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73] 성기지 운영위원

 

입춘이 훌쩍 지나고 봄비가 얼음을 녹이는 우수를 며칠 앞두었지만 날씨는 여전히  춥다. 날씨가 추운 것만큼이나 오싹하고 살벌한 사건 사고들도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소름이 끼칠 만큼 무섭고 끔찍한 것을 ‘섬찍하다’, ‘섬찟하다’ 들처럼 말하곤 하지만, 이 말들은 표준말로 인정받지 못했다. 대신 같은 뜻으로 통용되는 ‘섬뜩하다’가 오랫동안 표준말이었다. 그런데 요즘 국립국어원 온라인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섬찍하다’는 북한말로, ‘섬찟하다’는 표준말로 각각 올라 있다. ‘섬찟하다’와 ‘섬뜩하다’는 복수 표준어라는 이야기다.


‘섬찟하다’, ‘섬뜩하다’ 들과 비슷한 말로, ‘선뜩하다’란 말도 있다. 추운 날에 밖에 있다가 집에 들어와 방안에 있는 사람의 속살에 손을 대면, 갑자기 찬 느낌을 받아 놀라게 된다. 이때에는 ‘섬찟하다’나 ‘섬뜩하다’가 아니라, ‘선뜩하다’란 말을 쓴다. 찬물로 세수를 할 때에도 “얼굴이 선뜩 선뜩하다.”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발음을 가진 ‘선뜻하다’라는 말도 있다. 이는 ‘섬뜩하다’나 ‘선뜩하다’와는 전혀 다른 말로서, “동작이 빠르고 시원스럽다.”는 뜻으로도 쓰고, ‘산뜻하다’(기분이나 느낌이 깨끗하고 시원하다.)의 큰말로도 쓴다. ‘선뜻하다’보다는 “마음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내 부탁을 선뜻 들어주었다.”와 같이, ‘가볍고 빠르고 시원스럽게’라는 뜻으로 쓰이는 ‘선뜻’이라는 부사가 더 귀에 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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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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