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 말이 그렇구나-299] 성기지 운영위원

 

요즘처럼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질 때에는 몸이 나른해지고 입맛도 뚝 떨어진다. 이럴 땐 잘 익은 여름 과일이나 향긋한 나물 반찬이 입맛을 살려 줄 수 있을 것이다. 흔히 ‘입맛을 당기게 하다’는 뜻의 낱말로 ‘돋우다’와 ‘돋구다’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다. 입맛을 ‘돋우는’ 게 맞는지, ‘돋구는’ 게 맞는지도 자주 헷갈리는 문제이다. 낱말의 형태가 비슷해서 오는 혼동이다.


‘돋우다’는 ‘돋다’에 사동 표현을 만들어 주는 접사 ‘-우-’를 붙여 만든 사동사다. “부엌에서 입맛을 돋우는 구수한 냄새가 난다.”에서와 같이 ‘입맛을 당기게 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또, “발끝을 돋우어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처럼 쓰기도 하고, “벽돌을 돋우다”에서와 같이 ‘밑을 괴거나 쌓아 올려 도드라지거나 높아지게 하다’는 뜻으로도 사용하는 낱말이다. 이와 달리 ‘돋구다’는 ‘안경의 도수를 더 높게 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눈이 침침한 걸 보니 안경 도수를 돋구어야 할 때가 되었나 보다.”처럼 쓸 수 있다. 이렇게 안경 도수를 높일 때만 ‘돋구다’를 쓰고, 그 외에는 모두 ‘돋우다’를 쓴다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다.


그 밖에 ‘봉오리’와 ‘봉우리’도 발음이 비슷해서 자주 혼동되는 말이다. “진달래꽃 봉우리가 맺혔다.”처럼 쓰는 걸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때는 ‘봉오리’라고 써야 한다. 봉오리는 아직 꽃송이가 확 터지지 않고 맺혀 있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꽃봉오리’나 ‘꽃봉’이라고도 한다. 반면에 ‘봉우리’는 ‘산봉우리’처럼, 산에서 높이 뾰족하게 솟은 부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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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올린 이: 한글문화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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