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을 쏘며 한글을 보았고, 옷을 입으며 또 보았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5기 강아현 기자
한글과 우리 문화는 세계적으로 점차 인정받고 있다. 이는 다양한 곳에서 이미 증명되었거나 증명되는 중이다. 특히 세계의 여러 가지 분야에서 한글과 우리 문화가 적용되는 것은 곧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여러 분야 중 10대와 20대 젊은이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게임과 패션 분야를 살펴 보자.
게임 속 한글
<오버워치> 속 한글
<오버워치> 속 우리나라의 거리
첫 번째, <오버워치>다. 오버워치는 이미 대중적인 게임으로 자리 잡은, 다중 사용자 1인칭 슈팅 게임이다. 즉 동시에 많은 사람이 접속하여 각자 주인공이 되어 총을 쏘는 게임이다. 이번에 추가된 게임의 배경으로 부산이 등장했다. 게임에서는 배경을 ‘맵’이라 부르는데, ‘부산 맵’은 최초로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게임 중 등장인물인 ‘디바’의 고향이기도 한 부산의 ‘사찰 맵’에서는 실제 부산의 용궁사를 따와서 그려 넣었다. 게임 내 비석에서는 ‘쓰러진 자들은 영원히 기억 되리라’라고 적혀있다. 외국에서 만든 게임에서 서투른 단어가 아닌 온전한 문장의 한글이 삽입된 것은 꽤 인상적이다. 두 번째 사진의 거리는 한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황금복집, 레알레몬, 24시간 영업’ 등 현대 한국의 유흥 문화가 잘 표현되어 있다.
우리 문화가 상당히 완성도 있는 배경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오버워치 팀의 그만한 관심과 노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2017년 블리자드 오버워치 팀의 데이비드가 부산맵을 그리기 위해 직접 부산을 답사했다. 배경뿐만 아니라 음향적인 부분에서도 일상적인 소음부터 고유 악기의 소리까지 녹음했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은 알 수 있겠지만, 조준하는 곳에 사격할 때 그에 걸맞은 음향이 생생함을 높여준다. 이 모든 세심함이 사찰 공간부터 현대 시내거리까지 부산의 여러 모습이 위화감 없이 재현되고 문화적 모습을 잘 살릴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이 아닐까싶다.
<레인보우 식즈: 시즈> 속 한글
<레인보우 식즈: 시즈> 속 하회탈
두 번째, <레인보우 식스: 시즈>이다. ‘타워 맵’은 서울 남산 타워의 모습을 하고 있다. 타워 안에는 다양한 공간이 있고 첫 번째 사진처럼 한글로 설명되어 있다. 간단하지만 정확한 한글이 등장하고 있고, 오른쪽 사진처럼 하회탈과 같은 우리나라 문화 또한 반영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임은 세계적으로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고 온라인 공간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공간에 반영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엇이, 왜 그 공간에 담길 수 있었는지 말이다. 위의 두 예처럼, 한글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문화까지 반영된 것은 세계적으로 우리 문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히 의미 있는 움직임이다.
패션 속 한글
패션은 트렌드 흐름에 가장 민감한 분야이기도 하다. 유행은 곧 그 때의 문화 흐름을 보여준다. 어떤 것이 주목받고 있는지, 어떤 문화가 떠오르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한글 패션의 유행을 주목해볼 수 있다.
영국 런던 패션쇼에 나온 한글 가방 (프린 공식 인스타그램)
프린의 제주 해녀 패션
첫 번째 지난 2월 영국 런던 패션쇼에서 ‘긴장하라’라고 적힌 가방이 등장했다. 이는 영국브랜드 ‘프린(PREEN)’에서 디자인한 독창적인 가방이다. 이 가방은 두 번째 ‘제주 해녀 패션’과 함께 볼 수 있다. 패션쇼에서 선보인 프린의 패션은, 프린의 디자이너가 제주도 해녀를 주제로 한 사진전을 보고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고 한다. ‘긴장하라’라고 적힌 가방을 다시 보자. 바다에서 긴장을 놓칠 수 없는 해녀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라프시몬스와 이스트팩 협업 백팩 라프시몬스의 아디다스 운동화 (아디다스 공식 홈페이지)
(이스트팩 홈페이지)
벨기에의 유명 패션 브랜드 ‘라프시몬스(RAF SIMONS)’가 2018 봄여름 시즌을 맞아 이스트팩(가방 브랜드) 와 신상 가방을 협업으로 제작했다. 사진에 보이듯 ‘상주곶감’이라는 한글을 전면에 내세웠다.
두 번째 사진은 라프시몬스와 아디다스가 협업해서 만든 신발이다. 여기서도 ‘상주곶감’의 문구를 볼 수 있다. 가방과 신발의 안감이 우리의 보따리 천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질감이 유사하다. 한편으로는 과연 이 상품을 제작한 디자이너는 경상북도 상주의 곶감을 정말 먹어보았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렇게 한글이 액세서리의 디자인으로 활용된 것은 아마 우리 한글의 조형미에 매료된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에게는 토속적 느낌이 강한 보자기의 질감과 상주곶감의 느낌이 익숙한 가방과 신발의 모양과 합쳐지며 새롭고도 신기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한글과 문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한글이 우리 문화의 대표적인 핵심 고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충분한 자긍심을 가지면서도 우리의 것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먼저 잘 알고, 자랑스러워할 줄 안다면 언젠가 멋스러운 우리의 한글이 세계적으로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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