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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대학생기자단

이것만 알면 나도 대학생...? - 권혁중 기자

by 한글문화연대 2019. 7. 16.

이것만 알면 나도 대학생...?


한글문화연대 대학생 기자단 6기 권혁중 기자

gur145145@naver.com


수험생들이 입시를 준비하면서 “대학교에 가면 무엇을 배우지?”라는 생각만큼 “어떻게 하면 대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할 것이다. 공부만 하던 수험생들이 대학교에 가면 갑작스럽게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는 영어투 번역으로 과하게 쓰이는 표현이다. ‘그래서 대학생들의 생활을 조금이라도 알고 간다면 적응하기 수월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대학 생활 중 한 부분을 알려주려 한다. 바로 언어습관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많은 신조어가 탄생하고 있는 지금, 대학생들이 유독 더 사용하는 말들이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왜 그런 말을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ㄱ. 인싸, 아싸

 ‘인싸가 뭐야’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인싸’는 인사이더(insider)의 줄임말로, 자신이 속한 무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말한다. 반면에 ‘아싸’는 주로 학생들 사이에서 ‘아웃사이더’를 이르는 말이다. 즉 인싸와는 정반대 성향인 사람을 일컫는다.

 

ㄴ. 출튀

 대학생들 대부분은 ‘출튀’를 한 번쯤은 해본다. 글쓴이 또한 1학년 때는 출튀를 아주 자주 했다. 물론 지금은 정신을 차려 수업에 열중하고 교수님의 말씀을 받아 적기에 바쁘다.  ‘출튀’는 출석 확인만 한 뒤에 수업은 듣지 않고 도망간다는 뜻이다. 교수님에 따라 다르지만 수업 시작할 때 출석 확인을 하고 학생들을 신경 쓰지 않는 분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 수업은 출튀를 하기 쉽다. 만약 자녀가 ‘아빠(혹은 엄마) 나 오늘 출튀했다.’라고 한다면 부모는 용돈을 끊어야 한다. 그러면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것이다.

 

ㄷ. 학식

 학식은 학생식당의 준말로, 식당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고, 학생식당에서 나오는 식사를 가리킬 때도 쓰인다. 하지만 최근에는 대학생을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하고 있다. 혹시 ‘급식’이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주는 밥을 ‘급식’이라고 하는데, 요즘은 그 학생들을 ‘급식’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것에 영향을 받아 대학생들을 학식이라 부르기도 한다.

 

ㄹ. 공강

 대학생들이 학교에서 수강 신청하며 시간표를 짤 때 가장 바라는 것이 아마 ‘공강’일 것이다. ‘공강’은 강의가 없다는 뜻으로 ‘월요일 공강’이라 하면 월요일에 강의가 없다는 뜻이다. 이 외에 앞의 강의와 뒤의 강의 사이에 강의가 없어 시간이 비는 때를 말하기도 한다. 따라서 전자의 뜻을 가진 공강은 많을수록 좋고, 후자의 공강은 많거나 길수록 좋지 않다. 수업 사이의 시간이 많이 남으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두 시간표는 글쓴이가 짰던 시간표이다. 왼쪽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 없고, 오른쪽은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 있다. 왼쪽 시간표로 살았을 때보다 오른쪽 시간표로 살았을 때가 삶의 질이 훨씬 높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얼마 안 되지만 대학생들이 잘 쓰는 말들을 알아보았다. 몇 가지 특징이 보인다. 우선 말이 길지 않다. 대부분 두 음절로 끝난다. 준말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인싸, 아싸, 출튀 등 대부분  줄임말이다. 이는 바쁜 삶 속에서 간결하게 표현하기 위한 대학생들의 마음이 녹아들어 간 것이 아닐까? 그리고 ‘공강’을 분석해보면 ‘빌 공’에 ‘강의’를 합성해서 만든 단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말들이 나오는 대학생 문화를 흥미로워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런 말들은 우리말을 헤친다는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대학생들의 삶의 한 축이고 이러한 말들이 나중에는 하나의 역사로 남을 수도 있다. 이런 과정 중에서 새로운 말도 등장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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