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는 정말 9품사일까?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권혁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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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는 9품사로 구분한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학교문법에서 한국어를 9품사로 정하였고 학생들은 그렇게 배우고 있다. 정말로 우리말에는 품사가 9개만 있을까? 다르게 생각해본다면 한국어를 9품사로 단정 지을 수 없다. 국어 문법을 공부할 때 가끔 헷갈리거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다. 서술격 조사 ‘-이다’는 왜 조사인지이며, ‘그러나’, ‘그리고’, ‘게다가’와 같은 것들이 왜 접속사가 아니고 접속부사인가? 이런 부분의 답을 찾아가다 보면 한국어는 9품사가 아닐 수도 있다.

위 사진은 현재 학교문법이 규정하고 있는 품사 분류 체계이다.

 
 서술격 조사 ‘-이다’
품사는 형태와 기능에 따라 낱말을 분류하여 공통되는 것끼리 모아둔 것이다. 위에 제시한 한국어 품사의 체계를 보자. 한국어 문법에서 조사는 체언 뒤에 붙어 그 체언의 관계를 나타나게 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조사는 변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서술격 조사 ‘-이다’만 예외로 변한다. 예를 들어 ‘학생’이라는 체언 뒤에 서술격 조사 ‘-이다’가 붙으면 ‘학생이다’라는 서술어가 만들어진다. 그러면 이제 ‘학생이다’는 문장 안에서 서술어 기능을 한다. 그리고 여기서 서술격 조사만의 특징을 볼 수 있다. ‘학생이다’의 ‘-이다’가 ‘이고’, ‘이니’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문장으로 예를 들어 본다면, ‘나는 학생이다’라는 문장에서는 ‘-이다’가 그대로 쓰인다. 그리고 ‘나는 학생이고, 너는 학생이 아니다’와 같은 문장에서는 서술격 조사 ‘-이다’를 ‘-이고’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것이 서술격 조사가 다른 조사들과 구별되는 특징이다.

 

  국문과를 제외한 주변 지인들에게 ‘-이다’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다’의 품사가 무엇인지 물어보니 모두가 서술격 조사라고 답했다. 이는 국어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었다. 학교문법에서는 ‘-이다’를 서술격 조사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다’는 명백히 서술격 조사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일까?.
 
 실제로 서술격 조사를 조사로 간주하지 말자는 학자들이 있다. 먼저 서술격 조사는 조사와는 달리 활용된다는 점과 문장 안에서 서술어의 기능을 한다는 점을 들어 서술어로 간주하자는 입장이 있다. 위에서 살펴봤듯이 ‘학생이다’와 같이 서술어의 기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학자는 서술어로 보기에는 독립적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근거로 들어 하나의 ‘지정사’로 간주하고 있다. ‘지정사’라 함은 용언의 하나로 국어학자 최현배의 문법체계에 설정된 품사의 하나로서 ‘잡음씨라’고도 한다. 즉 ‘-이다’를 용언의 한 가지로 보고 총 10개의 품사가 있다고 정의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사로 보기에도, 서술어로 보기에도 모호한 서술격 조사 ‘-이다’를 하나의 지정사로 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근거로 서술격 조사 ‘-이다’를 지정사로 보아 한국어의 품사를 10가지로 규정할 수 있다.

 

 접속부사
 ‘그리고’, ‘그러나’, ‘게다가’ 등을 한국어 문법에서는 ‘접속부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접속부사는 앞의 체언이나 문장의 뜻을 뒤의 체언이나 문장에 이어 주면서 뒤의 말을 꾸며 주는 부사로 정의된다.

 

 하지만 접속부사를 ‘접속사’라는 하나의 지정사로 보자는 견해도 있다. 앞서 말했듯 접속부사는 꾸며준다는 속성 때문에 현재 한국어 문법에서는 부사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접속부사는 충분히 하나의 지정사로 규정할 만하다. 일단 접속부사는 다른 부사와는 달리 문장 전체를 수식한다는 점에서 다른 부사와 차별성을 가진다. 부사는 보통 동사, 형용사, 부사 등을 꾸미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가장 빠르다’와 같은 문장에서는 ‘가장’이라는 부사가 ‘빠르다’라는 동사를 수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같은 문장에서는 ‘그리고’가 단순히 하나의 문장성분을 수식하기보다는 문장 전체를 수식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일반 부사와는 차별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학자들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들어 접속부사를 부사에서 벗어나 ‘접속사’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접속부사의 범위가 넓지 않다는 점에서 접속사로 규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그래도 접속부사를 접속사로 규정한다면, 한국어의 품사를 9개가 아닌 10개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들을 봤을 때 한국어는 정말 9품사일까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당연하게 배워왔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9개의 품사가 아니라 10개, 11개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법을 단정 짓기는 힘들다. 문법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문법에는 정답이 없다. 서술격 조사 ‘-이다’를 계속 조사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듯이 하나의 지정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문법에는 답이 없고 앞으로도 더 많은 주장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품사는 9개일 수도 있고 그보다 많거나 적을 수도 있다. 한국어 문법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한국어 문법에 대해 열린 생각을 가진다면, 앞으로 문법 변화가 생겼을 때 혼란이 덜 할 것이다.

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