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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아리아리

한글 아리아리 454

by 한글문화연대 2013. 12. 19.

한글문화연대 소식지 454
2013년 12월 19일
발행인 :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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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림](12/26)12월 알음알음 강좌

[12월 알음알음 강좌]
▲ 한글문화연대는 2013년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알음알음 강좌"를 열고 있습니다.
2013년의 마지막 강좌로는 50년 동안 한글 운동을 하고 계신 이대로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시간을 준비했습니다.
■ 주제: 이대로, 한글운동 반세기
■ 강사: 이대로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
■ 때: 2013년 12월 26일(목) 저녁 7시 30분
■ 곳: 공간 활짝(마포역 2번 출구 또는 공덕역 1번 출구)
이곳을 누르면 수강신청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 [올바른 높임말] 사람을 제대로 높일 때 나도 존중받습니다.

■ 집에서 8. 아버지께서 너 오시래.

형이 아우에게 “아버지께서 너 오시래.”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교실에서도 “선생님께서 너 오시래.” 하는 말을 자주 듣고 쓴다. 이것은 말하는 주체를 잘못 높인 경우이다.
말을 전해줄 때 흔히 이런 실수를 한다. 오는 사람은 ‘너’이고, 오라고 말한 주체는 ‘아버지’와 ‘선생님’이다. 말을 듣는 사람인 ‘너’가 아니라 말한 사람인 ‘아버지’나 ‘선생님’이 존대의 대상이다. 그러니까 오는 행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라고 해’에서 ‘해’를 ‘하셔’로 높여 말해야 한다. 그러므로 “아버지께서 너 오라고 하셔.”, “선생님께서 너 오라고 하셔.”처럼 표현해야 한다. 말하는 주체에 맞게 높여야 한다.
 

* 높임말은 사람을 존중하는 우리말의 아름다운 표현법입니다. 올바른 높임말 사용을 위해 한글문화연대가 만든 책자 "틀리기 쉬운 높임말 33가지"는 ▶이곳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습니다.

  ◆ [우리말 이야기] 감기는 들고 몸살은 나고_성기지 학술위원

우리말에 ‘나다’와 ‘들다’가 있다. 안에서 밖으로 가면 ‘나다’이고 밖에서 안으로 오면 ‘들다’이다. 옛날에는 들어오는 행위를 우선하고 나가는 행위를 뒤쪽에 두었기 때문에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드나들다’라고 말했다. 연거푸 들어갔다 나갔다 하면 ‘들락거린다’, ‘들락날락거리다’라고 표현했다. 또 남의 집에 드나들면서 그 집 일을 해주는 것을 ‘드난살이’라고 했다. 흔히 파출부라고 하는 말에 해당하는 것이 우리말 드난살이이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모든 동작을 옛 시대와는 반대로 안에서 밖으로 나가는 데서 시작한다고 보게 되었다. 먼저 나가고 난 뒤에 들어온다고 해서 ‘나들이’라고 한다. 밖으로 나갈 때 입는 옷을 ‘난벌’이라 하고 집 안에 들어와서 입는 옷을 ‘든벌’이라고 하는데, 이 둘을 합하면 옛날에는 ‘든난벌’이라 했을 테지만, 현대에는 ‘난든벌’이라고 말한다. 문도 먼저 열고 그 다음에 닫는다고 해서 ‘여닫이’이고, 서랍도 빼고 닫는다고 ‘빼닫이’라 부른다.

‘병이 나다’라 하기도 하고, ‘병이 들다’라 하기도 한다. ‘몸살이 났다’를 ‘몸살이 들었다’라 하면 무척 어색하고, 반대로 ‘감기 들었다’를 ‘감기 났다’라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몸살은 피로가 누적되어 신체의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 생기는 것이다. 발병 원인이 신체 내부에 있고 이것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들다’가 아니라 ‘나다’로 말한다. 그러나 감기는 밖에서 몸 안으로 한기가 스며들거나 병균이 침입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나다’가 아니라 ‘들다’로 말하는 것이다.

‘감기 들다’를 ‘감기에 걸렸다’라고도 말한다. ‘걸리다’라고 말했을 때는 뭔가 자신의 실수나 잘못이 있는 경우이다. 옆 사람 답안지를 몰래 보다 들키면 ‘걸렸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감기에 걸렸다’라고 하면 자신의 몸 관리에 부주의해서 감기 병균이 들어왔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성병이나 에이즈 같은 질병은 ‘에이즈 났다’, ‘에이즈 들었다’라 하지 않고 ‘에이즈 걸렸다’, ‘성병에 걸렸다’라고 말한다. 이들 병은 자신의 잘못으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 [우리나라 좋은 나라] 남자와 여자_김영명 공동대표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매우 비전문가적인 이야기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쓴 글들을 주워 읽고 사이비 전문가가 하는 얘기들을 주워듣고 그 중 기억나는 것들에다 내 짐작이나 추측 등을 가미한 것이므로, 아주 맹탕은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에게는 아주 초보적인 얘기들일지 모르나, 이마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얘기해 보도록 한다.

