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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신조어, 제대로 알면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 권혁중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5. 10.

신조어, 제대로 알면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권혁중 기자
gur145145@naver,com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정보화 시대에 진입하며 사람 사이의 소통이 수월해지고 있다. 일방향으로 전달되던 정보가 이제는 쌍방향으로 주고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뜻을 가진 말이 나타났는데, 이를 ‘신조어’라고 한다.

 

  누구나 신조어 제조의 주인공이 되면서 많은 양의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2015년에는 헬조선, 금수저와 흙수저, N포세대, 청년실신 등 취업난과 사회를 향한 불만 등 암울한 현실을 담은 신조어가 대거 등장했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급식체’라는 중·고등학생들만의 신조어가 등장해 화제였다.

 

 이러한 신조어에는 장점도 있다. 먼저 신조어는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현재 많은 미디어에서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고, 우리말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문화로 느끼게 한다. 다음은 우리말을 모르거나 배우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신조어는 친근감을 주고 쉽게 배울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예능에서 외국인들이 한국어에 서툰 모습을 보이지만 신조어는 쉽고 재밌게 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신조어는 의사소통은 물론 언어마저 파괴하고, 우리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네넴띤실화냐? ㄹㅇ JMT.

 

 위 문장은 신조어를 사용해 만든 문장이다. 이 문장을 해석하지 못 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신조어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 이 문장을 읽지 못하면 소통할 수 없다. 신조어 하나하나를 분석하여 문제점을 알아보자.

 

가. 네넴띤
 ‘네넴띤’을 설명하기에 앞서 야민정음을 먼저 소개하자면, 야민정음은 특정 음절을 비슷한 모양의 다른 음절로 바꿔 쓰는 것이다. 이를 통해 네넴띤은 ‘비빔면’을 야민정음의 형태로 쓴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재밌고 창의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말의 형태를 파괴하고 있으므로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나. 실화냐?
‘실화냐?’ 라는 말은 유명 유튜버가 사용하면서 널리 전파된 말이다.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라는 사전적인 의미와는 달리,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나 섣불리 믿기 어려운 경우에 사용한다. 신조어가 본래의 참뜻을 해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 ㄹㅇ
 ‘ㄹㅇ’은 영어 ‘real’을 우리말로 표기한 ‘레알’의 초성으로, 이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우선 우리말로 표기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영어이다. 게다가 한글 맞춤법을 벗어나 본래 형태를 변형시키면서 형태를 파괴했다. 현재 ‘ㅇㅈ’, ‘ㄱㅅ’, ‘ㅇㅋ’ 등 많은 초성 형태의 단어가 쓰이고 있다.

 

라. JMT
 ‘JMT’는 ‘존맛탱’이라는 뜻으로 매우 맛있음을 뜻하는 ‘존맛’에 강조하는 의미로 ‘탱’을 붙인 말이다. ‘존맛’에서 ‘존’은 남성의 성기를 나타내는 말이 변형된 것으로 ‘매우’, ‘엄청’ 등의 뜻으로 대상, 혹은 감정을 강조할 때 쓰이는 비속어이다. 게다가 그러한 뜻을 가진 비속어를 영어로 표기까지 하고 있다. 실제로 미디어에서 자주 언급하는 단어인데, 이 단어의 어원을 알아도 사용할지 의문이다.

▲오뚜기(위쪽), ▼엘지(아래쪽) 광고 속 신조어 사용 실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앞장서서 우리말의 순수함과 그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조어의 의미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살펴보았다. 물론 신조어는 우리말을 유행에 맞게 변화시켜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 위에서 말했듯, 외국인들에게 신조어는 우리말을 쉽고 재밌게 접근하게 해주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널리 봤을 때, 좋다고만 할 수 없다. 아니, 절대 좋은 것이 아니다. 만약 위와 같은 신조어들이 계속 퍼진다면, 우리말의 순수함과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어쩌면 우리말의 고유한 형태마저 사라질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신조어를 듣고 심각성을 느끼기보다 신기해하거나 흥미로워하며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신조어를 단순히 즐거움으로만 소비할 것이 아니라 경각심을 느끼고 우리말을 다시 살피며 바르게 지키려 노력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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