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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사투리는 촌스러운 거라고?” - 김유진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5. 30.

“사투리는 촌스러운 거라고?”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김유진 기자
yoojin1477@naver.com

 

  당신은 표준어를 쓰는 사람인가? 아니면 사투리를  쓰는 사람인가? 만일 후자라면, 한 번쯤 말투 때문에 놀림당하거나 사람들 사이에서 언급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사투리를 사용하는 사람은 일상 속에서 이방인이 된 기분을 느낄 때가 있다. 어떤 이들은 표준어는 굉장히 지적이고 교양 있는 것이고, 방언은 촌스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조금 쉽게 말해서 표준어는 ‘두루두루 쓰는 말’, 사투리는 ‘끼리끼리 쓰는 말’이라고 알려져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표준어는 널리 알려진 정의가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다. 여기서 주목할 표현은 ‘교양 있는’이다. 그럼 반대로 교양 없는 사람들의 말은 표준어가 될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투리는 교양이 없는 것일까?


  같은 지역 사람들끼리 단합이 잘 되는 편인 우리나라는 사투리를 사용하는 자체로 친근감을 느낀다. 더 반갑고 공감대가 잘 형성되며 그 기반으로 주고받는 대화는 편하다. 말에 담긴 감정은 더 크게 드러나고 이에 따라 말하는 태도도 안정감을 보인다. 사투리는 절대 표준어로 바꿔 써야 하는 교양 없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방송에서 보고 듣는 언어를 포함해 공적으로 사용하는 언어는 대부분 표준어이기 때문에 사투리에 비해 표준어를 권장하거나 표준어 사용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나온 인식이 바로 ‘표준어 우월주의’라고 할 수 있다. 표준어가 우월하다는 인식은 어느 정도 상대적인데, 70~80년대에는 지금보다 상당히 강하게 사투리에 대한 제재가 있었다. 교육, 문화적인 편의를 이유로 방송 심의 등이 표준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이 과정에서 적용된 표준화 정책이 사투리를 표준어로 순화해야 하는 언어로 인식을 굳혔다고 볼 수 있다. 지역의 정서와 역사를 담은 오롯한 바른 말임에도 틀린 말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것이다.

  다행히 요즘엔 사투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많이 사라졌다. 한 블로그에서 ‘표준어와 방언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인터넷 투표를 진행한 적 있다. ‘사투리 사용자가 촌스럽다’는 인식보다는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싶은 호기심을 유발한다’가 많았고 ‘딱히 관심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외의 지역에서 사용하는 특이한 억양, 발음의 말만이 사투리가 아니다. ‘서울 사투리‘라고 들어본 적 있는가? 서울 사람도 사투리를 사용한다고 한다. 중류사회 단어에 속하진 않지만, 서울에서 대대로 살아온 서울 토박이의 언어가 있다. 서울 사투리는 발음에서 표준어와 약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예시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첫 번째는 이중모음을 단모음으로 발음하는 것이다. 예로는, '계집애' 대신 '기집애', '별' 대신 '벨'로 발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고모음화 현상이 발생하는데, 예를 들면 ‘그렇지?’ 대신 ‘그릏지’, ‘주로’ 대신 ‘주루’로 발음하는 것이 있다. 이 외에도 첫 음절을 된소리로 강하게 발음하는 어두 경음화 현상이 있는데, ‘조그맣다’ 대신 ‘쪼그맣다’로 발음하는 것이 그 예이며, 대체적으로 더불어, ’ㅓ‘,’ㅜ‘,’ㅕ‘ 같은 음성 모음을 많이 사용하는 경향도 존재한다. 문장의 예시로 들면, ”저녁덜얼 먹어요.“, ”즈이 집사람“, ”잘못 허문 밥이 타요.“등이 있다.

 

  사투리는 같은 환경에서 커온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말이다. 지역 정서적 측면에서 지역 사투리가 예전보다 대중화되고 일부러 사용하라고 권장하는 현상 등이 많아지고 있다. 사투리 또한 소중한 우리말, 한글이므로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표준어라는 거대한 벽 밖에 존재하는 사투리는 정서와 의미 차이를 더욱 분명히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표준어와 방언이 함께 어울려 각자의 역할, 의미를 살리는 크고 작은 실천들이 우리말을 더욱 풍요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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