남자와 여자는 매우 다르다. 사람인 것만 같고 나머지는 다 다르다는 과장된 말도 듣는다. 1970년대 미국의 여성 운동가들은 여성의 ‘여성스러움’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남성 우위 구조에서 학습된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이런 주장들이 그 뒤의 진화 생물학 발전으로 상당히 위축되었다. 물론 그런 점도 있고 아닌 점도 있겠지.

일전에 <금성에서 온 여자 화성에서 온 남자>라는 책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나는 거기 나오는 말들을 믿는 경향이 있다. 진화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 얘기들도 구미에 당긴다. 모두가 진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남성과 여성의 특징을 이해하고 그 관계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런 것들이다.

모든 생명체의 가장 근원적인 본능은 생존이 아니라 번식이다. 자기 종자를 번식하기 위하여 어떤 동물은 자기 몸을 희생하기도 한다. 수컷은 자기 씨를 최대한 퍼뜨리려고 하고 암컷은 최대한 우수한 씨를 받아들이려 한다. 그래서 남자는 바람을 피우기 쉽고 여자는 좋은 남자를 까다롭게 고른다.

여자가 남자보다 협동적이고 남자가 여자보다 경쟁적인 것도 그런 까닭 때문이다. 여자는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고 다른 여자들에게서 도움을 받는다. 남자는 다른 남자를 누르고 자기 씨를 퍼뜨려야 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한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여자들이 더 협동적이라고 하지만, 다른 한 편 여자들이 남자보다 시샘과 질투가 더 많다고 하지 않는가? 이는 어떻게 설명하지? 그러나 그 시샘과 질투도 남자끼리 서로 지배하려고 벌이는 투쟁과는 다를 것이다. 협동과 시샘이 공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여자는 남자보다 안전을 선호하고 남자는 여자보다 모험을 즐긴다. 여자들이 남자보고 애 같다고 하는 것이 이런 데서 나온다. 안전 선호의 입장에서 보면 남자들의 위험한 행동들이 철없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 어떻게 새로운 창조를 할 수 있겠는가? 여자가 시험에 강하고 남자가 창조에 강한 것도 이런 까닭 때문이다.

직장에서 돌아온 아내가 힘들다고 짜증을 부린다. 그 말을 듣는 남편도 자기가 해결할 수 없는 일로 자꾸 그러니 짜증이 난다. “나보고 어쩌라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내가 폭발한다. “누가 어떻게 해 달래?” 아내는 그저 자기의 푸념을 들어주고 위로해 줄 어깨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러나 남편은 일을 해결해 주지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다. 답답한 남편아, 어깨를 빌려주는 것이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란다.

아내가 옆집 순돌이 아빠 얘기를 한다. “순돌이 아빠가 부장이 되었대.” 듣는 남편이 기분이 나쁘다. ‘그래서 어쩌라고? 내가 아직 과장이라고 비난하는 거야?’ 자격지심이다. 그러나 수컷이 이런 자격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 언제나 다른 수컷과의 경쟁이므로. 그러니 아내들이여, 무심결에라도 다른 남자와 그대의 남자를 비교하지 말지어다. 비교하려면 열등한 남자와 비교할지어다.

다음 이야기는 내가 생각해 본 것이다. 남자는 ‘씨 뿌리기’ 본능 때문에 여러 여자를 동시에 사랑할 수 있다. 여자는 ‘좋은 종자’ 본능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 그러면 미혼 여성이 여러 남자들을 ‘어장 관리’ 하면서 만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일종의 보험이다. 여자는 안전한 미래를 위하여 여러 남자들을 관리하면서 그 중 최적의 남자를 최종 선택한다. 남자는 안전과 관계없이 능력껏 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으려 한다.

남자와 여자가 사귀다가 헤어지면 남자는 여자를 못 잊어 계속 연락한다. 남자의 ‘씨 뿌리기’ 본능이 실패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여자는 헤어지는 순간 그 남자를 잊는다. 마음이 차갑게 돌아선다. 여자가 미적대는 것은 분명히 헤어지지 않았을 경우다. 여자의 ‘좋은 종자’ 본능은 여자로 하여금 실패를 재빨리 인정하고 다른 가능성을 찾게 만든다. 여자가 남자보다 상황 적응력이 뛰어난 것도 같은 까닭 때문이다.

위에 말한 것은 모두 일반적인 경향이고 개개인의 차이가 있다. 여자 같은 남자, 남자 같은 여자가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를 잘 알아야 그들 간의 전쟁도 사그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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