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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4차 산업혁명과 우리말 - 서정화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5. 28.

4차 산업혁명과 우리말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서정화 기자
dimllllight@naver.com

 

 요즘 세상을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말한다. 증기기관의 제작과 기계화를 통한 1차 산업혁명, 전기를 이용해 대량생산을 본격화한 2차 산업혁명,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 및 자동화의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과 초지능이 특징이라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에 더 빠른 속도로 영향을 미친다. 기술발전 시대인 만큼 낯설고 불친절한 용어들이 무수하다. ICT, 오픈소스, 아두이노, 웨어러블, 블록체인, 커넥티드카 등 뜻을 쉽게 유추하기 어려운 용어들을 마주하게 된다. 언론에서도, 강연에서도, 교실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꾸준하게 언급된다. 그러나 정작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 용어를 모른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19. 5. 15~19 실시한 자체 조사, ‘4차 산업혁명 관련 용어 이해도 조사’

 

4차 산업혁명 용어, 얼마나 이해하나?
 실제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용어 이해도 조사’를 5월 15일부터 5일간 진행했다. 익명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엔 총 61명이 응답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들어봤냐’는 질문에  95.1%인 58명이 들어봤다고 응답했다. 이어진 질문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내용에 자주 등장하는 ‘ICT’와 ‘오픈소스’라는 용어에서 그 뜻을 유추할 수 있다는 답변이 많았으나 익숙하지 않은 ‘아두이노’라는 용어에는 뜻을 유추할 수 없다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사물과 인터넷의 합성어인 사물인터넷의 뜻은 유추할 수 있다는 답이 절반을 조금 넘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용어에 대해 한 응답자는 “관련 정보나 배경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친숙하고 뜻을 유추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단어 자체만으로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아직은 매우 생소한 단어들이 많은 것 같다”, “이해하기 어렵다”, “대충 짐작 정도만 가능하고 정확한 뜻은 잘 모르겠다”라는 반응도 보였다. 한편 “4차 산업혁명 관련해서 뜻을 유추하는 것이 중요한가? 용어에 그만큼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지면 용어의 뜻을 유추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관련 용어가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기도 하고 그를 설명하기 위한 최적의 방식을 현재 채택하고 있다고 본다”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에 따른 현대인들의 빠른 적응력과 이해력 그리고 관심이 있다면 금방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용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전문가의 의견을 듣다.

 인천테크노파크의 인천N방송 장우식 센터장(인하대 언론정보학 교수)은 4차 산업혁명 용어에 대해 “4차 산업혁명으로 생겨난 많은 신조어는 국내에서보다는 해외에서 만들어진 말이 더 많다. 그러다 보니 영어가 대다수다”라며 “이런 용어들은 상당 부분 현실을 반영하고 있고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때로는 정제되지 않은 신조어가 혼돈을 일으키기도 하고 비슷한 용어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언어는 사용자들에 의해 정제되고 정리돼 시간이 지날수록 자리를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의미를 알기 어려운 용어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용어를 우리말로 번역해 사용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무리하게 번역하다보면 오히려 뜻이 곡해되거나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IoT’를 사물인터넷으로 번역해 사용하듯이 정확하고 올바른 대체는 권장할만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용어가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용어가 어려우면 용어의 뜻을 아는 사람만 정보를 더 얻게 된다. 즉 정보 격차가 커지고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다가온 어려운 용어들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국민들이 용어들에 친숙해질 수 있게 교육하거나 적절한 우리말 대체 또한 어느 정도 필요하다. 스크린도어를 안전문으로, 자동제세동기를 자동심장충격기로 바꾼 것처럼 누구나 들으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을 쓴다면 국민들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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