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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안나리 기자

pogem123@naver.com

 

국립한글박물관 : 쓰는 자유는 생각하는 자유

▲ 세련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박물관 입구

 

국립한글박물관은 크고 세련된 외관을 자랑한다. 건물 앞에는 빨간색 층별 안내판이 있어 가고 싶은 곳을 한눈에 찾을 수 있다. 1층에는 박물관 시작 부분인 만큼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한글도서관, △강의실/회의실, △사무동이 있다. 이 중 네이버 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만든 한글도서관은 따로 예약하지 않아도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2층에는 전시공간과 휴식공간이 있다. △영상실 △상설전시실 △ㅎ카페&문화상품점이 여기에 해당한다. 가장 핵심이 되는 상설전시실에서는 ‘독립운동의 힘, 한글’이라는 전시가 오는 6월 30일까지 열린다. ‘독립운동가 중에 한글과 관련된 인물들을 소개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전시의  큰 주제는 훈민정음과 한글이 이뤄낸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적인 독립이기 때문이다. 전시장의 중간지점을 지나면 훈민정음으로 지은 고려‧조선 시대의 글들을 전시한 공간이 등장한다. ‘사대부처럼 이름 있는 유명씨들’의 작품과 ‘직업조차 알 수 없는 무명씨들’의 작품을 나란히 선보인다. 두 계층의 작품을 동등한 위치에 놓아둔 부분은 우리에게 훈민정음 창제 원리를 상기시킨다. 이어서 바로 위의 ‘한글로 쓰는 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작품을 보면 전시 주제가 더 명확해진다. 훈민정음 창제 덕분에 귀족들의 전유물인 문화생활을 일반 백성들도 누릴 수 있게 됐고, 오늘날 와서는 누구나 쉽게 글을 알게 됐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 용비어천가(위)와 무명씨의 시(아래)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들게 된 이유가 글을 몰라 억울한 일을 당하는 백성들을 불쌍히 여겼기 때문이라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말을 표현할 적절한 문자를 만들고자 했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오늘날 사람들이 한글로 쓰인 글을 읽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지만 글의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 많다. △법률용어 △뉴스용어 △공공기관 용어가 그 예시다. 이런 글은 읽거나 들었을 때 문장이 품은 뜻을 알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가 과도하게 외국어를 그대로 음차하여 한글로 쓰기만 하는 게 아닌지, 어려운 한자어로 그 뜻을 헤아릴 수 없는 건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사뭇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체험형 전시가 많은 3층으로 향해보자. 구글의 후원으로 만든 △‘한글놀이터’ 첨단 기술을 이용해 꾸민 △‘한글배움터’가 있다. 4월 25일부터 8월 18일까지 열리는 ‘공쥬 글시 뎍으시니’와 같은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기획전시실’이 있다.

 

북촌, 민족문화 방파제 : 언어는 정체성이다

▲ 건축왕 정세권 관련 전시장으로 단장한 북촌 한옥청

 

지난 9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북촌 한옥청’에서는 ‘북촌, 민족문화 방파제’라는 제목의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가 진행되는 공간은 작은방 3칸이 전부다. 정세권 선생의 업적을 써놓은 ‘ㅅ’자 처마모양 전시물로 가득 채운 첫 번째 방이 중심이다. 한쪽 벽에는 그가 집을 지은 터를 그림으로 그린 큰 은색판이 붙어 있다. 건축왕 정세권은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려고 노력했다. 가수 아이유의 노래 제목이었던 ‘소격동’을 포함한 총 28곳이 그 노력의 장소로 정세권 선생에 관한 전시장이라고 볼 수 있다.

▲ ‘ㅅ’을 닮은 처마모양 전시물(위)과 영상을 보고 있는 노신사(아래)

 

일제 강점기에는 일상생활에서도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어려웠다. 정세권 선생의 ‘조선집’은 그때 중요한 정신적 버팀목이 됐다. 여기서 조선집이란 전통의 한옥과는 달리 작은 땅에서 한옥의 모습을 유지한 집을 짓고자 만든 ‘도시형 한옥’을 말한다. 도시형 한옥 곳곳에는 한글이 숨어있다고도 한다. 단순한 추측이 아니다. 그는 조선어학회에 2층 양옥집을 기증하고 조선기념출판관의 이사로도 활동할 정도로 우리글에 애착이 컸다. ‘백성의 알 권리’를 위해 만들어진 한글이 정세권 선생에 의해 ‘국민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버팀목이 될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전시실의 두 번째 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이 꺼져있는 세 번째 방은 일제강점기부터 60년대까지 영화에 나온 한옥 장면을 편집한 영상을 감상하는 공간이다. 그시절을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추억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한국문화의 방파제로 있어 준 북촌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북촌의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북촌은 단순히 예쁜 풍경을 가진 지역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누군가 북촌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곳이냐고 묻는다면 물음표가 지어지기도 한다.

 

한글과 한옥처럼 이제는 너무 당연한 우리나라 전통의 산물을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들이 없어진다면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완전히 잃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전통산물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은 남아 있다. 지금 우리 속의 전통은 무엇인지 미래에 남겨줄 찬란한 문화는 무엇일지 오늘 하루 시간을 내서 생각해보길 바란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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