 들어주고 위로해 줄 어깨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나 남편은 일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다. 답답한 남편아, 어깨를 빌려주는 것이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란다.

 

아내가 옆집 순돌이 아빠 얘기를 한다. “순돌이 아빠가 부장이 되었대.” 듣는 남편이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가 아직 과장이라고 비난하는 거야?’ 자격지심이다. 그러나 수컷이 이런 자격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언제나 다른 수컷과의 경쟁이므로. 그러니 아내들이여, 무심결에라도 다른 남자와 그대의 남자를 비교하지 말지어다. 비교하려면 열등한 남자와 비교할지어다.

 

다음 이야기는 내가 생각해 본 것이다. 남자는 ‘씨 뿌리기’ 본능 때문에 여러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 여자는 ‘좋은 종자’ 본능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 그러면 미혼 여성이 여러 남자들을 ‘어장 관리’ 하면서 만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종의 보험이다. 여자는 안전한 미래를 위하여 여러 남자들을 관리하면서 그 중 최적의 남자를 최종 선택한다. 남자는 안전과 관계없이 능력껏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으려 한다.

 

남자와 여자가 사귀다가 헤어지면 남자는 여자를 못 잊어 계속 연락한다. 남자의 ‘씨 뿌리기’ 본능이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는 헤어지는 순간 그 남자를 잊는다. 마음이 차갑게 돌아선다. 여자가 미적대는 것은 분명히 헤어지지 않았을 경우다. 여자의 ‘좋은 종자’ 본능은 여자로 하여금 실패를 재빨리 인정하고 다른 가능성을 찾게 만든다. 여자가 남자보다 상황 적응력이 뛰어난 것도 같은 까닭 때문이다.

 

위에 말한 것은 모두 일반적인 경향이고 개개인의 차이가 있다.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가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잘 알아야 그들 간의 전쟁도 사그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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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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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ㄴㄴㄴ 2020.09.14 09: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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