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71] 성기지 운영위원

 

‘물’을 써놓고 찬찬히 살펴보면, 입 모양과 닮은 ‘ㅁ’ 자 아래에 ‘ㅜ’ 자가 식도처럼 내려가 있고, 그 아래에 대장의 모양과 비슷한 ‘ㄹ’ 자가 받치고 있다. 이것은 물이 사람의 몸에 들어가서 온 몸 안에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물’ 자와 아주 닮은 글자가 바로 ‘말’ 자이다. 두 글자가 다른 곳이라곤 ‘ㅁ’ 자와 ‘ㄹ’ 자 사이에 있는 홀소리 글자뿐이다. ‘말’은 ‘ㅁ’ 자 다음의 홀소리 글자가 아래로 향해 있지 않고 오른쪽에 놓여서 확성기처럼 입을 밖으로 내몰고 있는 꼴이다. 마치 제 뜻을 입을 통하여 밖으로 알리려는 것처럼 보인다.


말은 남에게 비춰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다. 깨끗한 말을 쓰는 사람을 보면 그 사람 자체가 깨끗해 보이고, 거친 말을 쓰면 그 사람이 거칠어 보이게 된다. 깨끗한 물을 찾아 마시면 몸에 이로운 것처럼, 깨끗하고 바르게 말하는 데 주의를 기울인다면 우리 사회가 더 건강해질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109년 전에 주시경 선생님은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고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고 가르치셨다.


올해 3월 1일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나라의 주권을 되찾기 위해 온 국민이 거리에 나서서 외친 ‘대한 독립 만세!’. 그 정신을 이어받아 이제 우리 말과 글의 온전한 독립을 위해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영어를 고급 언어로 숭배하는 사회 풍조, 외국말 섞어 쓰기에 익숙한 언어 현실, 우리 글자에 영문자와 한자를 마구 섞어 쓴 거리의 광고판들. 올해는 온 겨레가 한 마음으로 말글 환경 맑히기에 힘써서 우리 문화와 우리 정신의 주권을 되찾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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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